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과 티무르 베크맘베토브가 제작한 CG 애니메이션 <9:나인>이 지난 9월 2일 수요일 2시 왕십리 CGV에서 공개됐다. <9:나인>은 지구를 구원하려는 헝겊 인형들의 모험을 다루는 영화다. 먼 미래, 군국주의 국가가 발명한 전쟁 기계들이 모든 생명체를 말살한다. 인류가 멸망하던 날 전쟁 기계를 발명한 과학자가 헝겊 따위로 만든 조그마한 인형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불어넣고 죽는다. 잠에서 깨어난 #9(일라이저 우드)는 오만한 그룹의 리더 #1(크리스토퍼 플러머), 발명가 #2(마틴 랜도), 기술자 #5(존 C 라일리), 강인한 전사 #7(제니퍼 코넬리)등과 함께 전쟁기계를 멈추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9:나인>의 장르는 스팀펑크(Steampunk)다. 스팀펑크는 증기기관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가상의 시대가 배경인 대체역사 SF 장르다(이 장르가 낯설다면 오토모 가즈히로의 <스팀 보이>나 사이먼 헌터의 <뮤턴트 : 다크에이지>같은 최근작을 참고하시라). 재미있게도 쉐인 액커는 <9>을 스티치펑크(Stitchpunk)라는 장르라고 이야기한다. 실과 헝겊으로 만들어진 누더기 주인공들과 스팀펑크적 세계관을 결합한 이 신조어는 <9>의 괴이한 세계를 한마디로 설명해준다. <9>은 쉐인 액커 감독이 만든 단편영화로부터 시작된 장편이다, UCLA 졸업작품이자 <9:나인>의 모태가 된 단편은 유튜브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다. <9:나인>은 오는 9월 9일 개봉한다.
픽사라면 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을까?
팀 버튼이 <9:나인>의 제작자로 참여하게 된 건 거의 운명적이다. 쉐인 애커 감독은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유령신부> 같은 팀 버튼의 기괴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 <9:나인>을 만들었다. 영화를 관통하는 묵시록적인 지구의 형상은 팀 버튼이 창조한 고딕적인 죽음의 세계와도 흡사하다. 팀 버튼의 오랜 조력자인 대니 앨프먼이 영화음악을 맡았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9:나인>은 픽사나 드림웍스의 CG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가내수공업적인 내음을 진득하게 풍기는 작품이다. 하지만 <9:나인>을 아주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이 영화의 장르를 스티치 펑크라고 말하는 쉐인 애커 감독은,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스티치(Stitch)해 <9:나인>을 완성한 듯하다. 프로덕션 디자인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지들의 연속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존재들이 지구의 종말을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내러티브 역시 지나치게 전형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픽사라면 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을까?”를 계속해서 고민하게 됐다. 그래도 새로운 CG 애니메이션을 찾아 헤매는 관객이라면 이 젊은 오덕이 일구어낸 소박한 성과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것이다. 픽사와 드림웍스의 화사한 색감에 눈이 멀 것 같았던 관객이라면 더더욱.
글. 김도훈 ( 기자)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9:나인>의 장르는 스팀펑크(Steampunk)다. 스팀펑크는 증기기관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가상의 시대가 배경인 대체역사 SF 장르다(이 장르가 낯설다면 오토모 가즈히로의 <스팀 보이>나 사이먼 헌터의 <뮤턴트 : 다크에이지>같은 최근작을 참고하시라). 재미있게도 쉐인 액커는 <9>을 스티치펑크(Stitchpunk)라는 장르라고 이야기한다. 실과 헝겊으로 만들어진 누더기 주인공들과 스팀펑크적 세계관을 결합한 이 신조어는 <9>의 괴이한 세계를 한마디로 설명해준다. <9>은 쉐인 액커 감독이 만든 단편영화로부터 시작된 장편이다, UCLA 졸업작품이자 <9:나인>의 모태가 된 단편은 유튜브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다. <9:나인>은 오는 9월 9일 개봉한다.
픽사라면 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을까?
팀 버튼이 <9:나인>의 제작자로 참여하게 된 건 거의 운명적이다. 쉐인 애커 감독은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유령신부> 같은 팀 버튼의 기괴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 <9:나인>을 만들었다. 영화를 관통하는 묵시록적인 지구의 형상은 팀 버튼이 창조한 고딕적인 죽음의 세계와도 흡사하다. 팀 버튼의 오랜 조력자인 대니 앨프먼이 영화음악을 맡았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9:나인>은 픽사나 드림웍스의 CG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가내수공업적인 내음을 진득하게 풍기는 작품이다. 하지만 <9:나인>을 아주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이 영화의 장르를 스티치 펑크라고 말하는 쉐인 애커 감독은,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스티치(Stitch)해 <9:나인>을 완성한 듯하다. 프로덕션 디자인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지들의 연속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존재들이 지구의 종말을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내러티브 역시 지나치게 전형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픽사라면 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을까?”를 계속해서 고민하게 됐다. 그래도 새로운 CG 애니메이션을 찾아 헤매는 관객이라면 이 젊은 오덕이 일구어낸 소박한 성과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것이다. 픽사와 드림웍스의 화사한 색감에 눈이 멀 것 같았던 관객이라면 더더욱.
글. 김도훈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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