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시나요?
,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시나요?" /> 화 KBS2 밤 11시 5분
환갑을 넘은 배우이면서 ‘여자’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김수미는 토크의 소재가 무궁무진한 게스트였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김수미가 에서 풀어낸 이야기들은 젊은 시절의 소소한 사연들로부터 인생의 고비에 대한 것까지 다양하고 솔직했으며 거침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기본적으로 그 이야기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앞부분의 ‘우리 빨리 물어’에서 가벼운 질문들을 정리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답형의 대답과 이후 이어지는 두서없는 질문들은 너무 쉽게 김수미의 이미지를 센 것으로 한정지었고, ‘몰래 온 손님’에서는 ‘엄마’가 되었다가 손님들이 떠나자 갑자기 과거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과정의 부자연스러움과 스스로 이야기를 끌고나가야 하는 게스트들의 고충 때문인지, 라는 토크쇼 전체를 보고나서 게스트에 대해 이해하고,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호감을 갖게 되기란 쉽지 않다. 사실 이제 는 토크쇼의 기본인 ‘누가 출연하느냐’의 문제 역시 이미 부정적인 방향으로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가 승승장구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시청자와 함께하는 신개념 토크쇼’를 표방하면서도 시청자와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데 있다. 진짜 시청자와 함께한다는 것은, 오프닝 멘트를 방청객에게 넘기고 “김수미는 왜 일기를 아침에 쓸까?”라는 질문에 “전기를 아끼려고” 라고 답한 허무개그 식 시청자 답변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브라운관으로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가 진정으로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게 만드는 것이다. 할 말이 없어질 때마다 게스트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라고 하기에 앞서, 스스로가 시청자에게 게스트의 마음을 ‘영상편지’로 담아내는 만큼의 역할은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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