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스캔들>, 따뜻한 심장과 차가운 뇌
, 따뜻한 심장과 차가운 뇌" /> 11회 월-화 KBS2 밤 9시 55분
의 매력 중 하나는 잘금 4인방의 성장이 계몽군주 정조가 통치하는 조선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와 인성에 대한 학문인 유학을 배우는 유생들이 주인공인 드라마의 특성 상, 주인공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그들을 둘러 싼 세계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곳으로 개혁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호흡을 함께 한다. 좀도둑 누명을 쓰고 출재 위기에 처한 윤희(박민영)가 겪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은 의 독특한 매력을 잘 보여준다.
가난으로 인해 생긴 문제는 당장의 구휼을 도모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끝없이 빈자를 생산해 내는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구휼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선준(박유천)은 복수(이민호)처럼 가난 때문에 죄를 짓는 자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부를 공개해야 한다는 윤희의 말에 동의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아버지(김갑수)의 등에 칼을 꽂는 일이 되진 않을까 번민한다. 선준의 결단이 더 각별한 것은 그가 혈육의 정 앞에서 나침반의 바늘처럼 흔들리는 범부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은 쉬운 동정과 구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할 줄 아는 현실감각과, 그런 세상을 바꾸는 것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처럼 회의하고 번뇌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 격려할 줄 아는 따뜻한 심장을 지녔다. 복수의 말처럼, 이 지금처럼 똑바로 걸어가기를 바란다. 보는 이들 역시 그 뒷모습만 따라갈 수 있도록 말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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