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7080> KBS1 일 밤 10:20
평소보지 않는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뜻하지 않게 마주치는 즐거운 장면들이 있다. KBS 나 SBS 의 어른 버전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 무려 요즘 젊은층의 ‘대세’인 장기하와 얼굴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세대의 음악적 정수를 포크에 두고 있는 7080세대의 눈에 장기하는 어떻게 보일지 무척 궁금했는데, 조금 당혹스런 미소를 머금고 ‘그 놈 참 재밌네’ 하는 얼굴로 허허 웃는 관객들의 반응은 어느 정도 답을 알려주었다. 이어 심수봉의 메가 히트곡 ‘백만 송이 장미’의 기타 인트로가 울려 퍼지고 심수봉이 노래 중간에 무대에 오르자 어른 관객들은 박수와 떼창으로 화답한다. 다음 출연자로 등장한 휘성이 ‘J에게’를 부르자 이선희가 나와 후배의 손을 잡고 열창한다. 세대, 장르와 음악적 정서의 차를 뛰어넘는 심수봉과 장기하, 휘성과 이선희의 조합. 가족이 함께 시청했다면 세대 간 대화거리를 제공하기도 충분했을 것이다. 게다가 심수봉의 가녀린 음색과 ‘아! 옛날이여’를 열창하는 이선희의 가창력은 반갑게도 너무나 완벽했다.
글 김교석

SBS 일 밤 10:20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 넘치는 요즘, 여배우들도 결국 사람이란 걸 모르는 이들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요즘 같은 시국에 힘든 게 어디 여배우들뿐이겠는가. 그런데도 저 낡아빠진 제목이 아직까지도 다큐멘터리의 소재거리일 수 있는 건 왜일까? 중요하기 때문? 아니, 그녀들을 둘러싼 문제들이 미해결된 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일 터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많은 여배우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대부분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역할이 적어진다는 것과 판에 박힌 캐릭터만을 맡게 된다는 것. 많이 듣던 얘기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녀들을 이야기의 중심에서 몰아내는 것일까! 무엇이 주변 여성들의 캐릭터를 판에 박히게 만드는 것일까! 이 작품은 그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진 않는다. 구조적 이유 몇 가지를 스리슬쩍 흘리고, 심영섭 영화평론가의 입을 통해 옷이나 스캔들 같은 걸로 여배우를 판단하는 세태를 비판할 뿐. 하지만 심영섭의 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걸 지적한 건지도 모른다. 바로 ‘인간에게 관심이 없단 것’. 그러니 ‘배우도 사람’이란 걸 안다고 해서 연예인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이유가 무어랴. 나이든 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적어지고, 캐릭터가 뻔해지는 것도 그 탓이 크리라. <여우비>를 좋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고민해볼 만한 문제들이 요소 요소 담겨있는 다큐멘터리이긴 하다.
글 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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