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 '멜로시절'을 맞아 또 하나의 멜로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10월 22일 개봉을 앞두고 12일 오후 롯데 시네마 애비뉴엘에서 언론 시사회를 가진 영화 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여자, 치료약도 없는 희귀병을 앓는 남자가 주인공이지만 눈물겨운 신파는 아니다. 프랑스 국립영화학교 페미스(FEMIS)를 졸업하고 유럽에서 주로 활동했던 주지홍 감독은 국내 첫 장편 데뷔작인 이번 영화에서 “새로운 감성의 해석을 ...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기간 주 진행되는 아시안필름마켓이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아시안필름마켓은 영화제 기간에 부산을 찾은 여러 나라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 제작사들의 작품을 보고 구매 의사를 타진하는 전형적인 B2B(Buyer to Buyer) 행사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총 22개국에서 72개 회사와 44개 세일즈 오피스가 참여하며, 바이어가 작품을 스크린을 통해...
브라이언 싱어와 김지운은 닮았다. 두 감독은 매번 전혀 다른 외향의 작품들을 만들면서도 영화에 자신만의 인장을 꾹 눌러낸다. 획기적인 반전이 뒤통수를 가격하는 이야기, 미스터리 스릴러, 슈퍼 히어로물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종횡 무진하는 브라이언 싱어. , , 등 그의 영화들은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다 다르지만 “모두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진심이 담겨있어, 브라이언 싱어라는 신뢰받는 브랜드를 구축했다. 김지운 또한 ...
약장수가 고속도로 위에 싸구려 연고를 늘어놓고 약을 판다. 베었든, 찢겼든, 찔렸든, 피부 위의 상처라면 어디에 발라도 흉터 없이 깨끗하게 낫는 '두꺼비 기름'이다. 순수한 열정으로 춤을 추며 삶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중년 남자를 연기했던 의 배우 야쿠쇼 코지의 첫 연출작의 제목 또한 이다. 그는 일본에서 에도 시대부터 내려왔던 신비의 연고를 들고 영화 속 인물들의 마음의 상처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을 천천히 어루만지며 치료한다. 우리...
“ 를 개막작으로 초청하고 싶었다.” 10월 11일에 열린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갈라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진행을 맡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2008년 일어난 쓰촨 대지진의 상처를 아직 잊지 못하는 쓰촨성 청두 사람들을 위해 기획된 이 영화는 과거, 현재, 미래의 청두를 세 명의 감독이 연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중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현대 편은 제작사 측의 판단 아래 분리되어 로 개봉되어서 미래...
는 여고라는 공간에서 여고생끼리 느끼는 동성애의 미묘한 긴장을 화면에 담아낸 연출만으로도 수작이라 할 만 하지만 한국에선 쉽게 보기 어려웠던 소재를 풀어냈다는 것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김태용 감독과 를 공동 연출했던 민규동 감독의 신작 은 아마 이 문을 열었으되 누구도 걷지 못한 길을 스스로 걸으며 가장 멀리 나아간 작품으로 기억될지 모르겠다.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피우던 후배와 동거하며 조금씩 서로에 대해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욕망을 느...
올해 초 개봉한 에서 결국 아버지 같았던 원장 신부(박인환)를 죽인 후, 시체를 차에 싣고 가면서 스스로 잘못하지 않았음을 되뇌는 상현(송강호)의 기도를 기억하는가? 당신이 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설명한 장면을 포함하여 총 10분 이상의 내용이 추가된 확장판이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에서 상영되었다. 11일 두 번째 상영을 마치고 박찬욱 감독, 배우 송강호, 김해...
10월 13일 12:30 GV센텀시티 3관 몸속이 공기로 가득한 공기인형 노조미(배두나)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일어나 옷을 입고 산책을 나선다. 세상을 처음 만난 아이처럼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그녀는 마을의 DVD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함께 일하는 쥰이치(아라타)를 짝사랑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세상의 날카로운 모서리들은 노조미를 다치게 하고, 자신이 싸구려 성인용품임을 알게 된 노조미는 존재...
행사 4일째인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의 풍경은 레드카펫 행사와 스타들의 오픈토크가 진행된 지난 3일에 비해 조금 한산해졌다. 하지만 영화 자체를 즐기러 온 관람객들에겐 스타가 떠난 자리를 메우는 연출자 중심의 행사들이 더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10월 11일 부산 해운대 PIFF 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유럽 영화인들의 무대인사 역시 그런 행사 중 하나다. 사실 폴란드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에서 온 30명이 넘는 감독과 배...
이 세상에 '페어한 러브', 공정한 사랑이 있을까? 사랑도 공정 무역처럼 상대방의 감정을 착취하지 않고 올바른 방법으로 길러낸다면 좋겠지만, 사랑의 성분표를 보면 쉽게 변질될 수 있는 불안정한 구성 물질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연인들은 이별의 위험을 무릅쓰거나 그 용기의 유효기간이 끝날 때까지 사랑을 한다. 그리고 종종 유효기간은 주변의 장애로 인해 더 연장되거나 단축되기도 한다. 26살의 나이차를 가진 의 연인 형만(안성기)과 ...
50대가 되어서도 아직 순진한 구석이 있는 노총각과 그의 친구의 20대 딸이 조금씩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과연 그 사이에 한쪽의 희생 없는 사랑이란 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에서는 일반적인 멜로드라마의 문법 안에서 과연 사랑의 공평함이란 무엇인지 질문하는 영화 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10월 10일 신세계 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이번 기자회견에는 신연식 ...
“나는 이제 행복한 사람이 될 거예요!” 의 히로코(우에노 주리)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덧니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으며 외친다.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에서 티켓 오픈 47초 만에 매진된 영화 의 감독 기시타니 고로는 함께 부산을 찾지 못한 주연 배우 우에노 주리 대신, 그녀의 사진으로 만든 판넬을 가져와 부산에서의 일정 동안 함께 했다. 기시타니 고로는 지금까지 배우로서 보여주었던 유머러스한 모습 그대로 웨딩드레스를 입은 판...
“누가 다리오 아르젠토인지 모르겠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얘기를 하기 원하는지 알기 어렵다.” 10월 10일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마스터클래스 다리오 아르젠토의 강연 중 나온 말이다. 하지만 사회자도, 질문자의 얘기도 아니다. 1969년 데뷔 후 꾸준히 '지알로'라는 자기만의 호러 문법을 확립해 꾸준히 마스터피스를 만들어온 이 거장은 자신 역시 아르젠토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
아름다운 밤이다.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중 10월 10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프랑스의 밤 행사에서 전도연이 프랑스의 문화예술 공로훈장인 기사장을 받았다. 수상을 맡은 프랑스의 안 마리 이드락 통상장관은 프랑스의 문호 에밀 졸라의 을 원작으로 한 박찬욱의 등을 “놀라운 작품”이라 언급하고, 이번 PIFF에서 프랑스가 41편의 영화를 출품한 것을 밝히며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 교류가 활발함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
10월 12일 17:00 CGV센텀시티 2관 월드시네마 부문에 상영되는 덴마크 영화 는 북유럽 특유의 무채색 색감의 화면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민자를 향한 뿌리 깊은 증오로 드러나는 광기의 마녀사냥은 그 음울한 공간을 결국 핏빛으로 가득 채운다. 외국인 이민자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운 마을 사람들과 이를 막아보려는 요하네스 가족이 대치하는 하룻밤 사이에 인간들은 너무 쉽게 짐승이 된다. 연원을 알 수 없는 집단적인 광기와 증오는 술과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