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밴드는 거리의 악사들이다. 그건 그들이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 준우승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래하는 퍼커셔니스트 조준호, “봉인된 댄서” 기타리스트 손현, 외유내강 아코디어니스트 안복진, 밴드의 마스코트 같은 베이시스트 황수정은 정말로 거리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거리 공연을 하며 여행을 하는 밴드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영화 음악의 오늘' 섹션에 소개된 다큐멘터...
송어비빔회 청풍호를 끼고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가다 보면 새삼 지형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교통수단 같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인 사고방식까지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받지만, 그 중 음식만큼 지형과 밀접한 것도 없다. '내륙의 바다' 청풍호가 가까이 있는 제천은 그래서 물 맑은 상류에 주로 서식하는 송어회를 즐겨 먹는다. 특히 송어비빔회는 깻잎, 당근, 오이, 양배추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야채와 송어를 대접에 넣고 슥...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둘째 날을 맞이하는 14일 저녁 8시, 드디어 '원 썸머 나잇'이 시작되었다. 영화에 밀려 음악을 소홀히 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는 JIMFF의 올해 '원 썸머 나잇'은 첫째 날부터 관객들의 체력을 바닥내기로 작정했는지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올나잇'이라는 부제로 계속됐다. 부활, 더블유 앤 웨일, 오! 부라더스, 고고스타, 넘버원코리안, 한희정, 악퉁, 제8극장, 좋아서 하는 밴...
의림지 놀이동산 청풍호반무대에만 있다가 JIMFF존 의림지를 찾은 건, 200년생 노송이 우거지고 호숫길을 따라 수양버들이 이어진다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설명 때문이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오히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영화 에 나올법한 허름한 놀이동산이었다. 입구에서부터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촌스럽지만 아련한 '스멜'에 제천 초행자는 저절로 발걸음을 놀이동산으로 옮기게 된다. 이 곳에서는 총 6명만이 탈 수 있고, 길게 펼치면 100m조차 되지...
런던에도, 서울에도, 어느 도시의 모퉁이에나 한심한 청춘은 있다.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의 주인공 아트 역시 한심하고 볼품없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형마트 비정규직 겸 뮤지션 지망생이다.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고, 얹혀살던 집에서도 쫓겨난다.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할머니 손에 컸는데 그분마저 암에 걸렸다고 동정심을 유발해 봐야 거짓말이란 걸 뻔히 아는 여자 친구의 마음만 급속냉각 시킬 뿐이다. 집으로 슬쩍 돌아가지만 부모님...
지난 13일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개막식에서는 훈훈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제천영화음악상을 수상한 정성조 음악감독과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이장호 감독이 함께 기쁨을 나눈 것이다. 이장호 감독은 “중학교 밴드부에서 이 친구를 처음 만났다. 사실 내가 색소폰 잡는 거부터 가르쳤는데, 겨울방학 끝나고 오니까 이 녀석이 나보다 훨씬 잘 하는 거다. 그때부터 음악을 관뒀다. (웃음) 그래도 이 친구를 만난 게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
“영화를 본 한국 사람들이 나에게 고맙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영화 의 감독 엠마 프란츠는 한국인들조차 온전히 즐기기 힘든 별신굿을 배우기 위한 호주의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의 여정을 들고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았다. 재즈 보컬리스트이기도 한 감독은 친구인 사이먼 바커의 소개로 별신굿을 처음 접했다. “듣는 순간 플라멩코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람들이 음악에 기대하는 모든 요소들을 다 갖췄다”고 밝힐 정도로 그녀는 한국의 ...
한중 최고 스타의 만남은 쓰나미의 기세가 여전히 거세고 최강 특수부대까지 출동한 여름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한류 스타 소지섭과 중국의 국민 배우 장쯔이가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의 기자간담회가 8월 13일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에는 화제의 주역인 장쯔이와 소지섭이 참석해 작품과 자신들이 맡은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제작자로도 참여하며 소지섭 캐스팅을 직접 건의한 ...
