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두 달에 한 번 꼴로 국제영화제가 개최될 만큼 요즘은 영화제가 축제의 대명사처럼 되었지만, 영화제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꾸준히 외연을 넓혀온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가 올해 14회를 맞이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역대 최고 성장을 내거는 여느 영화제들과 마찬가지로 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PIFF는 국내 최대 규모를 예고했다. 10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70개국 355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PIFF는 월드 프리미어만 98편에 달하고, 전 세계에 걸친 영화 산업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플래시 포워드가 새로운 경쟁부문으로 신설됐다. PIFF 유일의 경쟁부분이었던 뉴 커런츠가 아시아권 영화를 위한 경쟁의 장이라면 플래시 포워드는 비아시아권의 새로운 영화들을 발굴하기 위한 자리다. “뉴 커런츠보다 훨씬 더 엄격한 심사 기준”으로 선정된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등 11개국 11편의 영화들 중 한 편만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2만 달러의 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이제 아시아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로 뻗어가겠다”는 PIFF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투영된 결과다.
“한국영화 침체 속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개막작으로는 “한국영화 침체 속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장진 감독의 신작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선정되었다. 세 명의 대통령의 삶을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한채영 등의 호화 캐스팅으로 선보이는 감독은 제 2회 PIFF 이후 12년 만에 자신의 작품을 가지고 부산을 찾는다. 국내 관객을 타깃으로 한 상업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은 국제영화제의 관례상 예외적인 일인데, 한국영화의 새로운 부흥을 꿈꾸는 올해 PIFF의 움직임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박찬옥 감독의 <파주>, 영화평론가이기도 했던 정성일 감독의 <카페 느와르> 등 다양한 성격의 한국영화들을 소개하려고 했다. 예년보다 신작들의 편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 유머 있고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된 한국영화들이 다수 선보인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세대 탄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대만 출신의 첸 쿠오푸 감독과 젊은 신예감독 가오 쵠수의 전쟁 스릴러 <바람의 소리>가 PIFF의 폐막을 장식하게 된다.
올해는 한층 커진 규모에 걸맞게 세계적인 감독들과 스타들 또한 부산을 방문한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트란 안 헝 감독과 조시 하트넷이 내한하고, 올해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배우 틸다 스윈튼, <작전명 발키리>, <슈퍼맨 리턴즈> 등을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 일본의 국민배우이자 <도플갱어>, <셸위댄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야쿠쇼 코지는 감독 데뷔작 <두꺼비 기름>을 들고 PIFF를 찾는다. 이외에도 장동건, 이병헌 등 국내 최고의 스타들 또한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의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14번째 시도
“칸이나 베니스영화제도 올해 10-30% 정도 축소 운영된 것에 반해 작년 대비 24억여 원 증액된 예산”으로 PIFF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술 행사들도 마련했다. 특히 “PIFF 참가 의지를 밝힌 감독의 뜻으로 성사된” 이탈리아 호러영화의 대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특별전이 눈길을 끈다. 감독의 대표작과 함께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마스터클래스와 더불어 중국의 대표적인 감독 지아장커의 마스터클래스 또한 진행된다. 또 최근 작고한 <오발탄>의 유현목 감독의 추모전과 배우 장진영의 대표작 <청연>, <싱글즈>를 스크린으로 다시 볼 수 있는 장진영의 추모전이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PIFF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 안성기-이하나 주연의 <페어러브> 등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들을 국내 최초로 상영하는 등 어려운 예술영화가 아닌 관객과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작품들을 대거 준비했다. 또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작년에 공백을 가졌던 관객중심의 파티 ‘시네마틱 러브’를 부활시켰다. 야외상영과 함께 드렁큰 타이거, 다이시 댄스 등의 공연이 영화제 기간 동안 이어진다. 