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 일회용 미션이 아닌 큰 그림이 필요하다
‘뜨거운 형제들’, 일회용 미션이 아닌 큰 그림이 필요하다
‘뜨거운 형제들’ 시즌2 일 MBC 저녁 6시 40분
김구라와 박명수의 공존은 실패였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메인MC의 캐릭터가 겹치다보니 박명수는 의기소침해졌고, 김구라의 면박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독해졌다. 영민한 탁재훈은 한 발 빠져서 자신의 타석에만 들어섰고, 한상진은 오버페이스를 한 나머지 무너졌다. 그렇게 토니 안이 가세하고 새로운 체제로 시즌2를 맞이했지만 충분히 준비하고 출발한 것 같지 않아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시골 분교를 찾아가는 특집은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서 연례행사처럼 써먹는 그 구도가 뻔한 기획이다.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동심을 얻기 위한 과제 수행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신선할 텐데 문제는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는 접근이 너무나 가벼웠다. 더욱 큰 문제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엉뚱함은 따뜻한 웃음을 불러일으켰지만 멤버들 사이에서 피어나야 할 웃음과 시너지가 나올 여지나 기대할 구석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웃음 코드는 또다시 ‘무식’과 ‘윽박’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형제’들이 내세웠던 형제애 대신 ‘되면 한다’라는 자세로 매주 ‘무언가’가 돼 성공적으로 그 일을 수행한다는 콘셉트는 KBS ‘남자의 자격’과 비슷하다. 허나 이 두 프로그램의 미션과 매주 수행의 성격은 매우 달라 보인다. ‘남자의 자격’이 인생이란 스케일에서 이야기한다면 는 전체적인 그림이 없이 한 회의 쇼에서 머문다. 시즌2가 잘 되기 위해서는 각 미션간의 연계성, 그러니까 이들이 왜 무언가를 수행해야 하는지 그 큰 그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되면 한다’는 구호도 역시나 공허한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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