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승환 5집 '붉은 낙타'

    이승환과 나는 띠동갑이다. 12년 전 이맘때인지 그보다 조금 나중인지 하여튼 1997년 1월경, 지금의 내 나이였던 이승환은 5집을 발표했다. 제목이 인 그 앨범은 “나 완전히 어른 돼버렸어요”라는 넋두리로 채워져 있었고, '붉은 낙타'는 그중에서도 제일 웅장하고 폼 나는 넋두리였다. 붉은색은 정열의 상징이고 낙타는 가장 생각 없어 보이는 동물이라서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던가. 아무튼 그는 “억지스런 온갖 기대와 뒤틀려진 희망들을 품고 살던 2...

  • 구숙정

    몇몇 사람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고백컨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은 여인은 딱 한 명이었다. 토끼를 닮은 얼굴, 앵두 같은 입술, 눈웃음만으로도 갸르르 떨게 만드는 그녀. 영화 의 소소(구숙정)를 처음 본 순간 브라운관에서 전자파가 아닌 다른 강력한 파장이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연애 따위는 청춘드라마에나 나오는 '나부랭이'라고 치부하던 냉소적인 한 중학생의 가슴에 '사모'라는 감정을 아로새겼다. 그 감정은 이내 방대한 그녀의...

  • MBC <무한도전> 출연진, 오는 7일 일본으로 출국해 봅슬레이 특집 제작.

    MBC <무한도전> 출연진, 오는 7일 일본으로 출국해 봅슬레이 특집 제작.

    MBC 출연진, 오는 7일 일본으로 출국해 봅슬레이 특집 제작. 이 파업에도 일본으로 떠나는 이유는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는 한국 팀이 경기 침체로 기업체의 후원조차 받지 못해 제반 비용을 충당할 수 없어 이 제작비를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MBC 파업으로 인해 김태호 PD가 직접 연출에 참여할 계획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자료 왠지 이러다 팀이 동계올림픽 출전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1人. SBS 의 '패밀...

  • 패생패사

    고양이를 처음 데려온 날 2리터짜리 에비앙 밖에 없었다. 밥그릇에 에비앙을 졸졸 따라서 고양이 앞에 드밀었더니 같이 있던 지인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말했다. “된!장!남!” 어쩌겠는가. 집에는 에비앙 밖에 없었고 고양이는 목이 말랐다. 아무리 길냥이 출신이지만 첫날부터 수돗물을 대접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게다가 그 에비앙은 특별할인가로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었다. 아니다. 변명 말고 솔직하게 말하자. 나는 그냥 에비앙이 좋다. 냉장...

  • 박찬호

    박찬호 : 공주 촌놈. no.3도 아닌 no.4. 국가대표.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코리안 특급. 5년간 6500만 달러를 받는 거물 투수. 부상을 달고 다니는 고액 연봉자. 연봉 60만 달러를 받는 한물 간 불펜 투수. 재기. 다시 선발 도전. 화려한 시절은 지나갔다. 비난은 잊혀졌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야구선수다. 오영세 : 박찬호의 공주 중학교 재학 시절 야구 감독. 박찬호가 인생의 스승으로 생각하는 분 중 한 명으로, 당시 3루...

  • 안녕 2009년, 안녕 <10 아시아>

    2009년 새해 들어 처음 드리는 인사입니다. 아니 라는 이름으로 처음 건네는 인사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18일, 를 만들던 10명의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새롭게 창간한 잡지가 이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 1월 5일, 그 이 아시아미디어그룹의 둥지로 들어와 ( www.10asia.co.kr )라는 이름으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미 지난 주 '10 보이스'를 읽고 '즐겨찾기' 해두셨다고요? 예쁜 독자님들. 복 받으실 거예요....

  • <엄마를 부탁해>

    당신은 미리 울 준비를 해야 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책장을 펴지 말 것이며,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 그 전날 밤에는 책을 멀리 둘 일이다. 불현 듯 “어―어어어 소리 내”며 터져 나오는 울음으로 '퉁퉁 부어 일자가 된 눈'을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면. 이것은 “한 여자. 태어난 기쁨도 어린 시절도 소녀시절도 꿈도 잊은 채 초경이 시작되기도 전에 결혼을 해 다섯 아이를 낳고 그 자식들이 성장하는 동안 점점 사라진 여인,” 바로 우리들의...