더불어 영화, 문화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시네마 투게더’는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침이 고인다>의 김애란 작가, 배우 예지원 등이 참가해 관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참가 신청은 9월 12일부터 PIFF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한편 외국인 예매 시스템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시간표를 제공하는 등 다른 영화제에서는 보기 힘든 배려와 함께 올해는 해운대 센텀 시티에 새로 개관한 CGV 10개관을 중심으로 영화 상영이 이루어질 예정이라 동선 또한 좀 더 축소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영작들로 인해 영화의 바다에서 조난당하지 않으려면 예매와 꼼꼼한 계획은 필수라고 하겠다. 그러나 해운대 어느 포장마차에서 예기치 않게 스타를 만나게 되는 우연처럼 영화를 꼭 보지 않아도 바다가 부르는 PIFF에서는 영화 같은 추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진제공_ PIFF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한국영화 침체 속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개막작으로는 “한국영화 침체 속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장진 감독의 신작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선정되었다. 세 명의 대통령의 삶을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한채영 등의 호화 캐스팅으로 선보이는 감독은 제 2회 PIFF 이후 12년 만에 자신의 작품을 가지고 부산을 찾는다. 국내 관객을 타깃으로 한 상업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은 국제영화제의 관례상 예외적인 일인데, 한국영화의 새로운 부흥을 꿈꾸는 올해 PIFF의 움직임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박찬옥 감독의 <파주>, 영화평론가이기도 했던 정성일 감독의 <카페 느와르> 등 다양한 성격의 한국영화들을 소개하려고 했다. 예년보다 신작들의 편수가 늘어난 것은 물론 유머 있고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된 한국영화들이 다수 선보인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세대 탄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대만 출신의 첸 쿠오푸 감독과 젊은 신예감독 가오 쵠수의 전쟁 스릴러 <바람의 소리>가 PIFF의 폐막을 장식하게 된다.
올해는 한층 커진 규모에 걸맞게 세계적인 감독들과 스타들 또한 부산을 방문한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트란 안 헝 감독과 조시 하트넷이 내한하고, 올해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배우 틸다 스윈튼, <작전명 발키리>, <슈퍼맨 리턴즈> 등을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 일본의 국민배우이자 <도플갱어>, <셸위댄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야쿠쇼 코지는 감독 데뷔작 <두꺼비 기름>을 들고 PIFF를 찾는다. 이외에도 장동건, 이병헌 등 국내 최고의 스타들 또한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의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14번째 시도
“칸이나 베니스영화제도 올해 10-30% 정도 축소 운영된 것에 반해 작년 대비 24억여 원 증액된 예산”으로 PIFF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학술 행사들도 마련했다. 특히 “PIFF 참가 의지를 밝힌 감독의 뜻으로 성사된” 이탈리아 호러영화의 대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특별전이 눈길을 끈다. 감독의 대표작과 함께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마스터클래스와 더불어 중국의 대표적인 감독 지아장커의 마스터클래스 또한 진행된다. 또 최근 작고한 <오발탄>의 유현목 감독의 추모전과 배우 장진영의 대표작 <청연>, <싱글즈>를 스크린으로 다시 볼 수 있는 장진영의 추모전이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PIFF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 안성기-이하나 주연의 <페어러브> 등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들을 국내 최초로 상영하는 등 어려운 예술영화가 아닌 관객과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작품들을 대거 준비했다. 또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작년에 공백을 가졌던 관객중심의 파티 ‘시네마틱 러브’를 부활시켰다. 야외상영과 함께 드렁큰 타이거, 다이시 댄스 등의 공연이 영화제 기간 동안 이어진다. 더불어 영화, 문화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시네마 투게더’는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침이 고인다>의 김애란 작가, 배우 예지원 등이 참가해 관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참가 신청은 9월 12일부터 PIFF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한편 외국인 예매 시스템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시간표를 제공하는 등 다른 영화제에서는 보기 힘든 배려와 함께 올해는 해운대 센텀 시티에 새로 개관한 CGV 10개관을 중심으로 영화 상영이 이루어질 예정이라 동선 또한 좀 더 축소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영작들로 인해 영화의 바다에서 조난당하지 않으려면 예매와 꼼꼼한 계획은 필수라고 하겠다. 그러나 해운대 어느 포장마차에서 예기치 않게 스타를 만나게 되는 우연처럼 영화를 꼭 보지 않아도 바다가 부르는 PIFF에서는 영화 같은 추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진제공_ PIFF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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