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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이>, 스스로 퇴보한 범작

    <동이>, 스스로 퇴보한 범작

    마지막 회 월-화 MBC 밤 9시 55분 한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대개 그 작품의 성격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다. 그리고 드라마의 성격과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예고하는 첫 장면과 비교하여 그 작품의 기획의도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그려졌는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런 면에서 동이(한효주)와 숙종(지진희)의 로맨틱한 만남으로 마무리된 엔딩신은, 천민과 계집이라는 이중의 굴레를 지닌 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새파란 욕망의 소녀를 그렸던 첫 회의 야...

  • <엄마, 영어에 미치다>, 영어로 가정을 실험하다

    <엄마, 영어에 미치다>, 영어로 가정을 실험하다

    스토리온 밤 12시 10분 프로그램의 제목이 노골적으로 시사하고 있듯이 는 자녀의 영어교육에 곤란을 겪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방송이다. 그러나 이 방송은 영어 교육의 기본을 차근차근 설명하는 대신, 이미 수많은 엄마들이 영어 교육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솔루션을 제시한다. 그래서 서울대 출신 치과의사 아빠와 국제선 승무원 출신의 엄마가 암기와 회화로 대립하고 있는 어제의 출연자는 방송의 의도에 적합한 케이스였다. 아무리...

  • 재탄생이 절실한 <해피버스데이>

    재탄생이 절실한 <해피버스데이>

    월 KBS2 밤 11시 5분 개편이 된 지 3주, KBS 의 지금 상황은 “남자들이 여자들을 더 이해하고 도와준다면, 저출산 문제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 가진 모순과 비슷하다. 정확히 말해,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이 문장처럼, 는 애초의 기획의도를 잊고 저출산이나 생명의 탄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식상한 토크쇼가 되어버린 것이다. 남편이 아내의 출산을 기다리는 시간을 함께 기다려주며 부부와 가족,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기본 콘셉...

  • <슈퍼스타K 2>, 엄지손가락은 이럴 때 드는 거다

    <슈퍼스타K 2>, 엄지손가락은 이럴 때 드는 거다

    금 Mnet 밤 11시 만약에 가 인터넷이나 문자 투표 없이 심사위원의 점수만으로 탈락자를 결정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그랬다면 “이런 애가 가수를 해야”하는 김지수를 한 주 더 볼 수 있었겠지만, “스타가 되기 위해 태어난” 강승윤이 제대로 된 프로듀서에게 다듬어지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지는 확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사위원 점수가 낮았음에도 대중을 대상으로 한 투표로 인해 탈락을 아슬아슬하게 면해오면서 '생존왕'이란 별명을 ...

  • <신의 퀴즈>에게 내려진 진짜 퀴즈

    <신의 퀴즈>에게 내려진 진짜 퀴즈

    1회 OCN 금 밤 10시 오만한 인간들이 교만해지지 않도록 내준 신의 퀴즈. 이 지독한 과제를 푸는 한국대학병원 법의관 사무소에 신경외과 전문의 한진우(류덕환)가 합류한다. 10살 때 이미 천재로 소문난 그는 '미드' 속 별난 천재들이 대부분 그렇듯 비디오 오락을 유일한 취미이자 소일거리 삼는다. 취조실에서는 범죄 용의자들을 향해 의 대사 “당신들이 범인이야!”를 외치는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장난꾸러기. 진지함보단 자유분방하고 겸손보단 장난스...

  • <천하무적 야구단>, 승부의 쾌감을 위하여

    <천하무적 야구단>, 승부의 쾌감을 위하여

    토 KBS2 저녁 6시 30분 천하무적 야구단이 겪고 있는 딜레마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탁월한 신체조건 외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던 마르코는 의 성장 서서에 큰 부분을 책임졌지만, 지금은 그가 없다. 이하늘이나 김준처럼 슬럼프를 겪고 있던 선수들마저도 실력이 향상되자 성장 서사의 매력도 휘발되어 버렸다. 내리 질 때는 지는 대로 경기를 챙겨 볼 의욕이 떨어지더니, 7할 승률을 올리며 어느 팀이든 너무 쉽게 이겨 버리니 그건 그것대로 경기에...

  • <슈퍼스타K 2>│쫄깃해진 심장의 90분

    <슈퍼스타K 2>│쫄깃해진 심장의 90분

    “오늘 밤, 단 한명의 슈퍼스타 K가 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관문이 펼쳐집니다. 134만 6천 4백 2명의 지원자 가운데 이제 남은 사람은 단 네 명! …아, 다시 한 번 가겠습니다-” 10월 8일 금요일 오후 4시, 화려한 조명이 빛나는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는 중후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Mnet 의 진행자 김성주가 아니다. 노련한 말투가 방송인 못지않은 조연출 김무현 PD는 대본을 든 채 MC 멘트를 그대로 따라 하며 스태프들과 ...

