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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트 크리스마스>, 스릴러를 입은 흥미로운 성장물

    <화이트 크리스마스>, 스릴러를 입은 흥미로운 성장물

    1회 KBS2 일 밤 11시 15분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흥미로운 성장물의 등장이다. “전국 상위 0.1 퍼센트의 우수학생들이 모인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물 의 첫 인상은 그러하다. 고립된 공간, 어두운 비밀을 간직한 인물들, 낯선 방문객 그리고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의문의 편지 등 '악마는 스스로 문을 열지 못한다'라는 부제를 가진 1화의 설정은 전형적인 미스터리물 관습을 따른다. 하지만 편지의 발신인을 추적하...

  • <프런코>, 심사도 의상도 실망스럽다

    <프런코>, 심사도 의상도 실망스럽다

    시즌3 토 온스타일 오후 11시 벌써 시즌3이다. (이하 )는 지난 두 시즌만으로 Mnet 에 나올 법 한 평행이론을 만들어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여성 디자이너 둘, 남성 디자이너 한 명이 파이널 무대에 올라 개성이 강하고 키가 작은 여성 디자이너가 우승했었고, 첫 회에는 세인트 마틴 출신이 탈락한다는 소위 '세인트 마틴의 저주'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3은 그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깨면서 시작했다. 세인트 마틴 출신의 두 디자이너가 모두 ...

  • <사랑을 믿어요>, 가정이 만들어낸 사랑의 신화

    <사랑을 믿어요>, 가정이 만들어낸 사랑의 신화

    10회 토-일 KBS2 오후 7시 55분 보통의 홈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는 주부의 미덕을 강조한다. “애를 셋씩이나 나았으니 나쁜 애는 아니”라며 사위에게 딸과 화해할 것을 강요하는 장모의 논리는 드라마 안에서 막무가내의 고집만은 아니다. 가정을 이룬 사람은 누구나 용서받고 이해 받을 권리가 있으며, 그것은 드라마의 세계관이 가정을 불가침의 영역으로 규정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드라마 안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일부일처의 근대 가정의 형태를...

  • <비틀즈 코드>, 지금 가장 핫한 중독의 늪

    <비틀즈 코드>, 지금 가장 핫한 중독의 늪

    Mnet 목 밤 12시 “일단 한번 던져보고, 아님 말고~” MC 유세윤의 이 고정 인트로 멘트는 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리해준다. 바로 이 “던져보고”의 억지 개그와 “아님 말고”의 허무 개그가 빚어내는 '밀당'의 이중주야말로 이 쇼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만하고 두서없고 허술하며 만만해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는 사실 절묘한 계산이 어우러진 영리한 쇼다. 같은 방송사의 히트작 로 대변되는 케이블 예능의 엽기발랄한 상상력을 토크쇼라는 안...

  • <추억이 빛나는 밤에>, '추억팔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추억이 빛나는 밤에>, '추억팔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목 MBC 밤 11시 5분 는 과거를 향해 달려가는 토크쇼다. 과거를 다시 떠올리고, 영광의 순간들을 되짚고, '왕년'을 추억하는 것으로 토크는 채워진다. 그래서 배우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많은 굴곡을 지나왔으면서도 '왕년'의 아우라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최민수는 에 참 잘 어울리는 게스트다. 는 MBC '무릎팍 도사'처럼 공격을 하지도 않고, KBS 처럼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코너를 최소화하고, 특별한 장치도 없이 이야...

  •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진원 오빠가 홍대스러운 거리를 선물했네요.” 6년 동안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과 함께 공연했던 이승혜(건반)가 말했다.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지난해 11월 6일, 갑작스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동료 뮤지션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던 '쾌유기원 모금공연'은 그렇게 '추모공연'으로 바뀌었다. 그는 생전 홍대를 “욕망과 쾌락으로 넘실대는 곳”이라고 말했지만, 적어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 '나는 행운아'가 열린 지난 1월...

  • <싸인>, 약자를 위한 선전 포고

    <싸인>, 약자를 위한 선전 포고

    7회 SBS 수-목 오후 9시 55분 영화였다면, 결코 벌어질 수 없는 광경이었다. 연쇄살인범과의 맞대결 끝에 그를 검거한 의 주인공들은 치열하게 범인의 여죄를 파헤치거나 성공의 화려한 영광을 얻는 대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터질듯 당겨졌던 긴장의 고삐는 맥없이 풀려버렸다. 인물의 감정에 따라 줄거리가 만들어지는 방식도 아니요, 매 회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방식도 아닌 '한국형 미드 구성법'을 따라가는 으로서는 불가피한 이완이었다....

  • <마이 프린세스>, 그 많던 박해영은 어디로 갔을까

    <마이 프린세스>, 그 많던 박해영은 어디로 갔을까

    7회 MBC 밤 9시 55분 방송 4주째, 아직도 황실재단 발족식을 발표하는 자리이자 황실과 황궁의 모습을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기자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6회처럼 느슨한 스토리의 공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자 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 인물들의 본심과 욕구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설(김태희)은 박해영(송승헌)에게 “박해영 씨가 제일 미운 적이 아니”라고 고백하면서도 “친아버지 누명 벗기자고 우리 가족들 상처주는 일 절대...

