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 한없이 침몰하는 토론
, 한없이 침몰하는 토론" /> 목 MBC 밤 12시 30분
조금은 솔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손석희 교수가 에 남아있었어도 논리 대 논리의 제대로 된 토론은 쉽게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난 연평도 사태 이후의 대책에 대해 논의한 어제 방송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강경책 대 햇볕정책의 논쟁으로 요약할 수 있을 어제 토론처럼, 손석희 교수가 있던 시기에도 종종 그 대결 구도는 신념 대 신념인 경우가 많았다.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나는 상대와 다르다는 태도가 팩트와 논리를 재편하게 될 땐 어떤 제대로 된 토론도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적어도 어제 토론에서만큼은 강경책을 주장한 송영선 의원의 토론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강경책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 못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전면전 외에는 정전 교전규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미국의 동의 없이는 연평도 사태와 같은 국지 도발에 대응할 수 없고, 그래서 북한이 낮은 수준의 도발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하지만 미국에 의지해야 하는 전시작전통제권이 이런 국지도발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사회자의 문제 제기에 과거에 동의했으니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는 논리적 균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가 그토록 강조하던 것이 전쟁을 억지하기 위한 전쟁 준비 능력, 즉 외교 카드로서의 국방력이라 할 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오히려 본인이 요구해야 할 부분이다. 국방예산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국방비의 전체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방예산을 늘리려 했던 과거 정부의 국방개혁 2020을 수정한 건, GDP 성장률의 전제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태도는 거의 자기 분열적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강경책은 틀리고 햇볕정책은 잘한 거라는 정서적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소한의 논리적 일관성에 대한 요구를, 우리는 왜 을 볼 때마다 해야 하는가.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소중함은 좋은 토론에 대한 기대가 아닌, 그 논리적 저열함에 대한 일종의 리트머스 역할에 있는 것은 아닐까.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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