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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FF+10] 김중혁, 김연수의 영화 이야기

    [PIFF+10] 김중혁, 김연수의 영화 이야기

    이건 '아주담담'이라기보다는 '쾌도난담'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것 같다.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아주담담 '소설로 말하는 영화'에 참석한 김연수, 김중혁 두 소설가의 대화는 그만큼 거침없었다. 무례하거나 공격적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이미 에서 재기 넘치는 영화 칼럼을 연재한 바 있지만 이 두 작가는 시네필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영화 마니아가 아니라는 바로 그 지점에서 그들의 영화 이야기는 훨씬 유연하고 흥미롭게 이어질 수 ...

  • [PIFF+10] 미야자키 아오이는 아직도 엄마한테 어리광을 부리는 딸이다

    [PIFF+10] 미야자키 아오이는 아직도 엄마한테 어리광을 부리는 딸이다

    설탕과 소금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철부지 엄마(오타케 시노부)가 어느 날, 나이차가 띠동갑이 넘는 연하남을 집에 데려오더니 덜컥 결혼발표를 해버린다. 엄마의 재혼을 결사반대하던 딸 츠키코(미야자키 아오이)는 죽은 아빠의 위패를 가지고 집을 나가려다 엄마와 몸싸움까지 벌이고, 함께 결혼예복을 보러 가자며 자신의 손을 끈질기게 붙잡는 엄마를 끝끝내 뿌리친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이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 에 이은 재...

  • [PIFF+10] 이선균, 느슨하게 빛이 나는 이 남자

    [PIFF+10] 이선균, 느슨하게 빛이 나는 이 남자

    이선균은 딱딱한 차림새보다는 캐주얼한 룩이, 엄숙한 자리보다는 느슨하고 편한 만남에서 더 빛이 나는 남자다. 그런 면에서 이 배우를 만나기에 부산국제영화제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올해 부산에서의 첫 만남은 해운대 횟집에서, 두 번째 만남은 롯데시네마의 파티에서, 그리고 세 번째 만남은 로 인연을 맺은 명필름의 200만 돌파를 축하하는 조촐한 술자리에서였다. “영화제 오는 거 너무 좋아요. 특히 개막식에 참여하는 경우엔 개막작도 볼 수 있잖아요...

  • [PIFF+10] 줄리엣 비노쉬의 화양연화

    [PIFF+10] 줄리엣 비노쉬의 화양연화

    “단순히 영화 한 편을 더 찍으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지루한 일이다.” 멋진 말이다. 누구나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배우가 이런 말을 정말 자신의 실존을 걸고 실천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멋진 일일 것이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연출한 와 함께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를 찾은 줄리엣 비노쉬처럼. 12일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줄리엣 비노쉬의 업적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키에슬로...

  • [PIFF+10] 츠마부키 사토시의 얼굴

    [PIFF+10] 츠마부키 사토시의 얼굴

    츠마부키 사토시의 그런 얼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말간 얼굴로 해사하게 웃거나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아이처럼 울던 그에게서 살기와 분노, 고독을 느낄 줄이야.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의 에서 츠마부키 사토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의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하고 싶은 얘기는 모두 그의 얼굴에 있다는 듯 츠마부키 사토시가 보여주는 미세한 떨림에 집중한다...

  • [PIFF+10] 김지운 감독 “다음 영화는 <다이하드>류의 액션물”

    [PIFF+10] 김지운 감독 “다음 영화는 <다이하드>류의 액션물”

    김지운 감독에게 2010년은 어떻게 기억될까? 영화 에 이어 크랭크인에 들어간 는 본인이 각본을 쓰지 않은 첫 영화였고, 자신을 “극단으로 몰아 넣을” 만큼 심리적으로 힘든 작품이었다. 게다가 완성한 영화는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며 그를 “미쳐 날뛰게” 만들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의 평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9일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에서 이리저리 잘려 나갔던 가 온전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났다. 제대로 ...

  • [PIFF+10] 말레이시아 감독, 일본 제작자, 한국 여배우가 만나면

    [PIFF+10] 말레이시아 감독, 일본 제작자, 한국 여배우가 만나면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아시아 영화의 창'에 소개된 은 홍콩의 외딴 리조트를 찾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 여성이 서로를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이다. 여기서 두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상대방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누굴 누구로 정의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정체성을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건 이 작품 자체일지 모르겠다. 말레이시아의 신예 감독인 림 카와이가 연출을 맡고, 일본의 배우인 스기노...

  • [PIFF+10] 아오이 유우, 용맹하고 아름다운 짐승 한 마리가 벚꽃 속을 달리네

    [PIFF+10] 아오이 유우, 용맹하고 아름다운 짐승 한 마리가 벚꽃 속을 달리네

    아오이 유우를 생각하면 늘 흩날리는 벚꽃이 떠올랐다. 십대 소녀들의 청명한 공기가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잔잔하게 흔들리던 에서도, 자기 몸집만한 붓을 들고 싸우듯 그림을 그리던 에서도 그녀의 풍경엔 늘 분홍의 봄꽃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아오이 유우는 봄날의 벚꽃처럼 작고 연약한, 식물성 소녀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신작 로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아오이 유우는 그저 꽃이 아니라 꽃나무로 가득한 숲 속...

