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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트 코베인

    “라디오에서 악셉트의 'Metal Heart'를 처음 듣던 순간의 기분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고, 실제로 헤비메탈 음악에 미쳐버렸다.” 백민석의 자전 소설 에 나온 구절이다. 내게도 유사한 경험이 있으니 고등학교 2학년 때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을 들었을 때였다. 나는 십대였고, 생전 처음 접한 강렬한 기타 리프와 둔탁한 드럼 타성에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백기를 흔들었다. 거의...

  • 내가 33분 동안 시간을 끌어주겠어!

    드디어 돌아왔다! 아니, 돌아오게 돼버린 건가? 어쨌든, 지난 2008년 3분기에 방송되어 묘한 매력을 선보인 드라마 이 (이하 )으로 돌아왔다. 제목만 봐도 벌써 웃음이 터진다. 심지어 한 주 앞서 방송된 특집극의 제목은 이었다. 이런 제목을 지어 놓고 자신들이 좋아서 시시덕거렸을 제작진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지난 2008년 방송 당시 은 일본 언론으로부터 TV 드라마에 '탈력계(脫力系) 서스펜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는 평가...

  • 뮤지컬 <드라큘라 : 더 뮤지컬?>│쌈바 춤을 추는 그대, 드라큘라

    음산한 성에 몸을 숨기고 신선한 피를 탐하던 외롭고 고독한 드라큘라는 이제야 비로소 “아, 즐거워-”라고 고백한다. 목이나 빨던 드라큘라는 잊으라는 카피만큼이나 피와 무덤의 괴물 드라큘라는 춤을 추고, 남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인정사정없이 굴욕당하기 시작한다. 프라하의 아름다운 고성과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로 기억되던 를 맘껏 비트는 (Dracula The Musical?) 의 프레스콜이 4월 1일 대학로 상상나눔씨어터에서 열렸다. 드라큘...

  • <지금은 꽃미남 시대> vs <지금은 꽃미남 시대>

    MBC에브리원 수 저녁 9시 꽃보다 남자는 끝났지만 미디어에 남긴 영향력은 여전한 듯하다. '2% 모자란 남자들의 100% 외모지상주의 방송'을 표방하고 등장한 . 다소 외모가 떨어지는 남자들이 등장해서 미끈한 남자로 변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방송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거칠고 건방진 캐릭터인 박명수와 유세윤이 프로그램의 MC니까! 그들의 면면과 조합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 는 마치 MBC '라디오스타'의 유사품과 같이 꾸며...

  • 선우선│“내게 장동건은 별로 상관없는 사람, 하하”

    선우선│“내게 장동건은 별로 상관없는 사람, 하하”

    넉넉한 후디에 트레이닝 팬츠차림으로 스튜디오로 들어선 선우선은 그간 매체를 통해 본 모습과 너무 달랐다. 조막만한 얼굴에 만화 같은 눈과 입술은 7세 이전 소년의 것을 보는 듯했고, 부끄러운 듯 조심스러운 말투엔 강단이 녹아있었다. 그렇게 긴 시간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거치며 선우선은 MBC 은소현이 되었나보다. 그냥 던진 “목표가 있나?”라는 질문에 “목표라는 것은 왠지 거기까지만 된다는 생각에 무섭다”라 대답하며 “그저 현실에 충실할 뿐”...

  • KBS &lt;꽃보다 남자&gt; 시즌 2 일일 드라마로 제작.

    KBS <꽃보다 남자> 시즌 2 일일 드라마로 제작.

    KBS 시즌 2 일일 드라마로 제작. 의 제작사 그룹 에이트는 4월 1일 “의대생이 된 금잔디가 윤지후의 할아버지를 완치시키는 등 의사로서 활약하지만 자신이 강희수 회장의 숨겨진 자식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지는 이야기로 시작될 예정이다. 구준표와 구준희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만우절 기념 에디션 쓰면서 이게 왠지 거짓말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만, 낚이셨어요. 그룹 동방신...

  • 다윗에게 골리앗보다 무서운 것

    셰익스피어와 제인 오스틴 등의 고전 작품은 시대극으로도 많이 만들어졌지만, 이야기를 현대로 옮긴 버전도 다수 제작됐다. 그런데 유난히도 성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배경이 된 시대를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아무리 '엔터테인먼트'라고는 하지만, 종교를 소재로 하는 것 자체가 창작자에게 부담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NBC의 새로운 시리즈 (Kings)는 놀랍고 신선하다. 는 성서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 앨리스TV <정재윤의 작업남녀>

    무엇을 봐도 이제 웬만한 것은 와 닿지 않거나 재미가 없으니, 애꿎은 리모콘 배터리만 금세 닳아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7살 아래 후배가 “형 그거 봤어요?” 라며 '강추'한 게 바로 다. 재밌다고 깔깔대던 녀석의 이야기를 다그치며 “내가 애냐?”며 면박을 줬지만 집으로 돌아와 곧 바로 찾아보곤 '이건 뭔가?'라며 깊게 빠져들고 말았다. 매회 두 명의 남자 도전자들이 아무런 무기(차나 돈 따위) 없이 길거리로 나가 처음 본 여자를 헌팅 해 작...

