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 번> KBS2 밤 9시 55분
권력, 복수, 그리고 불륜. 새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이 공개적으로 들고 나온 코드는 다분히 복고의 향기를 풍긴다. 삼각관계의 축을 이루는 세 배우가 중견인 박상원, 전인화, 최명길이라는 것도 왠지 수목극보단 일일극에 어울리는 듯한 느낌. 하지만 미리 제2의 <에덴의 동쪽>이나 <아내의 유혹>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일 것이다. 과거 <태양의 여자>가 <진실>의 재탕이라는 의혹을 받았지만 드라마 자체의 밀도와 뚝심으로 통속극의 새로운 발견을 보여주었듯 연기파 중견 배우들이 모인 <미워도 다시 한 번>도 고루한 불륜관계를 재해석할 수 있을까.

SBS 오후 2시 10분
오래 기다렸다. 모두가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여겼던, 그래서 더욱 본인에겐 부담스러웠을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김연아가 다시 돌아온다. 오늘은 쇼트프로그램 경쟁, 즉 ‘죽음의 무도’를 볼 수 있는 날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사다 마오의 화려한 트리플 악셀 대 김연아의 정교한 점프의 대결로 몰아가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전 국민적 설레발이 조금은 가라앉은 지금, 그녀는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시간이 애매해 생방송을 보지 못한다면 밤 11시 5분 재방송이라도 챙겨보도록 하자.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XTM 저녁 7시 30분
지금이야 찌질한 극우 마초 아저씨가 되어버렸지만 한 때 브루스 윌리스는 땅에서도 물에서도 정의를 행사하던 진정한 마초 보안관이었다. ‘물 위의 다이하드’라는 홍보문구로 소개되었던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에서도 그의 혈기왕성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탁월한 경찰관 가문에서 자랐지만 사촌의 범죄를 고발해 동료들로부터 배신자 취급을 받는 톰(브루스 윌리스)은 해양 경찰 일을 하면서 여성 교살범을 쫓는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겠지만 과거의 악연과 가문의 비밀 등 모든 것이 이 범죄와 연결되며 사건은 종결된다. 아직 머리숱이 있을 때의 브루스 윌리스도 반갑지만, 시크한 도시 여성이 되기 전의 사라 제시카 파커를 보는 즐거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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