고요하던 청풍호에 기분 좋은 포물선이 그려졌다.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가 13일 오후 7시 청풍호반무대에서 개막했다. 전날까지 계속 몰아친 폭우로 인해 청풍호반 야외무대는 한때 개최가 불투명하기도 했으나 개막식을 맞아 말끔하게 갠 하늘은 JIMFF를 찾은 많은 시민들과 영화인들을 맞이했다. 개막식에 앞서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드카펫 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 찜통 같은 더위를 무색케...
'바비인형'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한채영과 조금씩 인상적인 이미지를 쌓아온 진구. 두 사람의 이름을 함께 들었을 때 하나의 공통점을 연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의 홍보대사인 동갑내기 두 배우는 대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가까웠다. “SM타운의 올 여름 노래 '휴게소'를 내내 들으며 제천까지 왔다”는 진구는 “F.T.아일랜드를 좋아하는” 한채영을 놀리기도 하고, 서로에게 “나이가 더 많...
음악에 있어 타악기의 리듬은, 말하자면 건물의 형태와 굳건함을 가늠하는 주춧돌과도 같다. U2의 곡에서 래리 멀렌 주니어의 착착 감기는 타성의 드러밍이 깔리지 않는다면 보노의 드라마틱한 보컬은 독백처럼 흩어질 것이고, 마이크 포트노이의 드러밍이 설계하는 공간감이 아니라면 드림 씨어터의 현란한 연주는 응집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가 한국의 전통 음악인들을 찾아다니며 배움을 얻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에서...
야구모자를 쓰지 않은 김지운 감독의 사진이라니, 이건 정말 '레어' 아이템이다. 김지운 감독과 함께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트레일러 음악작업을 했고 이번 제천행을 함께 한 뮤지션 모그(Mowg) 역시 “턱시도 입는 해외 영화제를 제외하고 김지운 감독의 맨 머리는 처음 본다(웃음)”고 진술하는 이 생경한 비주얼은 최근 김지운 감독이 보여주는 행보를 보면 꽤나 일관성 있는 선택이다. 선글라스를 벗지 않던 사람이 눈을 보여주고,...
비치 칵테일 8월 한복판의 영화제, 더위는 당연히 각오하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를 찾았지만 이건 더워도 너무 덥다. 손에서 부채를 단 1초도 내려놓을 수 없는 더위 속에서 비치 칵테일을 발견하는 순간에는, 어쩔수 없이 내 안의 하이드가 나타나 포효하게 된다. 물론 서울에서도 손쉽게 만날 수 있지만, 작렬하는 태양 아래에서는 그 어떤 아이템보다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올해 처음으로 JIMFF에 등장한 비치 칵테일은 블루하와이, 망...
거장 에밀 쿠스트리차의 2008년도 작품 가 지난 7일 금요일 4시 30분 중앙시네마에서 첫 공개됐다. 16살 소년 차네는 할아버지와 함께 외딴 시골에서 살고 있다. 얼마나 외딴 시골이냐면, 마을 주민이라는게 차네,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내심 좋아하는 선생뿐이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차네에게 말한다. “할애비가 죽으면 이 마을에 너 혼자 남을 거다. 이걸 꼭 약속해줘. 도시로 가서 소를 판 돈으로 세 가지를 가져와라. 첫째는 성당에 걸 성화,...
한국 호러영화의 불신지옥을 타파할 (제작 영화사 아침, 감독 이용주)이 지난 4일 화요일 2시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첫 공개됐다. 다소 센세이셔널한 제목으로 화제가 됐던 은 광적인 기독교와 무속신앙이 빚어내는 비극을 그리는 영화다. 하루에 서너 개의 아르바이트에 시달리며 홀로 살아가는 대학생 희진(남상미)은 동생 소진(심은경)이 실종됐다는 연락을 듣고 집으로 내려간다.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뒤 광적으로 기독교를 신봉하기 시작한 엄마(김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