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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토록 뜨거운 사춘기

    '이런 엿 같은 인생'이라고 마음속에서 커져만 가는 분출욕구를 어딘가에 쏟아냈던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다. “여러분들이 바로 제 여자 친구예요”라고 외치는 '오빠들'에게 바치는 애정으로, 혹은 야간자율학습 시간 몰래 빠져나와 남학교의 축제를 찾아가는 일탈행위 등으로 말이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사춘기의 방황과 좌절을 그리는 뮤지컬 (Spring Awakening)의 제작발표회가 3월 23일 문화일보 홀에서 열렸다. '2009년 상반기 최대...

  • <카인과 아벨>vs<카인과 아벨>│오 형제여 어디로 가는가

    남편은 아내를 죽이고, 그 아내는 살아 돌아와 남편을 몰락시킨다(SBS ). 장차 사돈 지간이 될 중년의 남녀가 불륜에 빠지고(MBC ), 유명 앵커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계약결혼까지 불사한다(KBS ). 이 악몽 같은 이야기는 시청률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드라마들의 면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형이 동생을 사지로 모는 SBS 만이 유독 극악무도해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이 드라마의 악덕은 다른 곳에 있다. 예고편에서 보였던 강렬함을 자랑...

  • <꽃보다 남자> vs <우리말 겨루기>

    KBS2 월 저녁 09:55 는 여전히 표류 중이다. 그에 대한 상징이기라도 하듯, 결혼식장을 박차고 나온 구준표와 금잔디 커플의 화해도 요트 위에서 이루어졌다. 12회의 갑작스런 이별 이후 무려 10회 이상을 떨어져 지내 메인 커플이 맞긴 한 건가라는 의구심마저 자아냈던 커플의 감격스러운 재회. 하지만 이번에도 인물들의 감정은 휘발된 채 예쁜 장면만 나열한 뮤직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사실 한국판 의 화법은 정통 로맨스보다 연애 시뮬레이션 ...

  • 왜 우리는 또 일본이랑 붙는 거야?

    아악! 또 일본이랑 붙는 거야? 대체 이게 몇 번째인 거야? 정확히 말하면 다섯 번째. 이번 결승전까지 포함해서 한국이 치른 총 경기 수는 아홉 경기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라면서 아홉 경기 중 다섯 경기가 일본과의 싸움이니 세상의 반은 일본 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지. 대체 어떤 경기 방식이기에 그런 식인 거야? 기사 보면 돈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흥행 때문에 일부러 우리랑 일본이랑 붙이는 거야? 흠… 돈과 흥행 때문이 아...

  • 스토리온 <수퍼맘>│수퍼맘 비긴즈

    진짜 패밀리가 떴다. 게다가 대본이 개입할 여지도 없다. 직업적으로 성공한 4명의 엄마들이 자신의 실제 자녀와 함께 출연해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줄 스토리온의 리얼 버라이어티 의 제작 발표회가 23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스토리온 이충효 사업부장과 '수퍼맘'이 되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공개하게 될 개그우먼 조혜련, 뮤지컬 배우 최정원, 영어 MC 박현영이 참석했다. 함께 출연하는 탤런트 ...

  • 올드 재패니메이션

    초딩, 아니 국딩 시절이었겠지. 그 시절 '볼만한' 재패니메이션을 구해보는 방법이 있었다.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당시의 내게는 꽤 큰 금액을 가지고 쫄랑쫄랑 지하철에 올라타 찾아간 곳은 4호선 회현역의 지하상가였다. 가게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곳에 가면 일본에서 들여온 LD를 비디오 테이프로 떠주던 곳이 있었다. 한글화, 한글패치가 당연시되어 있는 요즘엔 그나마 약간의 판독이 가능한 영문판의 매체조차도 꺼리고 있지만,...

  • 이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최근 '왕의 귀환'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복귀한 개그맨 최양락 씨가 다시 돌아올 마음을 먹은 데엔 “친구들이 유재석과 강호동은 알아줘도 아빠는 안 알아줘”라는 아들아이의 투정이 결정타였다지요? 최양락 씨와 달리 이경규 씨는 잠시 잠깐의 일본 유학 시절을 빼고는 쉼 없이 달려오셨지만 예전에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모르기로 치자면 이경규 씨 딸 예림이의 친구들도 매 한가지가 아닐는지요. '규라인'의 수장으로 알려졌으니 그저 '연예인인가보다' 할 뿐 ...

  • 신애, 올해 초부터 교제한 남자 친구와 결혼

    신애, 올해 초부터 교제한 남자친구와 결혼. 신애의 소속사 씨엘하우스는 23일 “신애가 빠르면 5월, 혹은 6월중 결혼식을 올린다. 이번 결혼으로 신애는 배우의 역할과 함께 아버지의 착한 딸 역할도 충실히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신애는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퇴직을 앞두고 계셔서 결혼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애의 남자 친구와는 평소 집안 어른들끼리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보도자료 축하합니다! 그런데 알렉스는...

