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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결혼했어요>, 연애의 끝에서

    <우리 결혼했어요>, 연애의 끝에서

    토 MBC 오후 5시 10분 돌이켜보면 (이하 )는 실제 커플이었던 김용준-황정음 커플의 초반 모습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진짜 '결혼'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스타들이 가상으로 결혼해 부부의 리얼한 생활을 보여준다는 콘셉트는 독특했지만, 초기 커플들의 개성이 사라지고 난 뒤로 식상한 이벤트 경연이나 가상 연애 놀이로 이야기의 대부분을 채워가게 되면서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망상만을 키워내는 화분이 되었다. 그 '눈 가리고 아웅'하는 소꿉장난...

  • <비틀즈 코드>, 고영욱의 애드리브를 주목하라

    <비틀즈 코드>, 고영욱의 애드리브를 주목하라

    목 Mnet 밤 12시 유세윤의 말처럼 “쉬어가는” 에피소드였다. 예능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주영훈과 '올밴' 우승민을 게스트로 섭외한 이상, 공통점이 없는 둘 사이에 억지로 평행이론을 만들어 주는 특유의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재미를 위해 진짜 비슷한 점들은 피하고, 허즈'밴드'와 올라이즈'밴드', 전갈자리와 게자리의 '절지동물 별자리 평행이론' 등으로 에둘러 가느라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평행이론 부분이 ...

  • <몽땅 내 사랑>, 지금이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몽땅 내 사랑>, 지금이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월-금 MBC 저녁 7시 45분 의 SBS 패러디는 그야말로 '작정했다'는 느낌이었다. 김 원장(김갑수)은 김 집사(정호빈)가 “한 땀 한 땀 수놓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시작하고, 화제의 장면이었던 윗몸 일으키기를 김 집사와 함께 재연한다. '연예인 닮은꼴 찾기'를 통해 실제 하지원의 남동생인 전태수(전태수)가 하지원과 90%의 싱크로율을 보인다든가, 김 원장이 현빈과 닮은 것으로 나온다든가 하는 식의 세심한 설정 역시...

  • <마이 프린세스>, 연출이 손발수축을 구원할 지니

    <마이 프린세스>, 연출이 손발수축을 구원할 지니

    3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특정장르물이 전형적이라는 것은 부정적 평가가 아니다. 타겟을 확고히 하는 장르물은 그들이 기대하는 전형적 판타지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를 가진다. 그 전형성을 비틀고 변주하는 독창적 상상력의 수작들도 있으나, 그것이 어려울 바에야 아예 그 전형적 판타지에 성실히 봉사하는 것도 장르물의 미덕이다. 그리고 는 과욕 없이 그 미덕에 충실한 드라마다. 설(김태희)은 억척스럽고 민폐기도 다분하나 로맨틱 코미디의 히로인...

  • <프레지던트>, 현실 정치의 거울

    <프레지던트>, 현실 정치의 거울

    9회 수-목 KBS2 밤 9시 55분 “그럼 우리 쪽의 화력을 키워야죠.” 장일준(최수종)이 대선 후보 경선의 라이벌인 김경모(홍요섭)에게 처가인 대일그룹의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로 덜미를 잡히자 아내 조소희(하희라)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대일그룹이 김경모의 아내와 비서에게 넘겼던 떳떳치 못한 돈의 기록을 무기로 장착한다. 내가 청렴해질 수 없다면 상대방의 비리를 더 캐내야 한다. 그것이 에서 벌어지는 정치 공학이다. 이것은 옳고 그름을 ...

  • <승승장구>, 나는 게스트, 뛰는 일일MC, 기는 MC

    <승승장구>, 나는 게스트, 뛰는 일일MC, 기는 MC

    KBS2 화 밤 11시 5분 이경규는 절박함을 아는 남자다. 그는 “내가 나왔는데도 시청률이 안 나왔다. 그럼 끝났다고 보면 된다. 오늘이 분수령이다. 나에게도 승부수다”라고 말했다. 웃자고 한 이야기 같지만 이란 전리품을 들고 나온 그가 절대 그냥은 가지 않겠다는 각오를 그만의 방식으로 드러냈다. 의 분기점을 마련해보겠다는 살신성인의 게스트는 대답만 하면 되는 날로 먹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도 쇼가 흥할 수 있도록 재치와 솔직함으로 질문을...

  • <하버드 특강>, 대학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

    <하버드 특강>, 대학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

    5강 EBS 월-수 밤 11시 10분 이라크 전에 투입될 미군의 충원을 위해 적절한 정책은 무엇인가. 남북전쟁 당시 징집 대상자가 돈을 주고 대리인을 고용한 것은 부당한가. 당시의 방식과 현재의 직업군인 제도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학생들의 답변이 꼬리를 물자 교수가 다시 묻는다. “자신이나 형제자매가 군 복무를 한 경험이 있습니까?” 없다는 쪽이 다수로 나타나는 순간, 교수는 앞서 압도적 다수의 학생이 직업군인 제도에 지지를 보냈다는...

