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림지 놀이동산
청풍호반무대에만 있다가 JIMFF존 의림지를 찾은 건, 200년생 노송이 우거지고 호숫길을 따라 수양버들이 이어진다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설명 때문이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오히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 나올법한 허름한 놀이동산이었다. 입구에서부터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촌스럽지만 아련한 ‘스멜’에 제천 초행자는 저절로 발걸음을 놀이동산으로 옮기게 된다. 이 곳에서는 총 6명만이 탈 수 있고, 길게 펼치면 100m조차 되지 않을 법한 레일의 ‘88열차’와 슬픈 눈의 회전목마가 외롭게 반긴다. 몇 안 되는 놀이기구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컨테이너박스 1개짜리 귀신의 집이다. 입구에서 출구까지 채 50걸음도 되지 않을 듯한 귀신의 집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약 2,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한여름의 공포체험을 원한다면, 의림지로 떠나보자.

글. 제천=장경진 (three@10asia.co.kr)
사진. 제천=이진혁 (el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