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돌아왔다! 아니, 돌아오게 돼버린 건가? 어쨌든, 지난 2008년 3분기에 방송되어 묘한 매력을 선보인 드라마 <33분 탐정>이 <돌아오게 돼 버린 33분 탐정>(이하 <돌아온 33분 탐정>)으로 돌아왔다. 제목만 봐도 벌써 웃음이 터진다. 심지어 한 주 앞서 방송된 특집극의 제목은 <돌아오는 건가? 33분 탐정>이었다. 이런 제목을 지어 놓고 자신들이 좋아서 시시덕거렸을 제작진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지난 2008년 방송 당시 <33분 탐정>은 일본 언론으로부터 TV 드라마에 ‘탈력계(脫力系) 서스펜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탈력계란 어딘가 허술해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재미가 있어 힘을 빼고 보면서 웃게 된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말해 보는 사람의 기운을 쭉 빠지게 만든다고 할까. ‘탈력계’와 ‘서스펜스’, 이 모순된 단어들의 조합이 바로 <33분 탐정>의 묘미였다.
어쩌다 그는 돌아오게 되어 버렸나
<33분 탐정>은 드라마가 자기 패러디에 성공한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아무리 금기가 없고 무한한 소재를 자랑하는 일본 방송이지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장르에서 주요 플롯이 반복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추리 드라마의 경우 더욱 그랬다. 하지만 <33분 탐정>은 원조 긴다이치 소년(소년 탐정 김전일)인 도모토 츠요시를 캐스팅해 뻔한 사건을 말도 안 되는, 하지만 기상천외한 추리로 해결하는 독특한 드라마를 완성해냈다. 시청자의 반응도 좋아 DVD가 5만 세트나 판매되었을 뿐 아니라 후속편 제작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빨리 후속편 <돌아온 33분 탐정>이 편성된 데는 이런 시청자들의 성원도 한 몫 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오히려 다른 데 있는 듯 하다. 그것은 바로 4월 25일부터 방송될 새 토요 드라마 <마녀의 재판> 방송에 앞서 비게 된 시간을 <돌아온 33분 탐정>이 때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아온 33분 탐정>에게 ‘땜빵 드라마’라는 이름은 결코 모욕이 아니다. 사실 시간 끄는데 있어서 만큼은 세계 제일인 33분 탐정, 쿠라마 로쿠로(도모토 츠요시)가 아니던가. 더할 나위 없는 적역이다. 스스로도 드라마 속에서 “다음 드라마가 시작할 때까지의 4주간, 내가 33분 동안 시간을 끌어주겠어!” 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연유로 ‘돌아오게 돼 버린’ 쿠라마 탐정과 조수 리카코(미즈카와 아사미), 그리고 오오타하라 경부(타카하시 카츠미)와 모테기 형사(토츠기 시게유키)는 여전하다. 변함없이 33분 동안 온갖 민폐를 끼치며 웃음을 선사한다.
역시나 비범했던 탐정 쿠라마의 어린 시절
먼저 놓쳐선 안 될 것이 한 주 앞서 방송된 특집극 <돌아오는 건가? 33분 탐정>이다. 무려 탐정 쿠라마의 어린 시절을 보여준다. 초등학생 쿠라마가 주인공인데 이 역할은 여덟 살 소년 마에다 오시로가 맡았다. 특이하게도 그는 아역 배우가 아니다. 역시 초등학생인 형과 함께 ‘마에다 마에다’라는 이름의 콤비를 짜서 만담 개그를 하는 어엿한 일본 최연소 개그맨이다. <돌아오는 건가? 33분 탐정>에서 발생한 사건은 운동회에 사용할 공이 사라진 것이다. 물론 알고 보니 공은 수리를 맡긴 터라 없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쿠라마 어린이는 역시 떡잎부터 달랐다. “이 사건을 이대로 끝내버리면 급식 시간까지 할 일이 없어져 버린다구요!”라며 얼핏 들으면 나름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우며 일을 복잡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33분 탐정>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그 대사, “난야칸야와 난야칸야데스!”(어쩌구 저쩌구는 어쩌구 저쩌구입니다!!)를 외쳐주는 것까지 잊지 않는다.
