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런 키스>, 현실이 휘발된 장난 같은 드라마
, 현실이 휘발된 장난 같은 드라마" /> 12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KBS 는 연애의 줄다기리를 그리지만, 는 백승조(김현중)를 향한 오하니(정소민)의 일방적인 짝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는 하니의 세세한 심리에 몰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태생적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적 감수성을 살리는 것에만 급급한 나머지 원작 만화 속의 대사, 만화적인 상황 등을 아무런 변환 장치 없이 드라마로 ‘충실히’ 옮겼고, 이는 그녀의 사랑에 감정을 이입하기는커녕 그 어떤 극중 상황에도 몰입하기 힘들게 됐다. 12회의 승조는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겨 의학부에 가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가업을 이어받길 원하던 아버지는 그간 앓고 있던 협심증으로 쓰러진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승조는 아버지의 회사를 매우 잘 운영하는 극적인 상황 전개가 속출한다. 한 회동안 동창회, 동아리, 아버지의 병환 등의 이야기가 전개되었지만, 에피소드 나열 이상의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빠른 진행은 순수한 하니의 감정선에 마음을 싣기에 역부족이다. 즉, 시청자들이 여주인공의 짝사랑에 동화되기에는 최성국과 정소민의 실제 나이 차와 극중 나이 차 만큼이나 간극이 생긴다는 얘기다. 그 결과 이 지고지순한 하이틴 로맨스물은 만화라는 장르에서는 많은 독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상상력을 제공했었지만, 좀 더 현실감이 가미된 드라마라는 장르 안에서는 그냥 장난이 되고 말았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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