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US'가 아니라 'CIRCUSSSS', 밴드 W&Whale이 2년 만에 선보인 미니앨범 타이틀에는 멤버 수만큼 S가 붙어있다. W&Whale은 “네 사람의 서커스라는 뜻”이라 설명했다. 1993년 그룹 코나로 데뷔해 '우리의 낮은 당신의 밤보다 아름답다'를 불렀고 한재원(건반), 김상훈(베이스, 기타, 드럼)과 함께 지금의 W&Whale의 전신격인 W를 결성했던 맏형 배영준(기타)에게는 18년의 세월이, 20...
두 번째 영화 이후, 장훈 감독은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감독으로 손꼽혔고 세 번째 영화 은 개봉 전부터 예매 1순위를 달렸다. 데뷔작 부터 까지 새로운 작품을 들고 나올 때마다 몸집이 커지는 영화처럼 착실히 자신의 영역을 불려나가는 그는 여름 블록버스터들의 전쟁에 전쟁영화로 뛰어들었다. 은 그동안 물량공세로 만들어낸 스펙터클이나 아까운 목숨들을 이용한 신파로 소비되던 한국전쟁의 맨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댔고, 관객을 6.25가 아닌 휴전 협정이...
“여러분, 최고의 편곡자! 돈~ 스파이크!”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남진의 '님과 함께'를 부르던 김범수가 외치자 시원하게 머리를 민 거구의 사나이가 선글라스를 끼고 건반을 어깨에 멘 채 무대에 등장했다. 몇 초에 불과한 깜짝 등장이었음에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현재 '나가수'에서 김범수의 전담 편곡자이자 브라운 아이드 소울, 화요비, 휘성, 박효신을 비롯한 다수 뮤지션들의 편곡을 담당했던 돈 스파이크다....
지난 14일 종영한 KBS 의 노순금은 누구와도 닮지 않은 여주인공이었다. 순금은 육체노동과 가사노동, 감정노동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식모'이자 엄청난 액수의 로또에 당첨된 신데렐라이기 이전에 성실하고 곧은 태도로 일상을 살아가는 성인이었고 썩 괜찮은 인간이었다. 그리고 '여자'의 느낌을 상당 부분 지운, 엉뚱하지만 민폐는 아니고 열심히 살지만 억척스럽지는 않은 이 캐릭터는 좀처럼 세상사에 찌들지 않는 듯한 이미지의 성유리와 만나며 묘한 설...
하고 싶은 건 해도 남한테 폐는 안 끼친다는 말을 한 걸로 기억해요. 보통은 모범생이거나 그냥 막 살 텐데. (웃음) 희철: 전 남의 말 진짜 안 들어요. 데뷔 전에는 인터넷 진짜 많이 했어요. (김)구라 형 사이트라든가 (웃음) 팬카페도 다 들어갔는데, 그런 걸 보면 저도 사람이라 한 쪽으로 쏠리더라구요. 팬카페에서 잘한다고 하면 “이걸 해야되나?” 이러고, 안티카페 가서 제 비판을 보면 “내가 이렇게 실수했나?”하면서 쫄고. 그럴 바엔 제...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과 그룹 트랙스의 정모가 뭉쳐 만든 프로젝트 팀 M&D는 요즘 가요계의 틀 안에서 딱히 뭐라 정의하기 어렵다. 유닛이라고 하자니 소속된 그룹이 다르고, 멤버들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하기엔 그들 스스로 방송 활동을 단 한 번만 하기로 마음 먹었다. 게다가 그들은 직접 팀의 기획안을 짜서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M&D의 활동을 허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회...
