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와 배경이 반드시 드라마의 성격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불륜이 등장하지만 선정적이지 않고,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밝고 명랑한 드라마 의 제작 발표회가 1월 15일 KBS 국제회의실에서 있었다. 이 자리에는 한철경 책임프로듀서와 홍석구 감독, 김혜정 작가 등 제작진을 비롯해 출연한 배우 정보석, 심은경, 홍충민, 정성화, 채민희가 참석했다. 풍류는 알지만 가정은 모르는 아버지 는 2006년 연극으로 상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희곡을 ...
위대하신 강마에께서는 “클래식은 귀족의 음악이다”라고 말씀하셨지만 모든 고전(classic)이 꼭 귀족을 위해 만들어진 것만은 아니다. 서양회화의 고전인 렘브란트의 그림은 당시 네덜란드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상인 계급을 위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돈은 잘 벌었을지는 몰라도 고귀함 같은 고전적 가치와는 거리가 있던 이들 신흥 계급의 모습은 렘브란트의 이나 같은 작품을 통해 잘 드러난다. 그는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붓을 든 사람이었...
버라이어티 쇼로 근근이 연명하던 지루한 연말연시가 가고 드디어 1분기 드라마들이 시작되었다. 여느 때라면 새 드라마들이 시작되기 전 공백기에 인기 드라마의 스페셜이나 특집 드라마가 방송되어 지루함을 달래줄 법도 하건만 이번 연말연시는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이 없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1분기의 스타트를 끊은 이 더없이 반가웠다. 은 '칸사이TV(후지TV 계열) 개국 50주년 기념 드라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거물급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호화 캐...
집중력이 유독 떨어지는 나는 드라마도 하나를 꾸준히 붙잡고 보지 못한다. 내 인생의 드라마로 손꼽는 도 시즌 4까지 보던 중 접어놓았고, 지난 해 가장 재밌게 봤던 미드 도 막상 시즌 2가 나오자 흥미를 잃었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 드라마는 사실 (온스타일 월화 밤 12시)이다. 뉴욕 맨해튼의 고급 사립학교에 다니는 십대들의 연애와 라이프스타일을 그린 이 드라마는 사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다. 단...
손발이 꽁꽁 얼어오던 어느 출근길 아침. 문득 작년에 냉동실에 넣어둔 보드카가 생각났다. 친구들에게 맛보이겠다고 어설프게 보드카 칵테일 만드는 법을 배워와서는 보드카를 사고 마트를 몇 군데 뒤져서 라임을 샀던 일 등이 말이다. 결국 칵테일 비율 조합의 실패로 그날의 히트상품은 되지 못했지만 보드카 칵테일은 언제나 마이 페이보릿 칵테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보드카가 좋은 이유는 티끌하나 없는 맑디 맑은 그 녀석 자체의 아름다움과 군더더기 없는...
MBC 밤 9시 55분 10년 만에 돌아왔던 그들이지만 어느새 다시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위암 수술이 성공하던 하지 않던 김도훈 교수는 시청자를 떠나는 것이다. 사실 진정한 시즌제 드라마를 외쳤지만 는 전작의 몇몇 캐릭터를 가져 온 것 외에는 전혀 다른 정서와 구성을 보여줬다. 의료사고는 매회 일어나고, 그럼에도 최진상은 계속 진상을 떨고 정하윤은 계속 민폐를 끼쳤다. 전작에 비해 느낌은 훨씬 가벼웠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가 끝까지 지키려 ...
MBC 의 김태호 PD, 앞으로의 에 대해 “멤버들의 뇌구조를 그려볼까 생각하다 여섯 멤버들의 정신감정을 해 보기로 했다. 이미 관찰카메라 녹화를 완료했고 촬영하고 보니 멤버들의 의외의 병명을 파악할 수 있더라”라고 말해. 보도자료 반전 : 노홍철만 '이상 무'. 김장훈, 14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3년만의 서울소극장 공연을 기획하던 중 국립극장 안에 있는 KB하늘극장이라는 600석 규모의 소극장이 마음에 들었다. 1,2,3월에는 거의...
