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노련한 드라이빙의 한계
, 노련한 드라이빙의 한계" /> 금 tvN 밤 12시 20분
어떤 인터뷰는 단 하나의 대답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기도 하다. 토니 안과 문희준에게 H.O.T 재결성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들으며 훈훈하게 마무리한 ‘토니 안 편’이 그랬다. 팬이라면 알만한 이야기, 혹은 이번에 처음 들은 사연이 의미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과거에 집착해야 한다’는 문희준의 장난스런 지론처럼 H.O.T 시절의 영광과 우정에 천착한 질문과 대답은 또 다른 곁길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앞서 말한 결론으로 가는 길을 여는데 활용됐다. 말하자면 어제의 는 내비게이션대로 착착 운전을 하는 기분이었다. 그 방식이, 혹은 목적의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어쨌든 억지 춘향식의 대답이 아닌 스스로의 회한이 담긴 진심이었고, 그렇게 미리 닦아놓은 길을 통해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이가 바라마지않던 대답이 나왔으니까. 다만 이번 방송이 토니 안이라는 개인을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였느냐면 그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나마 그의 현재를 이야기했던 지난주 방영에서는 이미 MBC ‘무릎 팍 도사’에서 나왔던 우울증 이야기를 재탕하는데 그쳤고, 이번에는 문희준과 함께 우정을 과시하며 훈훈한 풍경을 만들었지만 ‘우리 잘 지내요’라는 모두의 바람을 실현한 것 외의 무엇을 보여주진 못했다. 물론 과거도 아름답지만 전역 이후 예능과 사업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토니 안은 미처 풀어놓지 못했던 현재의 고민을 보여줄 수 있는 게스트가 아니었을까. 어제 의 노련한 드라이빙은 그래서 오히려 아쉽다. 정해진 길로 최단거리에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때론 길을 잃고 헤매는 중에 미처 몰랐던 풍경을 볼 수도 있다. 물론 그 헤맴이 위험하긴 하지만 대부분 토크쇼의 진짜 대박은 바로 그런 낯선 풍경에서 나온다.

글. 위근우 eigh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