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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뱀파이어 검사>, 시즌 2를 바라지 못한 이유

    <뱀파이어 검사>, 시즌 2를 바라지 못한 이유

    마지막 회 일 OCN 밤 11시 “나의 욕망을 억누르고 타인의 욕망을 심판하는, 나는 뱀파이어 검사다.” 상관이자 자신과 같은 뱀파이어였던 장철오(장현성) 부장검사가 저지른 연쇄 살인을 저지한 민태연(연정훈) 검사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렇게 독백한다. 심판자, 뱀파이어 그리고 검사. 이 세 가지 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민태연과 장철오라는 두 뱀파이어 검사가 정의를 구현하는 방식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민태연이 뱀파이어로서 얻은 사이코메트리 ...

  • <택시>, 울랄라 세션의 또 다른 이야기

    <택시>, 울랄라 세션의 또 다른 이야기

    다섯 줄 요약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는 믿음, 그것이 울랄라 세션을 지탱하는 힘이다. 울랄라세션의 박광선은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를 밀어야 했던 임윤택이 부끄러울까봐 함께 머리를 밀었다. 그리고 연애를 할 때도 “단 둘이 만나는 게 아니라 팀 전체와 여자 분이 만나는 것”이라 말 할 정도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울랄라 세션은 “무대, 함께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을 바라보는 관객”에게서 에너지를 얻는다. Best...

  • <뿌리깊은 나무>, 불안이란 뿌리에서 갈라진 다른 가지

    <뿌리깊은 나무>, 불안이란 뿌리에서 갈라진 다른 가지

    22회 SBS 밤 9시 55분 지금까지 가 던진 질문은 명확했다. 이도(한석규)와 정기준(윤제문), 서로 다른 두 지도자가 꿈꾸는 조선 중 진정으로 백성들을 위하는 길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으로, 드라마는 한글로 백성들에게 권력을 나눠주려는 이도와 사대부들에 의한 '엘리트 정치'를 꿈꾸는 정기준의 가치관을 계속해서 비교했다. 그리고 어제 방송된 22회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진 한 회였다. 스스로 흔들리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중, 백성들을 ...

  • <퀴즈쇼 곱하기 9>, 웃기는 퀴즈쇼가 나타났다

    3회 SBS 저녁 6시 30분 보통 퀴즈 프로그램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고난이도의 문제를 출제하지만, (이하 )는 매 단계마다 퀴즈 형식과 룰이 달라질 뿐 난이도에 차등을 두진 않는다. 다른 퀴즈 프로그램에는 똑똑한 일반인이나 유명한 연예인이 출연하지만, 에는 사자성어 오비이락을 몰라 정답 란에 '오비라거'를 쓰는 사람이 나온다. 각 단계마다 룰이 달라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몰입도는 높아지고, 헛웃음이 나오는 오답들은 퀴즈 프로그램의 장벽을 낮...

  • <영광의 재인>, 자본주의 시대의 동화

    <영광의 재인>, 자본주의 시대의 동화

    19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재인(박민영)의 반격이 시작됐다. 재명(손창민)의 악행을 모두 파악한 그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에게서 거대상사를 도로 빼앗아 오겠다고 선언한다. 같은 제작진의 전작 와 마찬가지로, 은 계급과 돈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원초적인 갈등 요소와 그 뒤에 깔린 신데렐라 선망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달려가는 드라마다. 그리고 19회부터 본격화된 재인의 복수극과 그를 도우려는 영광(천정명)의 영업왕...

  • <스카우트>, 고졸 취업생의 슬픈 초상

    <스카우트>, 고졸 취업생의 슬픈 초상

    수 KBS1 오후 7시 30분 는 특성화 고등학교 취업을 알선해 준다는 목표 아래, TV를 통해 기업 면접을 보는 프로그램이다. 분야에 맞게 선정된 기업은 '꿈의 기업'으로 명명되며, 면접을 통과해 스튜디오에 초대된 결선 4인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종 면접을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언뜻 보면 고등학생들이 문제와의 경쟁을 통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KBS 과 비슷한 것 같지만, 그 목적 자체가 다르다. “문제와 나” 사이의 경쟁임을 ...

  • '라디오 스타', '무릎 팍 도사'의 감동까지 드립니다

    '라디오 스타', '무릎 팍 도사'의 감동까지 드립니다

    다섯 줄 요약 MBC '라디오 스타'가 특유의 재미를 살리고 있다. '개성파 배우 특집' 2부에서 '라디오 스타'는 박준금의 재산을 캐고, 정호근의 악역 연기를 파헤쳤으며 장광에게 레드 카펫에서 본 여배우 이야기를 묻는 등 특유의 재미를 살렸고, 이어진 '고품격 노래방' 코너는 박준금과 정호근의 보다 깊은 속내를 자연스레 이끌어냈다. 곧이어 김경호와 장재영, 김연우, 정성호를 초대한 '웃기고 싶은 친구들'에서는 예능 늦둥이를 발굴하는 프로그램...

