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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노련한 드라이빙의 한계

    <택시>, 노련한 드라이빙의 한계

    금 tvN 밤 12시 20분 어떤 인터뷰는 단 하나의 대답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기도 하다. 토니 안과 문희준에게 H.O.T 재결성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들으며 훈훈하게 마무리한 '토니 안 편'이 그랬다. 팬이라면 알만한 이야기, 혹은 이번에 처음 들은 사연이 의미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과거에 집착해야 한다'는 문희준의 장난스런 지론처럼 H.O.T 시절의 영광과 우정에 천착한 질문과 대답은 또 다른 곁길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 <시크릿가든>│니가 사는 그 집

    <시크릿가든>│니가 사는 그 집

    이름 김주원, 나이 서른 셋, 직업 부자. 나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해. 어차피 그쪽 같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나 사이에 벌어지는 오해는 정보의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는 사고 수준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거니까. 그렇다고 내가 2만 평 상당의 정원 딸린 자택 없다고 사람 무시하고 그런 사람 아니야. 요즘 SBS 이라는 드라마에 협찬해 주고 있는 내 집, 그리고 최우영, 그쪽은 오스카라고 알고 있는 그 인간...

  • <비틀즈 코드>, 뭐야... 또라이 같지만 웃겨...

    <비틀즈 코드>, 뭐야... 또라이 같지만 웃겨...

    Mnet 목 밤 12시 MBC '라디오 스타'의 기조가 '거침 없음'이라면 Mnet 의 기조는 '뻔뻔함'이다. 신해철의 활동기간에서 레인보우의 활동기간을 빼고(18-1), 김세황의 나이에서 레인보우 멤버들의 나이를 빼면(40-23)같은 숫자 17이 나오니 평행이론과 맞아 떨어진다며 호들갑을 떤다. 심지어 신해철이 데뷔하고 김재경이 태어난 88년에 개최된 서울 올림픽의 상징은 '오륜기'고 넥스트의 멤버가 '다섯'명이라는 것까지 “끊임없이 이어지...

  • <불만제로>, 불만과 불안의 시대에 신뢰를 꿈꾸다

    <불만제로>, 불만과 불안의 시대에 신뢰를 꿈꾸다

    수 MBC 오후 6시 50분 꾸준한 안정감과 신뢰감으로 어느 덧 일상 같아진 프로그램들이 있다. MBC 도 그런 경우다. 2006년 9월 첫 방영을 시작해 어제 200회를 맞은 이 방송은 국내 최초의 소비자 솔루션 프로그램이자, 소비자 고발 버전 이라고 불릴 만큼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송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한 방송의 무게를 강조하기보다는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친근함으로 소비자 곁을 지켜왔다. 이는, 불만 내용을 검증하는 꼼꼼한 ...

  • '라디오스타', 대놓고 물어봐줘서 고마워

    '라디오스타', 대놓고 물어봐줘서 고마워

    '라디오스타' 수 MBC 밤 11시 5분 이 짤막한 쇼가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제 한 회는 '라디오스타'의 특징과 매력을 자연스런 흐름 속에서 하나하나씩 보여준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프리젠테이션 같았다. 쟁쟁한 인턴 DJ들의 경쟁 속에서 정식 DJ로 발탁된 김희철의 합류를 반기면서도 마냥 과거를 잊지 않는다. 부담스러울 법한 신정환 문제를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 '남다른 취미를 갖지 않겠다'는 윤리 선서와 같은 방식으...

  • <자이언트>, 미래를 위해 돌아보라

    <자이언트>, 미래를 위해 돌아보라

    마지막 회 SBS 밤 9시 55분 조필연(정보석)의 이름은 한자로 '必然' 아니었을까. 그가 국무총리가 되기 위한 청문회를 하던 날 만보 플라자가 무너진 건 우연이다. 그러나 부실의 집합체였던 만보 플라자가 언젠가 무너지고, 그의 오랜 부패의 역사가 담긴 비자금 장부가 밝혀지는 것은 필연이었다. 의 마지막 회는 삼풍백화점과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연상시키는 사건들을 보여주며 두 사건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조필연 같은 인간들이 오랫동안 쌓은 ...

  • <승승장구>,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시나요?

    <승승장구>,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시나요?

    화 KBS2 밤 11시 5분 환갑을 넘은 배우이면서 '여자'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김수미는 토크의 소재가 무궁무진한 게스트였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김수미가 에서 풀어낸 이야기들은 젊은 시절의 소소한 사연들로부터 인생의 고비에 대한 것까지 다양하고 솔직했으며 거침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기본적으로 그 이야기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앞부분의 '우리 빨리 물어'에서 가벼운 질문들을 정...

  • <밤이면 밤마다>, 지속 가능한 토크의 가능성

    <밤이면 밤마다>, 지속 가능한 토크의 가능성

    월 SBS 밤 11시 15분 가 세 번째로 부른 게스트의 조합은 임창정과 정준하였다. 첫 게스트인 김수로와 싸이가 그랬던 것처럼 MC들의 다양한 조합과 그 활용을 테스트하기 최적화된 섭외다. 덕분에 4회는 쇼의 강점만큼이나 약점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탁재훈과 박명수는 독한 개그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어처구니없는 말장난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아 오는 데 능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벌려놓은 판을 수습하고 정리하는 데 소질이 있는 사람들은...

