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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완전한 민주사회에 들어섰다는 건 착각”

    “우리가 완전한 민주사회에 들어섰다는 건 착각”

    2003년 9월 22일, 초로의 남자가 37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1967년 유학을 떠나던 아들에게 아버지는 “이 순간부터 세계인이 되어라” 라고 말했지만 남북 분단의 현실 속에서 '경계인'으로 살고자 했던 그를 기다린 것은 입국 금지 조치로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던 아버지의 무덤과 국가정보원이 미리 신청해 둔 체포영장이었다. 재독철학자 송두율은 그렇게 한국에 돌아왔고 언론에 의해 '해방 이후 최대의 거물 간첩'이 된 데 이어 국가보안법에 ...

  • 주의, 공짜라고 우습게 보지 말 것

    주의, 공짜라고 우습게 보지 말 것

    현대의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것은 가격이 아닌 가치다. 그래서 마케팅의 가치는 오늘날에 이르러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브랜드의 이미지와 비전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마케팅의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2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쇼케이스를 통해 실체를 밝힌 는 그러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한 형태로, 주류 브랜드 윈저의 브랜드 가치를 주된 테마로 한 옴니버스 영화와 그래픽 노블을 아우르는 콘텐츠 패키지...

  • “<워낭소리>보다 감동 백배, 재미 백배”

    “<워낭소리>보다 감동 백배, 재미 백배”

    2월 25일 개봉한 은 지난 해 12월 방송된 MBC 특집 다큐 의 극장 판이다. 86년 MBC에 입사해 25년간 보도국 기자로 일해온 황석호 감독은 1년 전 한 일간지의 단신 기사에서 영화의 주인공 이상호 씨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일흔네 살의 나이에도 정신 연령은 예닐곱 살 수준에 불과하고 함께 사는 가족 하나 없는 '동네 바보' 상호 할아버지는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그 궁금증으로부터 출발한 황석호 감독은 울릉도로 날아가 상호 할...

  • 영화 <행복한 울릉인>│함께 살아 다행이다

    영화 <행복한 울릉인>│함께 살아 다행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동네 바보'다. 울릉도에서 나고 자란 일흔네 살의 이상호 씨, 모두들 그를 '상호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상호 할아버지는 정신 연령이 예닐곱 살에 불과한 지적 장애인이다. 하지만 울릉도 사람들은 그를 장애인이 아니라 그저 반가운 이웃으로 여긴다. 가족이 없는 상호 할아버지에게 국밥을 먹여주고 손톱과 수염을 깎아주고 명절에 새 옷을 입혀 주는 것도 그들이다. 부둣가에서 짐을 날라주거나 오징어 말리는 일을 도와 하루 몇천 원씩...

  • 영화 <클로이>│당신 곁의 그를 지키는 방법

    영화 <클로이>│당신 곁의 그를 지키는 방법

    대학 교수인 남편(리암 니슨), 피아노를 전공하는 아들(맥스 티에리옷), 멋진 저택과 탄탄한 직장. 산부인과 의사인 캐서린(줄리언 무어)이 가진 것들이다. 누가 봐도 성공한 삶, 완벽한 가정을 꾸려낸 그녀지만 정작 그 탄탄한 울타리 안에서 누구보다 외롭고 공허하다. 아들 마이클은 철저히 캐서린을 외면하고, 남편 데이빗은 언젠가부터 겉돈다. 집안을 채우는 것은 그녀의 메아리 없는 혼잣말이나 황폐한 공기뿐이다. 17년의 결혼 생활로 캐서린은 사람들...

  • 영화 <밀크>│야만을 이기는 용기

    영화 <밀크>│야만을 이기는 용기

    누군가에게 마흔은 사소한 습관조차 바꾸기 힘든 나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마흔은 새로운 삶을 만나고 세상을 바꾸는 나이기도 하다. 1970년, 뉴욕의 증권회사 직원이었던 하비 밀크(숀 펜)는 마흔 살 생일을 맞아 더 이상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살기로 결심하고 연인 스콧 스미스(제임스 프랑코)와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다. 그러나 게이라는 이유로 공공연한 모욕과 폭력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에 부딪힌 하비 밀크는 이들을 조직화하고 세력을 키우며...

  • 영화 <러블리 본즈>│소녀는 죽어서도 자란다

    영화 <러블리 본즈>│소녀는 죽어서도 자란다

    수지 새먼(시얼샤 로넌)은 14살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고, 속눈썹이 긴 소년을 좋아한다. 그리고 짝사랑하던 선배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은 날, 수지는 살해당한다. 피터 잭슨 감독의 신작 는 이미 죽어 세상을 떠난 소녀의 담담한 목소리로 시작한다. 자신이 죽고 난 후, 다정했던 아빠와 아름다운 엄마는 생의 근거를 잃고 서로에게 등을 돌린다. 시신조차 찾지 못한 딸의 죽음을 밝히려는 잭(마크 월버그)이 사건에 집착하면서 ...