  • [PIFF+10] 윤여정, 길 위에 여자가 서있네

    [PIFF+10] 윤여정, 길 위에 여자가 서있네

    “작년에 내가 일을 좀 많이 했다우. 정말 다작배우야, 3관왕에 빛나는!” 영화 , , 까지 무려 3편의 영화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윤여정은 그야말로 영화제 기간 동안 제일 바쁜 여배우였다. 3편 영화의 무대 인사, 부일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에 이어, 데뷔작인 로 1971년 제 2회 시체스 국제영화제에서 받은 여우주연상을 39년 만에 다시 받는 순간까지 맞이했으니. 관객을 만나 '하', 상을 받아 '하하', 오랜만에 되찾아 '하하하...

  • [PIFF+10] 임슬옹, 이제 막 한 걸음을 뗀 신인 배우

    [PIFF+10] 임슬옹, 이제 막 한 걸음을 뗀 신인 배우

    2AM의 조권이 MBC 에서 가인과 듀엣곡을 부르고, 이창민이 에이트의 이현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옴므를 결성하면서 2AM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각자 음악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는 동안, 임슬옹의 선택은 “연예인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큰 뜻을 품고 있었던” 연기였다. 그리고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MBC 에서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매달리는 태훈 역을 시작으로 '도시락'과 영화 까지 세 작품을 빠르게 소화했다. 그 중 두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

  • [PIFF+10] 장동건 “아들은 신생아인데도 이목구비가 아주 뚜렷하다”

    [PIFF+10] 장동건 “아들은 신생아인데도 이목구비가 아주 뚜렷하다”

    칼과 주먹을 버리고 서부마을로 도망친 전사가 그 곳 사람들과 지내면서 따뜻한 사람으로 변하지만, 악당으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과의 약속을 깨고 씁쓸한 최후를 맞이한다. 9일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진 는 큰 그림만 놓고 보자면 전형적인 서부영화라 할 수 있겠지만, 이승무 감독은 “기존 서부영화와는 반대로 동양인이 서양의 공간을 구원하는 이야기”로 전복을 시도한다. 그런 면에서 는 서부영화에 단골손님으...

  • [PIFF+10] 누가 이 사람들 좀 말려줘요

    [PIFF+10] 누가 이 사람들 좀 말려줘요

    영화 의 원빈이 무대 인사를 왔을 때는 그렇게 맑고 쾌청했던 하늘이, 윤성호 감독과 독립영화 배우들의 오픈토크가 시작되자마자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비가 오는데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그들의 인사는 관객들이 파란 우비를 입으며 내는 '사브-작 사브-작' 소리에 묻혔다. 하늘마저 잘생긴 사람들만 편애하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도 윤성호 감독 과 '혁권 더 그레이트' 박혁권 은 깨알 같은 멘트를 쏟아냈다. “집 보증금 해줬더니 만날...

  • [PIFF+10] 윌렘 데포는 아내에겐 약한 남자다

    [PIFF+10] 윌렘 데포는 아내에겐 약한 남자다

    “연기파 배우라면 윌렘 데포처럼 생겨야지.” 몇 년 전 인터뷰에서 박중훈은 배우의 외모와 연기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윌렘 데포는 그런 배우다. 그는 어떤 이가 보아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열연으로 자신이 임한 영화를 작품으로 만든다. 그것은 예외 없는 명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장 감독의 예술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의 이상주의적인 앨리어스 분대장. 어떤 이에게는 칸을 경악케 만든 의...

  • [PIFF+10] 탕웨이 “<만추>는 내 심장을 뛰게 만든다”

    [PIFF+10] 탕웨이 “<만추>는 내 심장을 뛰게 만든다”

    안개가 자욱한 공간. 한국남자와 중국여자의 우연한 만남. 그것도 낯선 도시 시애틀에서.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시간, 모두 합쳐 72시간. 1966년 이만희 감독의 에서 무수히 흩날리던 낙엽도 사라졌고, “낯선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공간적 배경도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겼다. 하지만 두 남녀를 에워싼 고독한 공기는 45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변함이 없다. 폭력적인 남편을 살해하고 감옥에 들어간 애나(탕웨이)에게 남은 유일한 피붙이는 그저 돌...

  • [PIFF+10] 해운대보다 아저씨

    [PIFF+10] 해운대보다 아저씨

    하늘도 아저씨를 사랑하셨다.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둘째 날, 영화 팀의 무대 인사를 8분 앞두고, 아침부터 잔뜩 흐렸던 하늘은 환하게 밝아졌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이틀 째 노숙 중”인 팬들, 일명 대포라 불리는 망원렌즈를 장전한 카메라를 든 일본 아주머니들, 사다리로 모자라 지붕 위까지 올라간 사진기자들. 자체발광 덕분에 자연광조차 필요치 않을 것 같은 원빈의 모습을 보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보답 받는 순간이었다. 1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