<돌아온 33분 탐정> 역시 변함없이 말도 안 되는 사건과 그보다 더 말이 안 되는 추리, 그리고 헛웃음이 나오는 CG로 돌아왔다. <33분 탐정>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2분기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까지 딱히 볼 것이 없어 심심한 이들 모두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뭐 원래부터 4주간 버티기 위해 돌아온 쿠라마 탐정이니 말이다. 참고로 <돌아온 33분 탐정>이 이렇게 애써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드라마 <마녀 재판>은 이쿠타 토마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드라마다. 5월부터 일본에 도입되는 배심원 제도를 소재로 하는 <마녀 재판>은 거액의 유산을 둘러 싼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른바 ‘마녀’라 불리는 여성 피고의 재판을 다룬다. 이쿠타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에 별 관심 없는 프리터였으나 어쩌다 배심원에 뽑히게 된 청년을 연기한다. 앞으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다루게 될 <마녀 재판> 역시 2분기에 주목해 볼 드라마다.
글. 김희주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어쩌다 그는 돌아오게 되어 버렸나
<33분 탐정>은 드라마가 자기 패러디에 성공한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아무리 금기가 없고 무한한 소재를 자랑하는 일본 방송이지만,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장르에서 주요 플롯이 반복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추리 드라마의 경우 더욱 그랬다. 하지만 <33분 탐정>은 원조 긴다이치 소년(소년 탐정 김전일)인 도모토 츠요시를 캐스팅해 뻔한 사건을 말도 안 되는, 하지만 기상천외한 추리로 해결하는 독특한 드라마를 완성해냈다. 시청자의 반응도 좋아 DVD가 5만 세트나 판매되었을 뿐 아니라 후속편 제작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빨리 후속편 <돌아온 33분 탐정>이 편성된 데는 이런 시청자들의 성원도 한 몫 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오히려 다른 데 있는 듯 하다. 그것은 바로 4월 25일부터 방송될 새 토요 드라마 <마녀의 재판> 방송에 앞서 비게 된 시간을 <돌아온 33분 탐정>이 때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아온 33분 탐정>에게 ‘땜빵 드라마’라는 이름은 결코 모욕이 아니다. 사실 시간 끄는데 있어서 만큼은 세계 제일인 33분 탐정, 쿠라마 로쿠로(도모토 츠요시)가 아니던가. 더할 나위 없는 적역이다. 스스로도 드라마 속에서 “다음 드라마가 시작할 때까지의 4주간, 내가 33분 동안 시간을 끌어주겠어!” 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연유로 ‘돌아오게 돼 버린’ 쿠라마 탐정과 조수 리카코(미즈카와 아사미), 그리고 오오타하라 경부(타카하시 카츠미)와 모테기 형사(토츠기 시게유키)는 여전하다. 변함없이 33분 동안 온갖 민폐를 끼치며 웃음을 선사한다.
역시나 비범했던 탐정 쿠라마의 어린 시절
먼저 놓쳐선 안 될 것이 한 주 앞서 방송된 특집극 <돌아오는 건가? 33분 탐정>이다. 무려 탐정 쿠라마의 어린 시절을 보여준다. 초등학생 쿠라마가 주인공인데 이 역할은 여덟 살 소년 마에다 오시로가 맡았다. 특이하게도 그는 아역 배우가 아니다. 역시 초등학생인 형과 함께 ‘마에다 마에다’라는 이름의 콤비를 짜서 만담 개그를 하는 어엿한 일본 최연소 개그맨이다. <돌아오는 건가? 33분 탐정>에서 발생한 사건은 운동회에 사용할 공이 사라진 것이다. 물론 알고 보니 공은 수리를 맡긴 터라 없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쿠라마 어린이는 역시 떡잎부터 달랐다. “이 사건을 이대로 끝내버리면 급식 시간까지 할 일이 없어져 버린다구요!”라며 얼핏 들으면 나름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우며 일을 복잡하게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33분 탐정>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그 대사, “난야칸야와 난야칸야데스!”(어쩌구 저쩌구는 어쩌구 저쩌구입니다!!)를 외쳐주는 것까지 잊지 않는다.
<돌아온 33분 탐정> 역시 변함없이 말도 안 되는 사건과 그보다 더 말이 안 되는 추리, 그리고 헛웃음이 나오는 CG로 돌아왔다. <33분 탐정>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2분기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까지 딱히 볼 것이 없어 심심한 이들 모두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뭐 원래부터 4주간 버티기 위해 돌아온 쿠라마 탐정이니 말이다. 참고로 <돌아온 33분 탐정>이 이렇게 애써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드라마 <마녀 재판>은 이쿠타 토마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드라마다. 5월부터 일본에 도입되는 배심원 제도를 소재로 하는 <마녀 재판>은 거액의 유산을 둘러 싼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른바 ‘마녀’라 불리는 여성 피고의 재판을 다룬다. 이쿠타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에 별 관심 없는 프리터였으나 어쩌다 배심원에 뽑히게 된 청년을 연기한다. 앞으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다루게 될 <마녀 재판> 역시 2분기에 주목해 볼 드라마다.
글. 김희주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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