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도서관 전쟁>

    '우선은 부당한 징계를 받은 동료를 위해 투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디어 악법까지 막을 수 있는 운동이 되길 바랍니다.' 설 연휴 전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의 한 PD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연휴의 마지막 날 밤, 나는 우연히도 동명의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을 만났다. 12편을 다 보고 자느라 오랜만의 출근은 참으로 푸석푸석해졌지만. 만화 속 근미래의 일본은 미디어의 악영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미디어 양화법이 ...

  • <스물일곱, 청춘을 묻다>

    이언을 처음 만난 것은 2년 전 이맘 때였다. 바깥 날씨가 영하로 떨어져 덩달아 쌀쌀했던 스튜디오에서 이언을 인터뷰했다. 씨름과 모델이라는 두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를 거쳐 새롭게 연기에 도전하고 있던 그는 고민이 많아 보였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사람이었다. 보기 드물게 뚜렷한 자아를 가진 사람. 그 날 이후로도 가끔 그를 떠올렸던 것은 그 강렬한 첫인상 때문이었다. 지난 여름, 폭염 속의 촬영장에서 이언과 다시 마주쳤...

  • 일지매를 사수하라

    봄처럼 따뜻한 주말이었어요. 이런 날씨를 맞이하면 우리는 이상한 착각을 합니다. 여전히 달력은 2월에 머물러 있어도 어쩌면 4월이 다가왔다고 믿어 버리는 거죠. 황인뢰 감독의 드라마는 이런 착각을 부추기는 가장 얄미운 촉진제 입니다. 여전히 영하를 웃도는 기온을 맞이할 지라도 그의 드라마 속에서는 벌써 매화꽃이 피는 봄이 찾아 왔습니다. 누군가는 MBC 를 보며 지루한 사극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를 보며 과도한 실험이라고 우려...

  • 당신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좋아한다. 김수현 드라마를 볼 때는 자식들이 안부 전화를 해도 귀찮아 하는 외할머니와 김수현 드라마를 볼 때 말을 걸면 대사를 놓쳤다며 화를 내던 엄마의 영향이 컸다. 어떤 이들은 속사포 같은 대사와 일상 생활에서 잘 쓰지 않는 언어를 구사하는 김수현 드라마 속 인물들을 비웃기도 하지만, 감히 말하자면 나는 그런 김수현식 대사에서 인생을 배웠다. 일본 방송을 소개하는 글에서 갑자기 김수현 작가를 들먹이는 이유는 이번 1분...

  • '39조 2항'展│2년 동안 버리는 건 시간만이 아니다

    남자는 군대에 간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이것은 인생의 진리다. 이걸 종교 문제나 신념 때문에 거부하면 옥살이를 하고, 연예 활동 때문에 피하면 쿨케이가 괄약케이가 된다. 이 상황이 상식적인지, 비상식적인지를 얘기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누구나 당연하듯 생각하는 이 상황이 대한민국이라는 분단국가의 아주 독특한 상황이라는 건 인정해야 한다. 징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세계 90여 개국이지만 이 중 40여 개국은 대체복무를 인정하고, 한국과 북한, ...

  • 오늘부터 당신은 진정한 프로오글리스트!

    오그라드는 족보_최근의 방송 트렌드인 '오그라드는 매력'을 아주 오래전부터 실천하고 있었던 가요계의 선구자들. 시절부터 지금까지 칼럼을 연재하면서 나는 몇 번이나 정체 모를 데자뷰를 경험하곤 하였다. 아마도 그 시작은 전진의 'WA'를 다루었던 그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손발이 오그라드는 희열을 느끼며 원고를 작성하면서 이상하게도 나는 그 독특한 쾌감을 그 전에도 경험해 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언제, 어디서였을까? 기억하려 해봐도...

  • 뮤지컬 <김종욱 찾기>

    설에 만났던 친구는 “연애세포가 다 죽어버렸다”며 로맨스소설을 좀 읽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녀를 알고 지낸지 벌써 12년째, 단 한 번도 그 친구가 로맨스소설을 읽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그녀는 말만 그렇게 해놓고 결국 책을 사지 않았다. 하지만 나 역시 가슴속에 남아있기나 하는지 알 수 없는 연애세포들이 궁금해져서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포스터에 배우얼굴은 나오지도 않고 달랑 하트 하나만 있는 뮤지컬 를 봤다. 는 한 여자가 인도에서 만났던 '...

