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10] 츠마부키 사토시의 얼굴
[PIFF+10] 츠마부키 사토시의 얼굴
츠마부키 사토시의 그런 얼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말간 얼굴로 해사하게 웃거나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어린아이처럼 울던 그에게서 살기와 분노, 고독을 느낄 줄이야.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의 에서 츠마부키 사토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의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하고 싶은 얘기는 모두 그의 얼굴에 있다는 듯 츠마부키 사토시가 보여주는 미세한 떨림에 집중한다. 그의 얼굴 근육이 증오로 일그러지는 2초 남짓한 순간, 관객은 유이치가 어떤 인물인지 단번에 알게 된다. 그가 “처음으로 먼저 하고 싶다고 해서 얻어낸 배역”인 유이치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밝은 실제 성격과 정반대”다. 어머니에게도 버림 받고 조부모의 손에서 키워진 유이치는 노동판을 전전한 돈으로 여자를 산다. 한 번도 제대로 된 관계를 맺어본 적 없는 유이치가 외로움으로부터 도망치는 방법은 자꾸만 더 높은 벽을 둘러치는 것뿐이었다. 자신을 지켜주지도 못하는 벽을 고집스레 쌓는 유이치는 길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섬뜩하고 가슴이 시릴 정도로 슬프다.
[PIFF+10] 츠마부키 사토시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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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1일 공동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화사한 ‘이케맨’(꽃미남과 비슷한 말로 잘생긴 남자를 가리킨다)이었다. “아직까지 꽃미남으로 불러주는 게 고맙고 계속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 때문일까? 조심스러운 걸음걸이, 자신의 답변 차례가 아니면 조용히 내리깔고 있는 눈은 곱다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꽃 같았다. 작년 PIFF 때 가진 오픈 토크 중간에 화장실에 다녀오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에 “풉”하고 웃으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일 때는 31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앳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연기에 있어서는 “스스로를 닦달하고 추궁”할 만큼 철저하고, “언제가 기회가 된다면 오구리 ㅅㅠㄴ처럼 감독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힐 만큼 단단하게 여문 직업인이었다. 은 “그가 행복해진다는 상상만으로도 내가 기분 좋아지는 소중한 사람”이 없는 요즘 세상을 걱정한다. 그러나 츠마부키 사토시가 있는 한, 적어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하나쯤은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PIFF+10] 츠마부키 사토시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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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부산=이지혜 기자
사진. 부산=채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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