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2>, 엄지손가락은 이럴 때 드는 거다
, 엄지손가락은 이럴 때 드는 거다" /> 금 Mnet 밤 11시
만약에 가 인터넷이나 문자 투표 없이 심사위원의 점수만으로 탈락자를 결정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그랬다면 “이런 애가 가수를 해야”하는 김지수를 한 주 더 볼 수 있었겠지만, “스타가 되기 위해 태어난” 강승윤이 제대로 된 프로듀서에게 다듬어지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지는 확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사위원 점수가 낮았음에도 대중을 대상으로 한 투표로 인해 탈락을 아슬아슬하게 면해오면서 ‘생존왕’이란 별명을 얻었던 강승윤이 처음으로 심사위원 3인 모두에게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 무대를 보여주는 순간, 지난 몇 주간 가 써온 드라마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하지만 다들 기대하고는 있었던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완성되었다. 이는 가 탈락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나 그 외적인 부분에서의 논란들과는 별개로, 결국 제작진이나 심사위원, 대중들이 어찌할 수 없는 지점의 것으로 어떻게 ‘살아있는’ 드라마를 만드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강승윤의 마지막 무대가 흥미로운 건, 그 무대가 심사위원들과 생방송을 지켜봐온 대중 모두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뛰어넘을 정도의 것이었다는 데 있다. 는 상대평가가 아닌 시작점이 다른 절대평가다. 장재인은 못해도 90점을 받고, 강승윤은 잘해도 90점을 받는다. 하지만 강승윤은 그 점수를 자신의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 대중들은 72점을 받던 학생이 못한다 못한다 구박을 받다가 어느 순간 96점을 받는 것을 보았다. 이건 산술적인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상상보다 훨씬 심한 것이었을 외부의 압박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버텨내면서, 노력을 통해 얻어낸 결과다. 사람들은 보통 이런 과정을 성장이라고 부른다. 열일곱의 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탈락이라는 두 글자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엄지손가락은 이런 순간에 치켜 올려야 하는 것이다. 윤종신처럼.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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