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10월 12일 17:00 CGV센텀시티 2관
월드시네마 부문에 상영되는 덴마크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는 북유럽 특유의 무채색 색감의 화면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민자를 향한 뿌리 깊은 증오로 드러나는 광기의 마녀사냥은 그 음울한 공간을 결국 핏빛으로 가득 채운다. 외국인 이민자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운 마을 사람들과 이를 막아보려는 요하네스 가족이 대치하는 하룻밤 사이에 인간들은 너무 쉽게 짐승이 된다. 연원을 알 수 없는 집단적인 광기와 증오는 술과 약에 취해 흐려진 인간의 영혼을 들쑤시고, ‘다만 악에서 구해달라’는 간절한 외침이 들리지 않는지 신은 침묵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는 외국인 혐오증을 넘어 우리 안에 숨겨진 극단의 이기심과 증오의 감정을 낱낱이 까발리며 누가 진짜 짐승이었는가를 되묻는 작품이다.
글 윤이나
<모나리자 사라지다> 10월 12일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GV(관객과의 대화)
영화제에서 프랑스 영화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분명 프로그래머들의 촘촘한 심미안의 그물을 통과한 영화들이지만 영화제용 영화들은 다소 어렵고, 출신이 프랑스라면 더 힘들게 느껴진다. 그러나 <모나리자 사라지다>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81분을 보낼 수 있다. 파리 행 비행기 티켓을 지르고픈 충동을 참을 수 있다면. 한 때는 유명했으나 이제는 안 팔리는 작가 장 피에르는 호텔에 처박혀 다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줄 집필에 몰두하지만 영감을 떠오르지 않고 애꿎은 종이만 구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여인. 그는 모나리자를 닮은 그녀에게 끌리고 그녀가 곁에 없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혼절한 그녀는 자신을 진짜 모나리자라 주장하고 장 피에르를 떠난다. 그녀는 다만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는 작가의 환영이었을까? 그러나 마지막엔 의외로 로맨틱한 결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파리와 피렌체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유럽의 풍광에 마음을 빼앗겨도 좋다. 루브르 박물관과 포시즌 호텔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파리 곳곳을 알뜰하게 보여주고, 엔딩 크레딧에서 음악을 확인하게 만들만큼 낭만적인 샹송 넘버들로 부산을 찾은 영화 여행자들의 마음을 더 설레게 한다.
글 이지혜
<도쿄 실낙원> 10월 12일 17:00 CGV센텀시티 2관
일본, 도쿄, 거대한 빌딩을 마주하고 서 있는 구식의 아파트에서 미키오는 정신지체인 동생을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팝아이돌을 꿈꾸는 마린은 길에서 춤추며 노래하지만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스쳐지나간다. <도쿄의 실낙원>은 개인의 존재가 먼지만도 못하게 느껴지는 거대한 도시에서 서로에게 익명인 사람들이 남 모르게 상처를 감싸 안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정신적인 상처와 결핍을 가진 형제가 팝아이돌을 꿈꾸는 매춘부와 함께 파라다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은 시행착오도 많고 느리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더욱 친밀하고, 진실하다. 유키사다 이사오, 이누도 잇신 등 유명 감독들 작품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시라이시 가즈야 감독의 첫 번째 장편으로, 아시아 젊은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뉴커런츠 부문에서 상영된다.
글 윤이나
월드시네마 부문에 상영되는 덴마크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는 북유럽 특유의 무채색 색감의 화면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민자를 향한 뿌리 깊은 증오로 드러나는 광기의 마녀사냥은 그 음울한 공간을 결국 핏빛으로 가득 채운다. 외국인 이민자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운 마을 사람들과 이를 막아보려는 요하네스 가족이 대치하는 하룻밤 사이에 인간들은 너무 쉽게 짐승이 된다. 연원을 알 수 없는 집단적인 광기와 증오는 술과 약에 취해 흐려진 인간의 영혼을 들쑤시고, ‘다만 악에서 구해달라’는 간절한 외침이 들리지 않는지 신은 침묵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는 외국인 혐오증을 넘어 우리 안에 숨겨진 극단의 이기심과 증오의 감정을 낱낱이 까발리며 누가 진짜 짐승이었는가를 되묻는 작품이다.
글 윤이나
<모나리자 사라지다> 10월 12일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GV(관객과의 대화)
영화제에서 프랑스 영화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분명 프로그래머들의 촘촘한 심미안의 그물을 통과한 영화들이지만 영화제용 영화들은 다소 어렵고, 출신이 프랑스라면 더 힘들게 느껴진다. 그러나 <모나리자 사라지다>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81분을 보낼 수 있다. 파리 행 비행기 티켓을 지르고픈 충동을 참을 수 있다면. 한 때는 유명했으나 이제는 안 팔리는 작가 장 피에르는 호텔에 처박혀 다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줄 집필에 몰두하지만 영감을 떠오르지 않고 애꿎은 종이만 구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여인. 그는 모나리자를 닮은 그녀에게 끌리고 그녀가 곁에 없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혼절한 그녀는 자신을 진짜 모나리자라 주장하고 장 피에르를 떠난다. 그녀는 다만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는 작가의 환영이었을까? 그러나 마지막엔 의외로 로맨틱한 결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파리와 피렌체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유럽의 풍광에 마음을 빼앗겨도 좋다. 루브르 박물관과 포시즌 호텔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파리 곳곳을 알뜰하게 보여주고, 엔딩 크레딧에서 음악을 확인하게 만들만큼 낭만적인 샹송 넘버들로 부산을 찾은 영화 여행자들의 마음을 더 설레게 한다.
글 이지혜
<도쿄 실낙원> 10월 12일 17:00 CGV센텀시티 2관
일본, 도쿄, 거대한 빌딩을 마주하고 서 있는 구식의 아파트에서 미키오는 정신지체인 동생을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팝아이돌을 꿈꾸는 마린은 길에서 춤추며 노래하지만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스쳐지나간다. <도쿄의 실낙원>은 개인의 존재가 먼지만도 못하게 느껴지는 거대한 도시에서 서로에게 익명인 사람들이 남 모르게 상처를 감싸 안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정신적인 상처와 결핍을 가진 형제가 팝아이돌을 꿈꾸는 매춘부와 함께 파라다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은 시행착오도 많고 느리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더욱 친밀하고, 진실하다. 유키사다 이사오, 이누도 잇신 등 유명 감독들 작품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시라이시 가즈야 감독의 첫 번째 장편으로, 아시아 젊은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뉴커런츠 부문에서 상영된다.
글 윤이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