  • <놀러와>, 과연 '윤종神'이다

    <놀러와>, 과연 '윤종神'이다

    MBC 밤 11시 15분 류시원, 김원준, 김진표, 윤정수가 출연했던 '자아도취 클럽' 특집 이 90년대 스타들에게 마음껏 '자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줬다면, 어제 '국민 오빠' 특집은 일찌감치 국민 오빠의 아우라를 벗기고 유치한 대결과 귀여운 장난으로 뒤범벅된 마당이었다. 신승훈, 윤종신, 차태현이 각각 본인을 “부연 설명이 필요한 국민 오빠”, “결핍된 구민 오빠”, “만만한 국민 오빠”로 소개한 것은 앞으로 그 어떤 무게도 잡지...

  • <아프리카의 눈물>, 잊지 않기 위해서

    <아프리카의 눈물>, 잊지 않기 위해서

    금 MBC 밤 11시 10분 프롤로그는 '지구의 눈물' 연작 가운데 이번 눈물이 가장 뜨거울 것이라는 예고였다. 이야기의 범위가 더 확장되고 스케일도 커진 은 환경문제라는 시리즈 공통의 화두를 간직하면서도, 자연과 원시의 땅에 머물던 시선을 그 주위로까지 넓혀 그 문제가 연쇄적으로 불러오는 지구의 비극을 처연히 응시한다. 프롤로그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의 말대로 '더 깊고 리얼해진' 시선이 화면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러니까 '지구의 눈물' 시...

  • '뜨거운 형제들', 일회용 미션이 아닌 큰 그림이 필요하다

    '뜨거운 형제들', 일회용 미션이 아닌 큰 그림이 필요하다

    '뜨거운 형제들' 시즌2 일 MBC 저녁 6시 40분 김구라와 박명수의 공존은 실패였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메인MC의 캐릭터가 겹치다보니 박명수는 의기소침해졌고, 김구라의 면박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독해졌다. 영민한 탁재훈은 한 발 빠져서 자신의 타석에만 들어섰고, 한상진은 오버페이스를 한 나머지 무너졌다. 그렇게 토니 안이 가세하고 새로운 체제로 시즌2를 맞이했지만 충분히 준비하고 출발한 것 같지 않아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시골 분...

  • <유희열의 스케치북>, 오래간만에 입증한 존재감

    <유희열의 스케치북>, 오래간만에 입증한 존재감

    금 KBS2 밤 12시 35분 유희열이 출연자를 소개했지만 무대는 여전히 암전이었다. 그리고 화면은 공개홀의 입구에서 객석으로 걸어 내려오는 양동근을 비췄다. 술렁이는 사람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응을 이끌어 내던 양동근이 무대에 오르자 얌전한 얼굴의 관객들은 마치 힙합보이처럼 어깨를 들썩였다. 이런 방식의 연출은 (이하 ) 사상 전례 없이 파격적인 장면이다. 그 정도로 이 방송은 모험을 하지 않는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벤트도 좀처럼 없다. 그...

  • <즐거운 나의 집>, 무색해진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무색해진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목 MBC 저녁 9시 55분 은 철저히 주부들을 위한 드라마다. 미스터리 멜로라는 생소한 이 드라마가 반환점을 돈 지금, 남은 것은 미스터리와 멜로가 아니라 '주부'라는 단어 혹은 공감대다. 여자들끼리의 싸움, 누가 봐도 여우같은 악녀(황신혜), 오해에서 비롯된 부부 사이를 바라보는 시어머니의 심정, 주부들이 닮고 싶은 멋진 여성인 진서(김혜수)까지 전통적으로 주부들이 감정이입할 만한 요소가 여기저기 녹아 있다. 그러나 오해에서 비롯된 여러 ...

  • <100분 토론>, 한없이 침몰하는 토론

    <100분 토론>, 한없이 침몰하는 토론

    목 MBC 밤 12시 30분 조금은 솔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손석희 교수가 에 남아있었어도 논리 대 논리의 제대로 된 토론은 쉽게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난 연평도 사태 이후의 대책에 대해 논의한 어제 방송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강경책 대 햇볕정책의 논쟁으로 요약할 수 있을 어제 토론처럼, 손석희 교수가 있던 시기에도 종종 그 대결 구도는 신념 대 신념인 경우가 많았다.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나는 ...

  • <몽땅 내 사랑>, 아직 캐릭터를 다질 때

    <몽땅 내 사랑>, 아직 캐릭터를 다질 때

    월-금 MBC 오후 7시 45분 은 매 회 본방송이 시작되기 전, 지난 줄거리를 요약해 준다. 새로 유입될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겠지만 한편으로 이것은 이 작품이 줄거리 의존적인 드라마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 그동안의 은 매 회 나름의 완결을 갖는 시츄에이션 안에서 웃음을 만들어 가야하는 시트콤의 특성이 완연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전체 줄거리를 진행해 나가면서 동시에 하나의 상황을 구성해 낸 지난 방송은 앞으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