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과연 ‘윤종神’이다
, 과연 ‘윤종神’이다" /> MBC 밤 11시 15분
류시원, 김원준, 김진표, 윤정수가 출연했던 ‘자아도취 클럽’ 특집이 90년대 스타들에게 마음껏 ‘자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줬다면, 어제 ‘국민 오빠’ 특집은 일찌감치 국민 오빠의 아우라를 벗기고 유치한 대결과 귀여운 장난으로 뒤범벅된 마당이었다. 신승훈, 윤종신, 차태현이 각각 본인을 “부연 설명이 필요한 국민 오빠”, “결핍된 구민 오빠”, “만만한 국민 오빠”로 소개한 것은 앞으로 그 어떤 무게도 잡지 않겠다는 일종의 겸손한 선언이었다. 두 MC 역시 마치 동네 친구들을 놀려먹듯 틈만 나면 게스트들의 말꼬리를 잡거나 깐족대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덕분에 세 남자의 전성기를 근사하게 포장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의 매력은 반감되지 않았다. KBS 으로 결혼생활을 배운 신승훈은 유부남들의 놀림감 1순위에 오르며 귀여운 싱글남의 모습을 보여줬고, 두 뮤지션 사이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었던 차태현은 유부남 성토대회를 통해 MC 유재석까지 끌어안으면서 녹슬지 않은 입담을 과시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어제 의 1등공신은 바로 윤종신이었다. 만약 윤종신이 스튜디오에서 본인과 신승훈을 유치한 라이벌 구도로 엮지 않았다면, 골방토크에서 진행된 히트곡 릴레이나 즉석 작곡 대결은 그저 추억을 회상하거나 감미로운 목소리를 감상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신승훈의 ‘14주 1위곡’ 자랑을 ‘17주 4위곡’으로 받아쳤던 그의 희생정신 덕분에 어제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이하늘과 길의 빈자리가 다행히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깐족거리다가 “노래에 대한 추억이 많았던” 90년대 가요계를 회상하는 마무리라니, 과연 ‘윤종神’이다.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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