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던 청풍호에 기분 좋은 포물선이 그려졌다.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가 13일 오후 7시 청풍호반무대에서 개막했다. 전날까지 계속 몰아친 폭우로 인해 청풍호반 야외무대는 한때 개최가 불투명하기도 했으나 개막식을 맞아 말끔하게 갠 하늘은 JIMFF를 찾은 많은 시민들과 영화인들을 맞이했다. 개막식에 앞서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드카펫 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 찜통 같은 더위를 무색케 했다. 공식 트레일러를 제작한 김지운 감독은 ‘휴양 영화제’라는 별칭에 걸맞은 편안한 차림으로 주연배우 심은경과 JIMFF를 찾았고, 국내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국민배우 안성기,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낸 강수연 등이 참석해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6일 동안의 축제기간 동안 음악과 영화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다”
트럼펫 연주자 정광진의 ‘가브리엘스 오보에’의 선율이 조용한 호숫가를 깨운 개막식은 사회를 맡은 알렉스와 구혜선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제천을 처음 찾았는데 너무 멋진 호수가 바로 옆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한 홍보대사 진구와 한채영은 “6일 동안의 축제기간 동안 음악과 영화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다”며 홍보대사의 본분을 다했다.
2006년부터 한국 영화음악계에 공로를 남긴 영화인들을 기리는 4번째 제천영화음악상의 주인공은 정성조 음악감독이었다. 영화의 주제가 이외에 배경음악용 연주음악까지 수록해 한국 영화계에 사운드트랙 음반이 도입되는 계기를 마련한 정성조 음악감독은 <깊고 푸른 밤>, <영자의 전성시대> 등 다수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당시 영화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중년 관객들은 그를 반겼고, 그를 잘 모르는 젊은 관객들도 <이장호의 외인구단>의 주제가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가 흘러나오자 탄성을 지르며 수상을 축하했다.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온 동료이자 오랜 친구이기도한 이장호 감독은 화동을 자처했고, 정성조 감독은 “다른 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았지만 음악 영화제에서 받아서 더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정성조 감독의 특별전은 영화제 기간 내내 제천 일대에서 상영된다.
이 여름밤 당신은 무얼 하고 계신가요?
개막식이 진행되면서 호숫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게 열기를 식혀주고, 스타들로 인해 들떴던 분위기도 개막작 <솔로이스트>가 상영되면서 차분하게 자리 잡았다. 영화 상영 도중 쏟아진 소나기와 달려드는 벌레, 불안정한 음향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대다수의 관객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제이미 폭스 그리고 베토벤의 선율이 만들어내는 앙상블로 보답을 받았다.
여름은 절정을 향해 가고 있고, 축제는 시작됐다. 이 여름 밤, 에어컨 바람과 캔맥주는 잠시 접어두고, 청풍호반의 바람을 맞아보는 건 어떨까? 물론 날은 덥고, 목적지는 결코 가깝지 않다. 그러나 “세계 유일의 음악영화제” JIMFF에서는 영화를 보다 지겨우면 공연이 기다리고 있고, 그마저도 지겨워질 때쯤엔 추억이 되고도 남을 안개의 지분을 가진 호수가 곁에 있으니 잠들 수가 없다.
글. 제천=이지혜 (seven@10asia.co.kr)
사진. 제천=이진혁 (eleven@10asia.co.kr)
“6일 동안의 축제기간 동안 음악과 영화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다”
트럼펫 연주자 정광진의 ‘가브리엘스 오보에’의 선율이 조용한 호숫가를 깨운 개막식은 사회를 맡은 알렉스와 구혜선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제천을 처음 찾았는데 너무 멋진 호수가 바로 옆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한 홍보대사 진구와 한채영은 “6일 동안의 축제기간 동안 음악과 영화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다”며 홍보대사의 본분을 다했다.
2006년부터 한국 영화음악계에 공로를 남긴 영화인들을 기리는 4번째 제천영화음악상의 주인공은 정성조 음악감독이었다. 영화의 주제가 이외에 배경음악용 연주음악까지 수록해 한국 영화계에 사운드트랙 음반이 도입되는 계기를 마련한 정성조 음악감독은 <깊고 푸른 밤>, <영자의 전성시대> 등 다수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당시 영화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중년 관객들은 그를 반겼고, 그를 잘 모르는 젊은 관객들도 <이장호의 외인구단>의 주제가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가 흘러나오자 탄성을 지르며 수상을 축하했다.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온 동료이자 오랜 친구이기도한 이장호 감독은 화동을 자처했고, 정성조 감독은 “다른 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았지만 음악 영화제에서 받아서 더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정성조 감독의 특별전은 영화제 기간 내내 제천 일대에서 상영된다.
이 여름밤 당신은 무얼 하고 계신가요?
개막식이 진행되면서 호숫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게 열기를 식혀주고, 스타들로 인해 들떴던 분위기도 개막작 <솔로이스트>가 상영되면서 차분하게 자리 잡았다. 영화 상영 도중 쏟아진 소나기와 달려드는 벌레, 불안정한 음향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대다수의 관객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제이미 폭스 그리고 베토벤의 선율이 만들어내는 앙상블로 보답을 받았다.
여름은 절정을 향해 가고 있고, 축제는 시작됐다. 이 여름 밤, 에어컨 바람과 캔맥주는 잠시 접어두고, 청풍호반의 바람을 맞아보는 건 어떨까? 물론 날은 덥고, 목적지는 결코 가깝지 않다. 그러나 “세계 유일의 음악영화제” JIMFF에서는 영화를 보다 지겨우면 공연이 기다리고 있고, 그마저도 지겨워질 때쯤엔 추억이 되고도 남을 안개의 지분을 가진 호수가 곁에 있으니 잠들 수가 없다.
글. 제천=이지혜 (seven@10asia.co.kr)
사진. 제천=이진혁 (el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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