  • 2009년 4월 2일

    tvN 밤 12시 데이비드 테넌트가 에서 하차할 때 그는 평생 자신이 '닥터후'의 이미지를 갖고 가는 것이 두렵다는 인터뷰를 한 바 있다. 혹시, '영애씨'를 연기하는 김현숙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지 않을까. 벌써 5시즌을 방송 중인 의 주인공 김현숙은 지난 3년간 누구보다 거칠지만, 그 어떤 사람보다 당당하게 현실의 장애물에 맞서는 시대의 양심 , 영애씨로 살아오고 있다. 그러나 연극배우였던 그녀가 '출산드라'로 순식간에 유명 ...

  • 예능 10인│유세윤, 윤종신, 이경규, 최양락, 탁재훈

    유세윤 누가 유세윤이 예능인이기를 바랄까? 사실 유세윤은 KBS 에서 그동안 보여주었던 불후의 코너들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존재다. '사랑의 카운슬러', '착한 녀석들'은 물론 '닥터 피쉬'와 지금 하고 있는 '할매가 뿔났다' 까지 그의 개그는 자기복제에 빠지지 않으며 매번 어디로 튈지 모르게 독특하고 비범하다. 그리고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한 '무릎 팍 도사'의 '건방진 도사' 캐릭터 역시 사실은 에...

  • 예능 10인│김구라, 박명수, 박미선, 붐, 신정환

    김구라 김구라가 활용하는 웃음의 코드는 '콜럼부스의 달걀'이다. 다른 사람의 단점과 약점을 강도 높게 폭로하거나 속마음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거칠고 독한 그의 캐릭터는 누구도 과감히 개척하지 않았을 뿐, 노력하면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다. 지독한 솔직함을 추구하는 방송 트렌드의 수혜를 틈 타, 특화된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그는 스스로 논란과 신드롬을 생산하며 요란하게 메이저 방송에 안착했다. 그래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

  • 예능 10인│대한민국 예능 10인 영토 점검

    악플을 각오하고 시도해 본다. 의 열여덟 번째 '포커스'는 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예능 10인'에 관한 평가다. 정확하게 말하면 유재석과 강호동을 제외한 10인에 관한 평가다. 지금 한국 오락 프로그램은 분명히 유재석과 강호동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그들은 오락 프로그램 시장의 전부도 아니고, 그들이 오락 프로그램의 모든 영역을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2강 체제는 역설적으로 그들과 그들 이외의 MC들로 예능계의 ...

  • 문소리│위대한 여배우들이 그려낸 영화들

    애초에 그 배우는 거기에 있었다. 물론 그 흔한 연극영화과 출신도, 극단 출신도 아니었다. 하이틴 스타로 등장해 서서히 나이 먹어 간 것도, 조연에서 시작해 주연으로 올라온 입지전적 인물도 아니었다. 대학 졸업반 때 우연히 참가한 오디션을 통해 그 말간 첫사랑의 얼굴을 드러낸 문소리는 이후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분한 로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다 시집 못간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 유부녀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

  • <꽃보다 남자> vs <상상플러스2>

    KBS2 화 저녁 9시 55분 금잔디(구혜선)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은 해피엔딩이었다. 게임의 최종 관문이었던 '기억상실 과제'를 빛의 속도로 통과하고 최고의 기업가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구준표(이민호)의 동화 같은 프로포즈를 받아내는 데 성공한 것. 강회장(이혜영)의 급작스런 양순 모드, 윤박사(이정길)의 부재, 잔디와 지후(김현중)의 의사 가운 등 결말의 궁금증은 여전히 산재하지만 는 그 당연한 의문들이 유효한 세계가 아니다. 오로지 구...

  • <천추태후> vs <천추태후>│ 새로운 고려, 할 수 있겠느냐?

    고려판 알파걸이라는 천추태후의 재조명과 박력 넘치는 전투 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작된 KBS 대하사극 .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여전히 는 종전의 사극들에 비해 내세울 만한 차별점이 있을까? 오히려 는 시간이 흐를수록 KBS 사극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쟁과 권력의 중심이 여성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백성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북진정책과 영토회복을 고수하는 숭덕궁주(채시라)의 모습은 이전의 이나 에서 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