유명 요리사가 자신의 브랜드만을 빌려주는 식당과 직접 운영하는 식당이 있다. 에드워드 권에게 있어 QTV (이하 )는 말하자면 후자에 가깝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경양식집 주방 아르바이트생에서 버즈 알 아랍의 수석총괄주방장까지 이른 이 입지전적 요리사는 자신이 경험했던 치열한 주방의 경쟁 논리를 그대로 에 적용한다. 이제는 시그니처가 된 '당신은,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차가운 탈락 멘트와 함께. 공중파와 케이블 서바이벌 쇼를 통틀어 아마 가장...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 영화를 넘어서 상징적인 무엇이 되곤 하는 한국 영화계에서 영화 로 이민기는 천만관객 배우가 되었다. 천만 명이 보았다는 것은 대중성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이며 출연자들에게는 '클래스'가 달라지는 척도가 된다. 그리고 2년 후 다시 . 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100억 원 규모의 블록버스터에서 기수는 형식과 닮았다. 짧은 인연을 목숨 걸고 사랑으로 만든 형식처럼 기수는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고, 여전히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지난 7일 종영한 MBC 의 엔딩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모두를 용서했다. 아니, 이렇게 말해도 될 것이다. 마루가 집에 돌아왔다. 이것은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다. 봉우리의 오빠로서, 차동주의 형으로서, 최진철의 아들로서 살아야 했던 마루는 드라마 속 모든 갈등의 연결고리 같은 존재이자 갈등 해결의 실마리 같은 존재였다. 어딘가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치고, 무엇인가를 얻고 싶어 괴로워하는 이 딱한 캐릭터를 보며 시청자들이 '다크마...
“사실 저는 진짜 오타쿠거든요.” 지난 5월에 있었던 연극 제작발표회에서 김한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로 자신을 소개했다. 제작발표회 전 날도 애니메이션을 보고 왔고, 로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오타쿠를 다루는 작품의 배우가 진짜 오타쿠라니. 그것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이유다. 하지만 '오타쿠'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오해되듯,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는 틀을 벗겨낸 김한은 훨씬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그래서 수다일 줄 ...
소년시대. 최근 발매한 솔로 EP 의 수록곡이자 가장 먼저 공개됐던 곡의 제목이, 신윤철과의 인터뷰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말이 필요 없는 거장 신중현의 아들, 시나위 신대철의 동생, 그리고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3관을 차지한 서울전자음악단의 리더. 결코 허투루 생각할 수 없는 외형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음악을 하고 듣는 즐거움을 말하는 그에게선 “실력은 안 되는데 지미 헨드릭스를 억지로 카피하려다 실패하던” 초등학생 기타...
'싸구려 커피'를 마시며 방바닥을 긁던 찌질한 청춘은 어느 순간 '별 일 없이 산다'고 말할 정도로 안정을 누렸고, 이제는 웬 여자에게 너랑 나랑은 '그렇고 그런 사이'임을 공표할 만큼 인기도 누린다. 자신의 노래 속 화자의 변화만큼이나 얼마 전 2집 앨범 을 낸 장기하의 위상 역시 EP 를 갓 발매했던 시절과는 전혀 달라졌다. 인디계의 핫한 신인은 이제 김동률, 이효리, 엄정화 등 메인스트림의 거물들이 팬임을 자처하는 또 하나의 거물이 됐다....
“혹시 독고 형님 사진이?” 테이블에 놓인 비타민 음료 병을 보며 농담을 던지는 임지규에게서는 여전히 MBC 에서 자신이 연기했던 독고진(차승원) 매니저 재석의 얼굴이 자연스레 드러났다. 올해 초 MBC 의 비서 강우 역에 이어 에 출연하면서 이제 복잡한 출근길에도 알아보는 이들이 생겼지만 지금 임지규가 있는 자리는 오랫동안 나홀로 맨땅에 헤딩해 온 이 배우가 얻어낸 눈물겨운 결과물이다. 2004년 첫 단편영화 로 데뷔한 후 연기할 기회가 오지...
'홍자매'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부지런하다. 2005년 KBS 으로 데뷔한 뒤 부침이 심한 드라마 시장에서 SBS , MBC , SBS 등 꾸준히 신작을 발표했고 매번 일정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소재, 설정, 캐릭터 등 어느 하나에서라도 새로운 것을 찾아낼 때까지 회의를 쉬지 않는 그들의 집요함은 자신들의 일곱 번째 드라마인 MBC 에서 또 한 단계 성장을 이루었다. 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른 배우 차승원은 “작품은 글이 좋아야 된다. ...
슈샤드(기타, 보컬), 링구(드럼, 보컬), 몬구(키보드, 보컬). (왼쪽부터) 명료하게 말해서 음악의 힘을 증명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울게 하거나, 춤추게 하거나. 춤추지 않는 자를 21세기 마지막 몬스터라 칭하는 몽구스는 그런 점에서 위력적인 밴드다. 그리고 이들의 새 앨범 는 여전히 낭만과 흥겨움이 넘실거리는 몽구스의 세계를 세련되게 정리한 말끔한 댄스 플로어다. 그런데 앨범을 듣노라면 문득 춤추는 동안 아무도 몰래 변해버린 것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