  • 주부 대열광! 줌마이돌 납시오

    줌마이돌- 아줌마+아이돌의 합성어. 아주머니들이 사랑하는 젊은 남자스타들을 뜻한다. “얘,얘! 종민아! 거실 나와서 TV 좀 봐! 송승헌 나왔다!” 오늘도 또 시작된 어머님의 송승헌 타령. “너도 머리 좀 저렇게 잘라봐” 에서부터 시작해서 “팔뚝 좀 봐, 얼마나 튼실하니? 너도 오늘부터 운동해!” 로 끝나는 고정 레퍼토리가 이어지는 동안 나는 그냥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괜히 반박해봐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

  • 이준기, 지난 1일 자신의 팬카페에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근영에게...

    이준기, 지난 1일 자신의 팬카페에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근영에게...

    이준기, 지난 1일 자신의 팬카페에 SBS 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근영에게 “최연소 대상을 수상한 문근영 씨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받을 만했고 그래서 행복했을 오늘, 감동을 만끽하셔도 된다”고 축하의 글을 남겨. 보도자료 이런 게 시상식에 대한 예의죠. MBC 신경민 앵커, 지난 1일 MBC 클로징 멘트에서 “이번 보신각 제야의 종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다. 각종 구호에 1만여 경찰이 막아섰고 소란과 소음을 지워버린 중계방송...

  • <노다메 칸타빌레 인 유럽>

    지난 겨울은 내 생애 가장 추운 겨울이었다. 독립한 뒤 처음 맞는 겨울이었고, 나의 옥탑방은 10℃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버거웠다. 가진 것이라고는 그저 손이 곱을 정도로 추운 그 방 하나인 채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춥고 외롭게 보낸 나를 위로한 건, 바로 이었다. 파리의 노다메도, 나와 똑같이 한 겨울을 지나가고 있었다. 치아키의 지휘 콩쿠르 이야기인 1편에 이어 노다메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2편은, 노다메가 아날리제 수업에 적응하...

  • 2009 상반기 기대작│MBC <돌아온 일지매> 황인뢰 감독 인터뷰

    2009 상반기 기대작│MBC <돌아온 일지매> 황인뢰 감독 인터뷰

    황인뢰 감독은 2006년 1월 MBC 을, 2007년 1월 MBC 를 각각 세상에 내놓았다. 90년대에 이미 전성기를 누렸지만 나이가 든다고 해서 감각이 녹스는 것은 아님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던 그는 2007년 하반기, 고우영 원작의 만화 의 드라마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다. 편성 경쟁에서 밀리며 2008년 5월, 이준기 주연의 SBS 가 먼저 방영되어 시청률 30%를 넘기는 성공을 거뒀고, 황인뢰 감독판 의 주인공으...

  • 2009 상반기 기대작│“꺄아악, F4다!!”

    한겨울, 펑펑 눈이 내려 운치를 더하는 헤이리의 한 레스토랑 겸 갤러리.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점심을 먹던 여학생들이 외마디 소리와 함께 우르르 달려 나간다. 굽 높은 구두가 나무 바닥을 울리고 접시에 담겨 있던 샌드위치가 바닥에 떨어져도 개의치 않는다. “F4다!!” 이 한 마디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그리고 계단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F4, 1월 5일 첫 방송 되는 KBS 의 네 남자 주인공인 구준표(이민호), 윤지후(김현중), ...

  • 2009 상반기 기대작│그들이 오신다

    2009년 상반기 기대작들은 드라마의 통시적 지형도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작년 한 해 동안 드라마는 MBC 과 MBC 등을 만들어냈던 2007년 너머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스타작가 김수현과 노희경의 KBS 와 KBS 은 여전히 탁월했지만 문제는 그 여전함이다. 거칠게 말해 2008년은 제2의 이윤정 감독이나 제2의 명인대학병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정체되거나, 혹은 퇴보 중인지도 모르는 2008년과 2009년...

  • 젊은 베르테르의 사랑

    지문 다가가기 김철수는 문청(文靑)이다.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이자 시간강사이며 아시아의 톱스타 이마리(최지우)의 책 의 대필 작가이기도 한 그는 제인 오스틴과 프루스트, 장 그르니에를 자유자재로 인용하고 “뭔가 허전해 진다”라는 평범한 말을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한 '사람들 마음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심연'”이라고 바꿔 놓는 남자다. 물론 그의 말에 의하면 “인용은 잘난 척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글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전달...

  • 우리 라스베가스에서 온 여자야

    지난 연말 KBS 연예 대상을 보다가 조금 화가 났다. 물론 받을 만한 사람들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유세윤이 상을 받지 못한 건 납득하기 어려웠다. '닥터 피쉬'의 유세윤을 이렇게 홀대해도 된단 말인가. 양상국이 KBS 앞에서 1인 시위를 해도 시원찮을 결과였다. 2008년 한 해 수많은 개그 코너들이 큰 웃음과 빛나는 순간들을 선사했지만,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닥터 피쉬가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유세윤의 그 능청스러운 연기와 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