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무색해진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 무색해진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 목 MBC 저녁 9시 55분
은 철저히 주부들을 위한 드라마다. 미스터리 멜로라는 생소한 이 드라마가 반환점을 돈 지금, 남은 것은 미스터리와 멜로가 아니라 ‘주부’라는 단어 혹은 공감대다. 여자들끼리의 싸움, 누가 봐도 여우같은 악녀(황신혜), 오해에서 비롯된 부부 사이를 바라보는 시어머니의 심정, 주부들이 닮고 싶은 멋진 여성인 진서(김혜수)까지 전통적으로 주부들이 감정이입할 만한 요소가 여기저기 녹아 있다. 그러나 오해에서 비롯된 여러 정황과 남편(신성우)의 행보는 성은필(김갑수)의 죽음을 둘러싼 또 다른 문제로 진서에게 너무나도 크게 다가오고 심지어 그 의혹은 짙어진다. 그 와중에 시어머니의 오해는 거듭해서 불어나고, 가족을 지키려는 진서를 향한 형사(이상윤)의 마음 또한 조금씩 커진다. 물론 이 오해의 골이 클수록 앞으로 회복될 신뢰도 커질 것이다. 문제는 주부 시청자들이 쉽게 따라오도록 너무 친절하다보니 미스터리라는 단어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효과음으로 모든 감정전달과 위기상황을 훈수 두듯 일러주고, 복선과 단서에는 과도한 줌인으로 알아채길 바라며,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지만 납치, 교수사회의 비리 등의 설정은 자극적이고 작위적이다. 김혜수와 황신혜라는 두 이름으로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시청률은 아침드라마 혹은 저녁 8시 때 드라마가 저녁 10시 미니시리즈로 넘어왔을 때 예상되는 필연적인 결과다.

글. 김교석(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