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플러스>, 진짜 소름 돋는 일은 이제부터다
, 진짜 소름 돋는 일은 이제부터다" /> 마지막회 MBC 밤 11시 5분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시대에는 인터넷에 연결된 모니터 속에도 눈과 귀가 있다. 가 전한 국정원과 경찰의 인터넷 패킷 감청에 대한 내용은, 충격에 앞서 지금의 현실이라면 그럴 법 하다는 막연한 의심에 대한 답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방송이었다. 평범한 한 가족의 가장이 어느 날 갑가지 경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가 쓴 댓글 하나, 이메일의 내용과 인터넷 접속 기록을 모두 다 알 수 있는 인터넷 패킷 감청이 이루어졌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감청을 하게 된 시초가 천안함 관련 유튜브 동영상을 다른 공개 게시판으로 퍼온 것이었다는 점은, 이 불편한 진실의 이면에 어떠한 권력이 있는가를 재확인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본도, 언론도 주목하지 않는 동안 네티즌들의 후원을 통해 어렵게 브라질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참여한 노숙인들에 대한 보도는 담담하게 진행되었지만 앞선 내용과 비교되어 또 다른 울림을 주었다. 권력은 모니터를 지켜보고, 감시를 당하는 누군가는 소외된 자들을 위해 단 돈 천 원이라도 후원하고 있는 아이러니는, 공영방송이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오락 프로그램을 늘리면서 “더 좋은 방송을 하기 위해 돈도 있어야 한다”고 말할 때 느껴지는 아이러니와 비슷하다. 누군가 내가 어제 본 인터넷 동영상, 인터넷 뱅킹 접속 기록, 이메일과 메신저의 내용까지 모두 다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소름끼치는 일이다. 하지만 더욱 두렵고 무서운 것은, 이제 이렇게 심층적인 보도를 통해 정부와 권력을 비판하는 내용을 TV를 통해 전달받을 수 있는 통로가 하나 줄어든 현실에 있다. 가 막을 내렸고, 이 프로그램의 원칙이라고 밝힌 “권력에 대한 감시, 반칙에 대한 비판, 약자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만 한 시사 프로그램은 이제 한 손으로 꼽을 만큼도 남지 않았다. 이야말로 진짜 소름 돋는 일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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