  • KBS <드림하이>│이 농약 같은 녀석들

    KBS <드림하이>│이 농약 같은 녀석들

    “저 여ㄱㅣㅆ습니다!!! 잠시만요!!!”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쿵쿵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진다. 해사한 미소를 보이며 강단에 올라와서는 자발적으로 사랑의 총알까지 쏘며 포토타임을 즐긴다. KBS 무대에 올라 “숲을 움직이는 싸나이! 송~삼동이라 캅니더”라고 넉살 좋게 외치던 송삼동처럼, KBS 의 김수현은 현장공개에서도 가장 씩씩한 모습이다. 한창 촬영을 하다가도 '컷' 소리가 나면 수십 대의 카메라를 향해 즉석 포토타임을 ...

  • < PD수첩 >, 꿈에서 깨어라

    MBC 화 밤 11시 15분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를 다른 어제의 은 참담한 나머지 현실감이 없어 디스토피아 스릴러 같은 느낌을 줄 정도였다. 안락사 약물이 부족해 산채로 파묻힌 돼지들의 매몰지 위로 흥건한 핏물이 고이다 인근 도로까지 흘러내리고, 간혹 아직도 숨이 붙어있는 돼지들의 입김이 하얀 연기처럼 뿜어져 나온다. “일주일이 안 된 송아지가 지 어미를 찾아가서 어미 젖을 물고 죽더라니까요.” “(주사를 놔도) 바로 안 죽더라구요. 세...

  • <한일전>, 역사적 패배 그 이후

    <한일전>, 역사적 패배 그 이후

    화 KBS2 밤 10시 25분 근대 축구는 수많은 라이벌전을 남겼다. 스페인 민주화의 역사를 담은 엘 클라시코 더비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대결이고, 프리미어리그 명문 대결인 레즈 더비 역시 승점 3점이라는 의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전통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축구장의 혈투는 한일전이다. 축구의 모티브가 기본적으로 전쟁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과거사에서부터 의미를 이어온 한국과 일본의 대결에서 선수들은 ...

  • <드림하이>, 아이돌 시대의 이 기묘한 드라마

    <드림하이>, 아이돌 시대의 이 기묘한 드라마

    7회 월 KBS2 밤 9시 55분 는 온갖 불균질함의 집합체 같은 드라마다. 혜미(배수지)를 비롯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는 신에 따라 괜찮음과 미숙함 사이를 오가고, 스토리의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시선을 끄는 힘은 있다. 노래와 춤, 무대를 독창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하지만 진국(옥택연)에서 시작되어 필숙(아이유), 백희(함은정)까지 이어지는 '어떤 이의 꿈'은 무대나 편곡의 완성도를 떠나 묘하게 캐릭터와 동화되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래...

  • <파라다이스 목장>, 만화 같으면 무성의해도 괜찮아?

    <파라다이스 목장>, 만화 같으면 무성의해도 괜찮아?

    1회 월-화 SBS 밤 8시 50분 는 1회부터 “이 드라마는 만화처럼 봐주세요”라고 외친다. 경매에 참여한 주인공들의 머리 위로 알록달록한 숫자가 춤추고 경매가를 표시하고, 쨍그랑 소리와 함께 화면이 유리창처럼 깨지는 구성은 그 목표점이 명확하다. 화면 위를 둥둥 떠다니는 핑크색 하트가 목욕을 하고 나온 한동주(심창민)의 아랫도리를 가리는 대목에 가면 이 드라마를 진지한 자세로 보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말똥 위로 넘어져도 두 주먹을 ...

  • <신기생뎐>, 임성한 월드의 종합판

    1-2회 SBS 일 밤 9시 50분 임성한은 여전히 임성한이다. 바로 전작인 MBC 의 오프닝을 연상시키는 뜬금없는 댄스신으로 시작된 SBS 은 임성한 작가가 그동안 보여준 작품 세계의 총천연색 비빔밥 같은 드라마다. SBS 를 연상시키는 출생의 비밀과 절절한 모정, MBC 을 연상시키는 특이한 소재를 차치하고라도, 직접적인 상품과 문화적 기호들로 인간 등급을 구분하는 표피적이고 속물적인 세계와 그 세계를 도도한 자존심으로 마주하며 버티는 여...

  • <아프리카의 눈물> 에필로그, 눈물의 기록이 남긴 것

    <아프리카의 눈물> 에필로그, 눈물의 기록이 남긴 것

    에필로그 '검은 눈물의 시간 307일' 금 MBC 밤 11시 5분 의 에필로그 '검은 눈물의 시간 307일'은 제작진들이 어떻게 아프리카의 원주민들과 소통하려고 했는지, 그 노력을 담은 보고서다. 아프리카의 진짜 모습, 원주민들의 살아있는 생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제작진들이 선택한 방법은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한 부족의 성인식을 촬영하기 위해 반복해서 진심어린 부탁을 하고, 말로 안 되면 몸짓으로 대화하며 원주민과의 거리감을 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