어릴 때, 나도 F4처럼 교복을 입고 다니던 시절엔 “학생은 교복 입고 있을 때가 제일 예뻐”라던 어른들 말씀이 말도 안 되는 '뻥'이라고 생각했다. 옷 사주기 싫어서, 또는 옷에 신경 못 쓰게 하기 위해서 그냥 하는 소리 말이다. 그런데 KBS 를 보니 그게 진심에서 우러난 진실이었다는 것을 알겠다. 그렇다고는 해도, 세상 많이 좋아졌다. 우리 때 교복은 디테일이라고는 오히려 교복의 전체적인 느낌을 더욱 촌스럽게 만드는 허리 절개선 뿐이었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는 원래 있었던 장르가 아니다. '리얼'과 '버라이어티 쇼'의 합성어인 이 말은 MBC 에서 처음 사용됐고, 그 뒤로 여러 프로그램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쇼라는 표현을 쓰면서 장르화 됐다. 이 때문에 리얼 버라이어티 쇼는 프로그램에 따라 그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 리얼 버라이어티 쇼들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지금 리얼 버라이어티 쇼, 혹은 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단서일 수...
얼마 전 첫 번째 시즌을 마친 Sci-Fi의 (Sanctuary)는 보기 드문 경로를 통해 제작된 시리즈다. 는 웨비소드 로 2007년 제작돼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된 후 반응이 좋아 TV 시리즈로 방영되기 시작했다. 미드팬들은 이미 익숙하겠지만, 웨비소드라 하면 처럼 기존에 인기 프로그램이나, 컬트 시리즈들이 젊은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 차원으로 만들던 5-10분여 정도의 짧은 인터넷 에피소드를 말한다. 그런데 는 이 '순리'를 역행해...
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엠티 가고 싶고, 라면 먹고 싶고, 선남선녀 어우러져 게임도 하고 싶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왁자지껄한 '1박 2일' 과 '패떴'의 멤버들 때문에 출근을 앞둔 일요일 밤이 더 힘들어지지만 건강한 이들의 웃음을 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비슷한 포맷과 성격으로 종종 비교되기도 하는 이 두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멤버들이 만난다면 어떨까? 여기 가 야심차게 준비한 가상대본에서 확인해보자.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은 서로를 서방과 부인으로 호칭하며 알콩 달콩한 신혼의 역할극을 정성들여 보여주지만 이런 부부의 연은 각자의 개인 활동이 필요할 땐 쉽게 끊어진다. 부부라는 역할 모델을 연기한다는 면에서는 시트콤에 가깝지만 대사나 행동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면에서는 리얼리티쇼에 가까운 이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몇몇 한국 예능 프로그램...
요즘 한국 오락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전성시대다. MBC , KBS 의 '1박 2일', SBS 의 '패밀리가 떴다' 등 공중파 3사의 주요 오락 프로그램은 모두 리얼 버라이어티 쇼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어느새 리얼이나 캐릭터 같은 단어들이 우리에게 익숙해졌다. 그러나 리얼 버라이어티 쇼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애초에 리얼과 버라이어티 쇼를 결합한 이 단어는 늘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의심 받았고, 동시에...
솔로 솔로 오늘부터 난 홀로 홀로/ 내 맘대로 전화 꺼놔도 돼/ 밤새도록 술 마시고 망가져도 돼/ 혼자서 훌쩍 떠나도 돼 노래를 들으며 '이십대 초중반에는 저런 식으로 이별을 극복하곤 했지' 하며 코웃음 치다가도 막상 지금도 전혀 다를 게 없는 상황에 훅~ 공감하고 말아버린다. 연애가 끝난 뒤에는 함부로 이별노래를 듣는 것이 아니라지만 이 노래는 오히려 편하게 들을 수 있다. 감옥 같던 연인이 떠나서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두 남자의 목소리를 듣...
한국 방송 콘텐츠의 해외 수출은 더 이상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구매하는 시장은 여전히 아시아로 한정되어 있고, 수출 계약이 채결되는 드라마들은 '한류'라는 트렌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과 유사한 줄거리에 한류 스타를 출연시키는 드라마들은 '수출용'이라는 의혹을 사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한류와 무관한 케이블 TV의 자체 제작 콘텐츠들이 최근 연이어 해외로 수출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케이블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