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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직업>, 격투가들의 퇴근길

    수-목 EBS 밤 10시 40분 과거의 프라이드와 최근의 UFC를 비롯해 종합격투기는 언제나 익스트림 스포츠의 영역에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종합격투기 선수를 다룬 어제의 은 '극한'이라는 수식을 굳이 증명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들은 약속된 체급에 맞는 체중을 만들기 위해 며칠을 물만 마시며 버티고, 그렇게 고되게 만든 몸을 이끌고 링에 올라 인간이 만든 스포츠 중 가장 격렬한 난투를 벌인다. 일본 종합격투기 단체인 CMA 무대에 오른 ...

  • <오늘만 같아라>, 입체적인 중년 남성 캐릭터의 등장

    <오늘만 같아라>, 입체적인 중년 남성 캐릭터의 등장

    3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가족극의 거의 모든 갈등은 결혼으로 촉발되고 결혼으로 봉합된다. 에서도 초반부 갈등은 지완(이재윤)과 희주(박시은)의 결혼 문제로 터져 나온다. 하지만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 부모 세대가 갈등의 주변인이 아니라 주축이 되어 극을 끌어나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비록 출생의 비밀 코드가 등장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클리셰라기보다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 갈등을 구성하는 흥미로운 극적 장치로 기능한다. 갈등의 중...

  • <짝>, 개나 줘 버리고 싶은 인생의 축소판

    <짝>, 개나 줘 버리고 싶은 인생의 축소판

    수 SBS 오후 11시 15분 16기의 재미는 서로 다른 국적인 남자 1호와 여자 4호가 '국경을 넘는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달려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에서는 “운명”을 거론할 정도로 애틋한 사연보다 “많은 감정과 경험들”이 오고가는 과정의 드라마틱함이 더 주목받는다. 그래서 이미 지난 1부 때 두 여자에게 따로 따로 '올인'을 약속하고 저녁 식사 데이트에서 세 명의 선택을 받은 남자 5호가 만든 드라마야 말로 의 진수였다. 남자 ...

  • <나도, 꽃!>, 남이 님으로 되기까지

    다섯 줄 요약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 남녀 사이에 오해가 생겼다. 재희(윤시윤)와 얼떨결에 뽀뽀를 하게 된 봉선(이지아)은 자신도 모르게 재희를 떠올리고 재희 또한 다시는 봉선을 건드리지 말라는 마루(이기광)에게 그럴 수 없다고 고백한다. 한편 런칭이 예정됐던 뻬르께의 20억 짜리 가방이 사라지고 CCTV에 찍힌 재희는 경찰 조사를 받는다. 신원조회로 절도와 과실치사라는 재희의 과거가 밝혀지고 재희는 자신을 의심했던 봉선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 <꽃미남 라면가게>, 꽃미남은 판타지 연애는 리얼리티

    <꽃미남 라면가게>, 꽃미남은 판타지 연애는 리얼리티

    8회 tvN 밤 11시 에서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는 판타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크지 않다. '보편적인 노래'라는 부제로 전개된 어제의 방송 역시 이 드라마가 연애의 리얼리티에 관해 적지 않은 고민을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양은비(이청아)가 질린다며 떠났던 예전 남자친구는 갑자기 브로콜리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와 함께 돌아오고, 은비는 그와 함께 수없이 들었던 이 노래가 품고 있는 “공기”가 떠올라 다시 흔들린다. 그런 모습을 이해하...

  • <승승장구>, 코미디언과 정치인이 개그를 경쟁하는 시대

    다섯 줄 요약 '긍정 최효종 선생'의 탄생이다. 연습에 지각해서 “잘 나간다고 늦는 거냐”며 혼이 나도 “잘 나간다”라는 이야기만 기억에 남아 오히려 칭찬으로 들린다는 '긍정 최효종 선생'. 최효종은 “풍자개그를 보고 기분 나빠할 사람이면 정말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인 게 아닐까”라며 풍자의 애매한 기준을 정해줬다. 안 지킨다고 쇠고랑 안차고, 경찰이 출동 하지 않지만 어쩌면 개그로 승부를 보고 싶은 건지도 모를 누군가의 고소를 받을지도 모른다...

  • <천일의 약속>, 올바르게 살 것인가, 행복하게 살 것인가

    <천일의 약속>, 올바르게 살 것인가, 행복하게 살 것인가

    11-12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도로 한복판에서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잊어버린 서연(수애)은 오장육부가 끊어질 듯 울음을 토했다. 생애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생각난 단 한 사람인 지형(김래원)과 재회한 순간, 서연은 결심했다. “나한테 허락된 시간을 힘껏, 마음껏, 원 없이” 살겠다고. “아무리 원해도 가질 수 없었던” 남자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이고, 재민(이상우)과 고모(오미연) 앞에서 서연은 내내 웃었다. 결혼을 앞 둔 모든 신...