  • <빠담빠담>, 삶에 대한 격렬한 예찬

    <빠담빠담>, 삶에 대한 격렬한 예찬

    4회 JTBC 월-화 저녁 8시 45분 여자와 함께 길을 걸으며 시답잖은 장난을 치고, 처음 보는 간식거리를 맛보며 즐거워하고, 처음 보는 불꽃놀이 앞에서 '이게 꿈이냐'고 묻는다. (이하 )가 4회에서 보여준 강칠(정우성)과 지나(한지민)의 데이트는 상투적인 멜로 에피소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강칠의 퇴화된 감각을 되살리는 재생의 서사이기도 하다. 16년간 감옥에 갇혀 관계 맺고 욕망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강칠에겐 모든 게 신기하다. 지나의 ...

  • <브레인>, 차가운 뇌가 덥혀지기 시작했다

    다섯 줄 요약 강훈(신하균)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상철(정진영)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집도의라 확신한 강훈은 어머니를 혜성대학병원으로 옮기려 하지만 때마침 어머니의 심각한 병을 알게 된다. 치료 방법은 없고 유진(김수현)이 소개해 준 미국 연구소도 브로커의 장난으로 밝혀지자 강훈의 마지막 희망은 상철의 치료법 연구뿐이다. 더욱더 절실해진 강훈은 결국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상철에게 무릎을 꿇고 어머니를 살려 달라 애원한다. Best o...

  • <윤도현의 머스트>, 음악'방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윤도현의 머스트>, 음악'방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Mnet 밤 11시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그 한계에 봉착한 데에는 결국 이들이 청중들이 듣기를 원하는 노래를 선택하게 된 것이 한 몫을 했다. 노래가 도전이 되는 순간, 긴장은 불가피하며 감상은 분석의 영역으로 토스되어 버린다. 그러나 는 가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선택할 권한을 내어 준다. 덕분에 서인영은 자신의 신곡을 부르고, 이소라는 '바람이 분다'를 부르는 안일한 장면이 연출되었지만, 대신 이 방송은 그...

  • 김꽃비│김꽃비의 세 가지 비밀활동

    김꽃비│김꽃비의 세 가지 비밀활동

    “요즘 한 고등학교 창의체험학습 활동에서 수업을 해요. 아는 사진작가님 제안으로 같이 하게 됐는데 사진이든 영화든, 연극이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창의적인 걸 만드는 수업이에요. 근데 학생들이 좀 소극적이라 안타까워요. 저는 당당하고 주체적인 '까진 사람들'을 좋아하거든요. (웃음) 요즘 애들은 그렇겠지 했는데 너무 착해서 약간 실망했어요. 내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선생님 그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자유롭게 얘기하자고 했는데 안 하더라고요.”...

  • 김꽃비│뉴타입 여배우의 출현

    김꽃비│뉴타입 여배우의 출현

    “혹시 이어폰 있으세요?” 김꽃비는 아이팟, 그리고 두 사람의 이어폰을 동시에 꽂을 수 있게 해주는 '와이잭'을 꺼냈다. 음악이나 영화나 “각자의 감상이 다를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추천한 음악은 눈뜨고 코베인의 '횟집에서'. 김꽃비는 노래를 따라 가사를 읊었고, 흘러나오는 하나의 음악은 두 사람의 낯선 공간을 하나로 에워쌌다. 2년 전 김꽃비라는 이름이 각인된 순간에도 그런 힘이 있었다. 그녀가 연기한 의 연희는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

  • <청담동 살아요>, 청담동이라는 웃기는 세계

    <청담동 살아요>, 청담동이라는 웃기는 세계

    6회 월-금 JTBC 오후 8시 5분 의 청담동은 거짓말의 세계다. 청담동에 살고 있지만 청담동이 상징하는 풍요를 누리지 못하는 혜자(김혜자)의 가족이 그것을 가진 척하고 있을 때, 내레이션만은 진짜 속마음을 말한다. 배가 고프지 않다고 말하고 커피를 선택했지만,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싼 블랙커피, 12,000원”이라고 곱씹는 식이다. 그런 혜자의 집에 모여 사는 이들은 모두 청담동의 욕망을 상징하는 일과 연관되어 있다. 혜자는 백화점 문인...

  • <하이킥3>, 공간으로 본 하이킥월드의 우울

    <하이킥3>, 공간으로 본 하이킥월드의 우울

    54회 MBC 월-금 밤 7시 40분 (이하 )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한국 사회 계급적 현실의 고통을 담아내는 거주공간의 설정들이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김병욱 감독의 전작 도 차가운 자본의 도시 서울에서 함께 머물 방 한 칸 마련하려다 결국 이곳을 떠나고 마는 식모 세경(신세경) 가족의 비극을 그린 것이었다. 는 아예 한 중산층 가족의 몰락기를 자기 집에서 도망쳐 나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폐차 직전의 봉고차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살아가던 ...

  • <천일의 약속>, 서연에게 허락된 작은 희망

    <천일의 약속>, 서연에게 허락된 작은 희망

    다섯 줄 요약 서연(수애)의 일상은 소리 없이 균열되고 있다. 검진에서는 나빠진 징후가 나타나지 않지만, 극심한 감정변화는 서연을 차츰 무기력하게 만든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향기(정유미)가 지형(김래원)에게 보낸 문자를 보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다 문권(박유환)과 사진을 찍으며 이내 즐거워한다. 또한 서연은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자신과 문권을 버리고 떠난 엄마(김부선)를 만나겠다고 결심하고, 엄마에게 왜 자신들을 버리고 떠났는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