  • <후 플러스>, 진짜 소름 돋는 일은 이제부터다

    <후 플러스>, 진짜 소름 돋는 일은 이제부터다

    마지막회 MBC 밤 11시 5분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시대에는 인터넷에 연결된 모니터 속에도 눈과 귀가 있다. 가 전한 국정원과 경찰의 인터넷 패킷 감청에 대한 내용은, 충격에 앞서 지금의 현실이라면 그럴 법 하다는 막연한 의심에 대한 답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방송이었다. 평범한 한 가족의 가장이 어느 날 갑가지 경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가 쓴 댓글 하나, 이메일의 내용과 인터넷 접속 기록을 ...

  • <장난스런 키스>, 현실이 휘발된 장난 같은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현실이 휘발된 장난 같은 드라마

    12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KBS 는 연애의 줄다기리를 그리지만, 는 백승조(김현중)를 향한 오하니(정소민)의 일방적인 짝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는 하니의 세세한 심리에 몰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태생적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적 감수성을 살리는 것에만 급급한 나머지 원작 만화 속의 대사, 만화적인 상황 등을 아무런 변환 장치 없이 드라마로 '충실히' 옮겼고, 이는 그녀의 사랑에 감정을 이입하기는커녕 그 어떤...

  • '무릎팍 도사'가 도발적 질문지 대신 얻은 것

    '무릎팍 도사'가 도발적 질문지 대신 얻은 것

    '무릎팍 도사' 수 MBC 밤 11시 5분 '무릎팍 도사'의 특징 중 하나는 게스트가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다시피 한다는 점이다. 예측 가능한 수위의 질문을 던지고 연신 맞장구를 쳐주는 강호동의 진행은 예전의 도발적인 매력을 잃었지만, 그 덕분에 '무릎팍 도사'는 공중파에선 드물게 게스트가 온전히 자기 페이스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토크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 양날의 검은 토니안 같이 풀어낼 이야기가 많은 게스트가 나...

  • <대물>, 아주 거시적이면서도 가장 기초적인 이야기

    <대물>, 아주 거시적이면서도 가장 기초적인 이야기

    1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SBS 의 신미래(김선아)는 자신의 삶과 정치를 분리하지 않으면서 정성껏 국민의 삶을 치유하려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이 꿈이 현실에서 무참히 깨어진 지금, SBS 의 서혜림(고현정)은 “내 아이에게 이 나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라고 울부짖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가라는 이름의 권력에 의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이 변할 때 적어도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설명해달라는 것, 국가가 개인으로서...

  • < 2NE1 TV >, 에너지를 보여줘

    < 2NE1 TV >, 에너지를 보여줘

    시즌2 화 Mnet 저녁 6시 산다라 박을 위시해 2NE1 멤버들이 팬들과의 소통에 열심이듯 도 상호 인터렉티브한 프로그램이다. 즉각적인 일대일 피드백이 일어나진 않지만 팬들이 궁금해 하는 무대 밖의 모든 모습, 2NE1과 빅뱅을 포함한 YG 패밀리를 카메라에 담는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상을 보여주면서 워낙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적은 이들의 캐릭터를 만들고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미국으로 날아가 그들의 일정을 따...

  • <웃어라 동해야>, 캔디는 죽지 않는다

    <웃어라 동해야>, 캔디는 죽지 않는다

    2회 KBS1 월-금 오후 8시 25분 KBS 일일드라마 불멸의 아이템은 캔디 성공기(를 가장한 수난기)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이 일본 태생의 명랑 소녀는 한국에 도착한 이후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한의 정서를 가장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최고의 인기 캐릭터가 되었다. 이 캔디 성공기는 특히 가족극으로 오면 가난한 천애 고아에서 더 높은 계급의 가정에 입성하기까지의 갈등과 시련을 이겨내고 결국엔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성공하는 전형적 스토리...

  • <닥터 챔프>, 정답을 향해 걸어간다

    <닥터 챔프>, 정답을 향해 걸어간다

    3회 월-화 SBS 밤 8시 50분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운동을 하는 것보다 더 힘드니까요.” 힘든데 대체 왜 운동을 하느냐는 연우(김소연)의 질문에 대한 지헌(정겨운)의 대답. 아마도 이것이 지금까지는 연우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선수'와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차이일 것이다. 선수촌의 선수들은 더 나은 기록을 위해 예뻐지는 것도 포기해야 하고, 다리가 다쳤어도 쉬면서 마음 편히 치료할 수도 없으며, 일반적인 부부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 <성균관 스캔들>, 따뜻한 심장과 차가운 뇌

    <성균관 스캔들>, 따뜻한 심장과 차가운 뇌

    11회 월-화 KBS2 밤 9시 55분 의 매력 중 하나는 잘금 4인방의 성장이 계몽군주 정조가 통치하는 조선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와 인성에 대한 학문인 유학을 배우는 유생들이 주인공인 드라마의 특성 상, 주인공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그들을 둘러 싼 세계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곳으로 개혁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호흡을 함께 한다. 좀도둑 누명을 쓰고 출재 위기에 처한 윤희(박민영)가 겪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은 의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