  • 정석원│연기와 운동의 세 가지 상관관계

    정석원│연기와 운동의 세 가지 상관관계

    “하루를 쉬면 3일치가 없어져요” “제 연기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려면 연기 기술도 꼭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웃는 연기할 때만 해도 그래요. 웃음의 종류에 따라 연기의 세세한 부분이 다 달라지는 건데. 이런 스킬을 머리로는 알아도 연기로는 생각만큼 잘 안 돼요. 운동할 때도 항상 '왜 이렇게 깔끔하게 안 되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일반인이 보면 '와, 대박이다' 하겠지만 전문가들이 보면 엉성한 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운동할 땐 ...

  • 정석원│정석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정석원│정석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듣다보면 얼떨떨해진다. 다부진 몸과 각이 잡힌 걸음걸이는 해병대, 액션스쿨 출신이라는 정석원의 이력다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신이 난 소년같은 모습으로 이야기하더니 급기야 이런 말을 툭 던졌다. “저, 좀 단순하고 아이 같은 게 있어요.” SBS 에서 박지헌(정겨운)의 라이벌 유상봉으로 보여줬던 단단한 이미지를 떠올려도, KBS 에서 스스로를 '잘 생기고 섹시한 남자'라며 능청스럽게 말하는 김제하를 생각해도 헷갈리는 말이다. 하지만 입에 쓴 ...

  • <브레인>, 위태로운 수술실

    <브레인>, 위태로운 수술실

    3회 KBS2 밤 9시 55분 의학 드라마만큼 장르 그 자체로 메리트를 얻을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절대자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고뇌, 대한민국이라는 경쟁 사회에서도 최상층에 진입한 엘리트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 등 극을 흥미롭게 만들고 시청자들을 빠르게 몰입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 그동안 수많은 의학 드라마들이 활용해 온 이 요소들마저 제대...

  • <꽃미남 캐스팅 오! 보이>, 끝까지 주목받지 못한 이유

    <꽃미남 캐스팅 오! 보이>, 끝까지 주목받지 못한 이유

    최종회 tvN 월요일 밤 12시 “무슨 미스코리아들 같애.” 최종 심사결과가 발표를 듣는 후보들을 보며 박성혜 대표가 던진 이 말은 결국 의 분위기 자체를 대변한다. 배우 오디션을 표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방송이 지향하는 것은 분위기와 재능을 갖춘 '외모 우월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모에 대한 기준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방송이 동원하는 평가의 잣대들은 아무래도 어설프고 작위적이다. 심사위원들의 진지한 평가가 별다른 무게를 갖지...

  • <하이킥3>, 오늘의 무리수로 임명합니다

    <하이킥3>, 오늘의 무리수로 임명합니다

    다섯 줄 요약 나중에라도 혼자 떠올려보며 웃음 지을만한 추억도 되지 못했다. 유선(윤유선)이 더러워진 옷 때문에 할 수없이 입은 딸 수정(크리스탈)의 교복 때문에 우연히 만난 고3 남학생 일우(정일우)가 이토록 목을 매달 줄이야.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아들을 걱정하는 일우 어머니의 부탁으로 유선은 다시 교복을 입고 대학 가서 만나자고 일우를 설득하지만, 유선은 오늘도 일우의 안부 문자에 밥을 하다 말고 열심히 고3인 척 연기를 한다. Be...

  • <무한도전>, 예능이 시대를 근심하는 지금

    <무한도전>, 예능이 시대를 근심하는 지금

    토 MBC 저녁 6시 30분 다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빗댄 것이라 말했다. 멤버 별로 개국한 7개의 채널이 경쟁하는 'TV 전쟁' 특집은 과연 종편의 등장이 야기할 극심한 채널 경쟁을 근심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남은 한 채널만이 수신료를 받는다'는 게임의 결말은 노골적이기까지 했고,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해 유재석과 하하가 한 시간 생방송 대결을 펼치는 대목에서 풍자는 절정에 달했다. 대형 게스트로 부족한 내실을 감추려 했...

  • < TEN >, 탁월한 수사극의 등장

    < TEN >, 탁월한 수사극의 등장

    첫 회 OCN 금 밤 12시 7년 전의 전설적 미제사건인 '테이프 살인 사건'의 모방 범행, 피해자와 용의자는 DNA마저 같은 일란성 쌍둥이, 심증은 있으나 결정적 물증은 없는 상황, 말 그대로 “완벽한 계획.” 난관에 부딪힌 수사팀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한다. 하지만 분석지에는 오로지 그래프로 확인되는 진실 또는 거짓이라는 항목만 있을 뿐, 도리어 심증에 의문만 남긴다. 이 신은 (이하 )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수사물이...

  • '가족의 탄생', 아이돌과 유기견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의 탄생', 아이돌과 유기견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의 탄생' KBS2 토 오후 5시 15분 '가족의 탄생'은 1년여 전 '남자의 자격'에서 방영되었던 유기견 편과 비슷한 기획 의도를 갖고 시작되었다. 스타들이 희귀 동물이나 버려진 동물들을 키우고, 함께 살며 가족이 되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이 멤버들의 외로움에 기대어 위탁견들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면, '가족의 탄생'은 첫 회에서부터 아이돌 오디션을 통해 가족이 될 사람을 찾았고 다름 아닌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