  •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내일은 치즈버거주의보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내일은 치즈버거주의보

    영화 은 1978년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그림책이 원작이다. 물론 의 예처럼, 아동용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소니픽처스에서 세 번째로 제작한 이 CG 애니메이션은 하루 세 번 음식이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소재에 제리 루이스 스타일의 '미치광이 과학자' 이야기를 더했다. 정어리가 주식이자 정어리 가공이 기간산업인 섬마을 꿀꺽퐁당(Island of Swallow Falls)의 과학자 플린트(빌 하더)가 물...

  • 지진희 “하정우에겐 정말 미안하다”

    지진희 “하정우에겐 정말 미안하다”

    만약 당신의 인생이 과거 누군가의 것과 똑같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타임머신을 타지 않아도 과거의 그를 통해 예정된 나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영화 은 미국의 대통령 링컨과 케네디의 일화로 시작한다. 100년의 시간 차를 두고 너무도 흡사한 인생을 산 두 사람처럼 최연소로 부장판사가 된 김석현(지진희)은 점점 자신이 평행이론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를 둘러싼 주변의 모든 상황이 30년 전 일가족이 ...

  • 영화 <의형제>│형제의 조건

    영화 <의형제>│형제의 조건

    평화로운 오후, 아파트 단지에서 울린 몇 발의 총성. 겁에 질린 주민들은 일제히 건물을 빠져나오고 그 난리 통에 두 남자의 운명이 엇갈린다. 그 날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는 실패한 작전의 책임자로 조직에서 퇴출되고, 남파공작원 지원(강동원) 역시 배신자로 몰려 북에서 버림받는다. 그리고 6년 후, 두 남자는 다시 만난다. 서로가 서로를 못 알아본다고 확신한 채. 상대방의 존재를 발판으로 다시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은 의형제라기보다는 원수에...

  • 영화 <식객: 김치전쟁>│입맛 없는 자를 위한 에피타이저

    영화 <식객: 김치전쟁>│입맛 없는 자를 위한 에피타이저

    일본에서 열린 한일 정상의 만찬에서 일본 수상은 오랜 시간 한국 음식을 맛보지 못한 한국 대통령을 위해 김치와 불고기를 내온다. 한국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독특한 맛이라는 찬사가 떨어지기 무섭게 일본 수상이 뒤통수를 친다. “일본의 기무치와 야끼니꾸입니다. 입맛에 맞으셨으니 다행입니다.” 현실의 대통령처럼 추진력 강한 영화 속 대통령도 김치 세계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김치 경영대회를 연다. 이 지점에서 영화 역시 과거의 영화 처럼 요리 경합을 통해...

  • 영화 <꼬마 니콜라>│반갑다, 친구야

    영화 <꼬마 니콜라>│반갑다, 친구야

    열 살짜리 꼬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일은 부모님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이리라. 더욱이 귀여운 동생이 생긴다면, 말썽만 부리는 초등학생이 부모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 니콜라는 일신의 안전을 위해 아무래도 생겼을 지도 모르는 동생을 처리해 버리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먹보 알세스트, 도련님 조프루아, 경찰 지망생 뤼피스, 파이터 외드, 말라깽이에 잠꾸러기인 클로테르는 친구를 위해 니콜라의 음모에 자진 가...

  • 김정은 “<식객>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김정은 “<식객>에서 김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영화를 보고 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이나 양은 냄비에 끓인 라면 생각이 간절해진다. 21일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제작 이룸영화사, 감독 백동훈)은 제목 그대로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맛깔스럽게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벌이는 김치 경연대회에서 주인공 성찬(진구)과 그의 최대 강적 장은(김정은)이 내놓는 다양한 김치들은 극중 심사위원들의 “오묘한 맛이군요” 따위의 대사가 민망할 정도로 시각적...

  • 영화 <애프터 러브>│아직도 전 남친 싸이 엿보나요?

    영화 <애프터 러브>│아직도 전 남친 싸이 엿보나요?

    젊은이들의 페로몬으로 가득한 해변과 크리스마스 저녁, 에펠탑이 근사한 야경을 배경으로 연인들의 키스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 로맨틱한 상황을 뒤로 하고 “당신이 좋든 싫든 언젠가는 누군가의 옛사랑이 될 것”이라는 명제는 등장과 함께 스크린 가득한 하트 세례에 찬물을 끼얹는다. 그리고 여기서 영화 는 시작한다. 뉴질랜드로 발령이 난 줄리아 때문에 늘 노심초사하는 파리의 마크. 이동거리만 24시간이 걸리는 먼 곳에 있는 여자친구 주변에는 늑대같은 녀...

  • 송강호 “강동원과 좀 닮아진 것 같지 않나”

    송강호 “강동원과 좀 닮아진 것 같지 않나”

    쉴새없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릴 잽을 날리는 송강호, 그 어떤 출연작에서도 발견된 적 없는 복합적인 눈빛을 보여준 강동원. 19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제작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루비콘 픽쳐스, 다세포 클럽│감독 장훈)는 두 배우에게 기대하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예상치 못한 의외성 또한 꺼내 놓았다. 국정원 요원에서 흥신소 사장으로 추락한 한규는 송강호의 전작 의 국정원 요원과 의 중년 깡패를 섞어 놓은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