  • 결혼, 안 시키면 후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랑에 목숨을 거는 주인공들의 드라마는 그동안 지겹도록 봐 왔다. 그러나 주인공들이 남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사랑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놉시스만으로 일본의 드라마 에이전시에 선판매 될 정도로 탄탄한 구성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자신하는 MBC 에브리원의 의 제작 발표회가 2월 5일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노종찬 감독과 출연배우인...

  • 2009년 2월 9일

    KBS1 밤 8시 25분 아직 '발호세' 시리즈에 필적할만한 명장면이 탄생하지 않아서일까. 올해 새로 시작된 KBS1의 일일 드라마 은 전작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로 다소 고전하고 있는 분위기다. 설상가상 동시간대에 편성된 MBC의 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으며, SBS의 은 40%가 넘는 시청률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오래간만에 KBS 일일 드라마의 아성에 금이 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가야 할 길은 ...

  • 타블로, 강혜정과 교제중인 것으로 알려져

    타블로, 강혜정과 교제중인 것으로 알려져. 강혜정의 측근은 최근 “타블로와 좋은 관계로 잘 만나고 있다. 다른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좋은 시선으로 보아 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음악적인 취향 등 다양한 부문에서 관심사가 같아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아시아경제 축하합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음악 듣고 책 읽는 데이트' 할까요? 박보영, MBC 출연제의 거절. 박보영측은 5일 “박보영이 출연을 긍정적으로 ...

  • 2009년 2월 6일

    4회 CH CGV 금 오전 10시 10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이제부터 평생 수학은 쳐다도 보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던 사람들에게도, 수학 때문에 내 인생이 요 모양 요 꼴이라고 생각하며 '수학 따위 어디다 쓴다고?'라며 억울해했던 사람들에게도 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FBI 특수요원인 형 돈 엡스(롭 모로우)와 천재 수학 교수인 동생 찰리 엡스(데이빗 크럼홀츠)가 미궁에 빠진 각종 사건들을 수학적인 방법들로 풀어나가는 것을...

  • 2009년 2월 7일

    11회 KBS2 토 밤 10시 15분 꽃보다 소중한 경종(최철호)은 떠났지만 는 계속된다. 숭덕궁주 황보수(채시라)가 여진 땅에서 가솔들을 구하는 사이, 명복궁에는 뜻밖의 인물이 찾아든다. 황보설(신애)이 경종의 비가 되며 헤어진 뒤 십여 년 간 그리워하던 왕욱(김호진)이 나타난 것이다. 황보설과 왕욱의 인연은 이렇게 다시 이어지지만 역사 속 그들의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더한 비극이니 마음 단단히 먹고 볼 것. 한편, 황보수는 여진 땅에서 돌...

  • 어떤 수트는 수트가 아니다

    남자들이 호들갑스러워지는 때를 알고 있다. 그건 수트에 대해 이야기할 땐데, 그럴 때 남자들은 구두에 대해 이야기하는 캐리 브래드쇼나 맛집 앞에 선 아침 방송 리포터 못지 않게 호들갑스러워진다. 그렇다고 그들이 꼭 수다스러워지는 건 아니다. 개중에는 말이 많아지는 남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말보다는 마음으로 호들갑을 떤다. 어른이 되었다는 징표,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 사회 구성원으로서 규율을 따르겠다는 다짐, 성공을 향한 갈망의...

  • 댄스음악과 안무의 세계│댄스술사와 함께하는 “차암~ 쉽죠?”

    춤 잘 추고 싶으세요? 춤을 멋지게 잘 춰 보고 싶으세요? 음악만 나오면 오금저리고 얼어붙는 당신, 바로 당신을 위해 아주 간편하고도 유용한 안무의 팁을 준비 했습니다. 비록, 이 시간에도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기 보다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겨우 오른손 둘째손가락만을 중력에 내맡기고 있을 뿐이지만 저와 여러분,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바로 당신은 두 팔과 두 다리가 있는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 있으므로 우리에게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제 모르...

  • 2009년 2월 5일

    KBS2 밤 9시 55분 권력, 복수, 그리고 불륜. 새 수목드라마 이 공개적으로 들고 나온 코드는 다분히 복고의 향기를 풍긴다. 삼각관계의 축을 이루는 세 배우가 중견인 박상원, 전인화, 최명길이라는 것도 왠지 수목극보단 일일극에 어울리는 듯한 느낌. 하지만 미리 제2의 이나 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일 것이다. 과거 가 의 재탕이라는 의혹을 받았지만 드라마 자체의 밀도와 뚝심으로 통속극의 새로운 발견을 보여주었듯 연기파 중견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