  • 2009년 3월 24일

    KBS1, MBC, SBS 오전 10시 고민했다. 출근을 할까 말까. 이 실업난의 시기에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귀한 직장에 감히 지각을 감행하고, 응원전이 한창일 잠실구장으로 달려갈 뻔 했다. 운동이라면 줄넘기도 서투른 몸이지만, 베이브 루스 다음으로 유명한 메이저리거는 박찬호라고 생각하고 있는 머리지만, 오늘만큼은 온통 몸과 마음이 야구 생각뿐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적의 금메달을 일궈낸 한국 야구 대표팀이 드디어 오늘 WBC 결승 경기...

  • 안영미│“이제 여성 개그맨이라서 느끼는 한계는 없는 것 같다” -2

    강유미와는 KBS 공채 동기로 처음 만났다. 첫인상이 어땠나. 안영미 : 유미를 처음 본 건 에서였는데, 진짜 연기 잘 하시는 선배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채 시험장에 갔을 때 유미가 블랑카(정철규) 오빠랑 얘기하는 걸 보고 속으로 '우와! 블랑카랑 얘기한다! 친한가 봐!' 라고 생각했다. 엄청 위대해 보였다. 하하. 합격한 뒤에는 동기들 중에 유미가 나에게 제일 처음으로 말을 걸어줬고, 동갑 여자는 둘 뿐이라 친해졌다. 신인 시절이고...

  • 안영미│“원래 나는 별명이 '동원방청객'인 만만한 선배” -1

    “똑↗바로 해 이것듀롸~” 새 학기의 시작과 함께 KBS '분장실의 강선생님'의 '영미 선배'가 '국민 선배'로 떠올랐다. 여자 연기자들만 모인 분장실을 배경으로 선후배간의 미묘한 권력 관계를 코믹하면서도 예리하게 잡아낸 '분장실의 강선생님'에서 지금 웃음의 중심축은 안영미에게 가 있다. 후배들에게는 독한 시어머니지만 선배 앞에서는 입 안의 혀처럼 사근사근하게 변신하는 '영미 선배'의 캐릭터는 표정과 말투, 몸짓 하나하나에 디테일이 살아 있는...

  • 안영미│야, 이런 개그 우리 땐 상-상-도 못할 일이야!

    지난 2월 22일, KBS (이하 )의 새 코너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처음으로 전파를 탔다. 못난이 분장으로 얼굴을 뒤덮은 정경미, 김경아에 이어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난 대머리에 반바지만 달랑 걸친 골룸 분장을 하고 안영미가 나타났다. 우스꽝스런 분장과는 달리 새된 목소리로 “야 나 마끼아또 아니면 안 먹는 거 몰라? 이게 뭐야?”라며 후배 연기자들을 타박하고 “야, 우리 땐 상상도 못할 일이야. 나 3년차 됐을 때 간신히 콧물 그렸어. ...

  • 정상윤│쓸쓸함과 공허함을 남기는 <쓰릴 미>

    *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한 어느 날 밤, 동생 먹이겠다고 사온 치킨을 꺼내는 뒷모습 같은 것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우들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수줍게 모은 손, 한없이 축 늘어진 어깨,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엄청난 일을 고백하는 순간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는 입. 여러 장의 스냅샷을 남기 듯 정상윤을 눈에 담는 순간이다. 그가 무대 위에서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동안 보여주던 몸의 언어는 '날 갖...

  • 항상 엔진을 켜둘게

    지난 주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두 번 찾아왔습니다. 바로 시절부터 까지 성실하고 유쾌한 칼럼으로 함께 해준 의 심정희 기자와 의 김종민 작가가 잠시 연재를 중단한 것입니다. 김종민 작가의 아쉬운 심정은 마지막 칼럼 '아 윌 비 백, 씨 유 쑨!!!!' 을 통해 절절히 느끼셨으리라 압니다. 사실 독자들에게 인사드린 지는 몇 달 되지 않았지만 2006년부터 시작 된 옛 잡지로부터 인연까지 생각한다면 만 3년을 꽉 채운 가족 같은 필자들...

  • <콘서트 7080> vs <SBS 스페셜 여우비(女優非)>

    KBS1 일 밤 10:20 평소보지 않는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뜻하지 않게 마주치는 즐거운 장면들이 있다. KBS 나 SBS 의 어른 버전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 무려 요즘 젊은층의 '대세'인 장기하와 얼굴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세대의 음악적 정수를 포크에 두고 있는 7080세대의 눈에 장기하는 어떻게 보일지 무척 궁금했는데, 조금 당혹스런 미소를 머금고 '그 놈 참 재밌네' 하는 얼굴로 허허 웃는 관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