  • <밤이면 밤마다>, MC들은 적응중

    <밤이면 밤마다>, MC들은 적응중

    월 SBS 밤 11시 10분 9회째 방송됐을 뿐이지만 는 최근 버라이어티의 정글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심야토크쇼에서 자신의 자리를 마련해가는 듯하다. 청문회라는 포맷은 처음부터 이 토크쇼의 개성을 확실히 각인시켰고, MC 김제동-탁재훈-박명수 라인은 이 포맷 안에서 각자의 장점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며 토크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즉, 는 여러 예능에서 익숙한 게스트들로부터 포맷의 장점을 이용해 충분히 다른 대답과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토크...

  • <드림하이>, 이 농약 같은 드라마!

    <드림하이>, 이 농약 같은 드라마!

    3회 월-화 KBS2 오후 9시 55분 의 장점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사채업자를 위해 기린예고에 입학해야 하는 고혜미(배수지)의 사연부터 억지스럽거니와, 그 사연에 2회 분량을 할애한 뒤에야 겨우 특채생 세 명을 모아 3회 끝 무렵에서야 입학식을 시작한 느린 전개 속도도 그렇다. 착했다 나빴다 갈피를 못 잡는 백희(함은정)처럼, 캐릭터들은 최소한의 개연성도 없이 행동한다. 눈물 섞인 엄마(이혜숙)의 사랑과 지지를 안고 서울로 상경한 삼동(...

  • 뮤지컬 <천국의 눈물>│사이공의 눈물

    뮤지컬 <천국의 눈물>│사이공의 눈물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던 김준수와 이해리의 시선이 천천히 서로의 입술로 향하는 순간, 사진기자들의 손동작이 급격히 분주해진다. 70년대,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 준(김준수, 정상윤, 전동석)과 베트남 여가수 린(윤공주, 이해리)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뮤지컬 연습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플래시 세례를 받은 것이 남녀 주인공의 키스신이라면 가장 큰 박수를 이끌어낸 이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한가로이 연습실 안을 배회하던 브래드 리틀이다. , 등의 작...

  • <근초고왕>, 강한 수컷을 향한 울부짖음

    <근초고왕>, 강한 수컷을 향한 울부짖음

    토-일 KBS1 오후 9시 40분 믿기 어렵겠지만 이 시대에 납자답지 못함에 눈물을 흘리는 마초 드라마가 있다. 은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SBS 과 대비되는 시대극이란 장르적 차이에다 감수성과 정서, 취향의 차이를 더해 전혀 다른 시청자를 노린다. 그렇다고 정통 역사드라마는 아니다. 고증을 눈에 띄게 등한시했는데, 근초고왕의 일대기를 그린 이문열의 을 각색하면서 김용의 에 버금갈만한 무협 영웅기를 만들어서다. MBC , 처럼 선악의 확연한 구분...

  • <아이콘>, 섭외만으로 쇼가 되지 않는다

    <아이콘>, 섭외만으로 쇼가 되지 않는다

    토 MBC 낮 12시 10분 은 스스로를 '세대를 아우르고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방송으로 규정한다. 그래서 태진아와 국카스텐의 무대를 한 프로그램의 테두리 안에 같이 담아내고, K.Will이 장윤정과 함께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다른 라이브 프로그램과 달리, 이 주부들이 주 시청자 층인 토요일 낮 12시에 방영된다는 점은 이런 특성을 규정하는 큰 이유일 것이다. 물론 어느 장르든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 쇼라는 건 큰 장점이 될 수 있...

  • <특별수사대 MSS>, 마이너리티 내 인생

    <특별수사대 MSS>, 마이너리티 내 인생

    2회 일 KBS2 밤 11시 15분 그동안 KBS 단막극은 마이너한 인생을 많이 다뤄왔지만, 그것이 전문직 드라마의 외피를 두른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4부작 단막극 는 전문성과 마이너리티라는 상반된 요소를 조합했다. 흉악범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만 놓고 보면 굉장히 전문적인 수사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그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들은 유난히 연쇄살인사건에 집착하는 황준성(손현주) 형사, 하루라도 사고 안치는 날이 없...

  • <싸인>,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싸인>,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2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은 그동안 장르물을 표방했으나 사실상 그 소재의 희소성에만 의존하다가 결국 '전문공간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로 귀착한 많은 드라마들과는 확실히 다른 길을 간다. 그러한 드라마들이 흔히 빠지곤 하는 비주얼 과시의 함정으로부터 비껴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가령 메디컬드라마에서 가장 힘을 주는 수술신에 비견될 부검신만 봐도 의 성격은 잘 드러난다. 수술신에 최고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산 자의 심장박동이 존재하...

  • <추억이 빛나는 밤에>, 옛날 얘기만으로는 재미없다

    <추억이 빛나는 밤에>, 옛날 얘기만으로는 재미없다

    MBC 목 밤 11시 5분 조용히 첫발을 내딛은 는 스스로를 세대교감 버라이어티라 정의했다. 기획은 간단명료하다. 이제는 중년이 된 과거의 톱스타들이 왕년의 추억을 풀어낸다는 것. 그렇다고 7080프로그램은 아니다. 는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시청자들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그들이 잘 모르는 옛날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해준다. 지난 밤에 출연한 게스트 노주현과 이영하는 알콩달콩 다투며 요즘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인 '친근함'을 과시했고,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