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여름, 영화 는 성적 강박증에 시달리는 학생들, 정답을 맞혀야 의문의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설정 등 우리나라의 과도한 입시경쟁을 소재로 180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속편 역시 생존게임을 큰 골자로 하지만, 전편과는 달리 사전 단서나 죽음의 순서마저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더 치열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캐릭터 면에서는 유선동 감독의 “전편보다 더 스피디하고 섬세한 연출”이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성적 강박...
“인간만이 축제를 즐길 수 있고, 영화는 그 축제의 중심에 있다.” 판타스틱한 영화 축제를 자처해온 제 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의 개막식이 15일 부천 시민회관에서 열렸다. 장마를 앞두고 한층 더 축 처진 공기도 레드카펫 위에선 한결 가볍게 느껴졌고, 축제의 꽃인 스타들이 속속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관객들의 상쾌지수는 높아지기 시작했다. 강수연, 추상미, 배두나, 하지원 등에 이어 열네 번째 PIFAN 레이디가 된 황정음과...
여느 영화제나 비슷비슷한 개회사보다 앞선 조촐한 공연. 제 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 기자회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13일 열린 JIMFF의 상영작 발표는 작년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아서라이그의 라이브로 시작됐다.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JIMFF는 지난 5회 에서 상영작 수를 늘리고, 영화제의 몸집을 불렸다면 올해는 JIMFF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 국제적으로 알리는 것에 집중했다. 영화제...
외로운 아저씨와 눈이 깊은 소녀는 “좋은 것이 한 개도 없는” 세상에서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 원빈과 김새론 주연의 영화 는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본 자들이 나눈 교감에 집중한다. 그것을 묘사하기 위해 액션도 동원되고, 와이어도 사용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감정”이라고 감독과 배우는 입을 모아 말한다. 어느덧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원빈과 “아이가 아닌 명민한 연기자” 김새론의...
영화 의 원작은 2009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웹툰이었다. 최종회까지 총 3600만 클릭수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얻었던 원작에 바탕하는만큼 영화 는 관객 이전에 촘촘한 구성의 원작과 대결해야 할 운명이었다. 영화 중간중간 들어간 코믹 코드는 영락없는 강우석 스타일이지만 무엇보다 원작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건 결말에서의 반전이다. “윤태호 작가를 넘지 못하면 영화는 만드나 마나”라는 강우석 감독의 창작자로서의 야심은 과연 앞으로 어...
오스트리아 출신의 거장 미하엘 하네케의 신작 은 독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시대극이다. 1913년 독일의 어느 개신교 마을에서 연속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마을 의사는 누군가가 몰래 설치해놓은 줄에 걸려 낙마하고, 소작농의 주인은 제재소의 나뭇바닥과 함께 추락해 죽고, 남작의 어린 아들은 마을 축제가 벌어지는 날 집단으로 폭행을 당하고, 마을 산파의 장애아들은 소름끼치는 방법으로 두 눈을 잃어버린다. 마을에 갓 부임한 신임 교사는 ...
인간은 신의 영역을 꿈꾼다. 신처럼 높아지고자 바벨탑을 세웠고, 조물주가 되고 싶었던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을 만들었다. 엘사(사라 폴리)와 클라이브(애드리언 브로디) 또한 과학으로 신의 권능에 도전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윤리적인 제약에 답답한 이들은 파충류, 조류, 양서류, 갑각류와 인간의 DNA가 결합한 '스플라이스'(다양한 종이 결합해 탄생한 독립적인 생명체) 드렌(델핀 샤네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엘사와 클라이브를...
어느 새 일상이 되어버릴 무더위가 마냥 불쾌하지 않을 수 있는 건 여름과 함께 찾아오는 각종 축제들 덕이 크다. 록페스티벌들과 함께 불쾌지수를 기대지수로 바꿔주는 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제, 제 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의 공식 기자회견이 15일 세종호텔 세종홀에서 열렸다. PIFAN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니아만의 영화제가 아니다”라는 기치를 내세웠다. 그것은 개막작과 폐막작을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로 선정한 것만 보...
캐리, 사만다, 미란다, 샬롯 언니에게 오랜만이죠? 캐리 언니가 빅과 결혼 한지도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그러고 보면 예전 같지 않은 언니들의 피부도 이해가 가요. 저도 요즘은 하루하루가 다르거든요. 알량한 월급 때문에 야근도 불사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어느새 축 처진 뺨이 펄럭거릴 기세라니까요. 보톡스다 호르몬제다 천연 약품이다 하루에 사십 알에 가까운 약을 삼키는 사만다 언니가 백 번이고 이해 가지요. 거기다 그렇게 원하던 애 키우...
영화 으로 재기 넘치는 연출력을 선보인 윤성호 감독이 인디시트콤 (이하 )를 지난달 24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선보이며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짧은 기간, 적은 제작비 등 독립영화의 구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시트콤의 유머를 배합시킨 .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카페 가화에서 열린 의 쇼케이스는 방송매체도 영화관도 아닌 오직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재기발랄한 5분짜리 시트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로, 원맨밴드 아마추어증폭기가 노래...
영화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하는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로 끝났다. 거대한 떡밥을 던지고 막을 내린 전편에 이어 다시 돌아온 . 물론 완결된 원작 소설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불멸의 연인 에드워드와 벨라, 그들 사이의 제이콥(테일러 로트너)까지 위태로운 삼각구도가 어디로 흘러갈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글로만 존재하던 이들을 현실로 완벽하게 불러낸 세 배우와 캐릭터의 체화를...
영화 로 제 63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과 주연 배우 윤정희가 지난 26일 귀국했다. 그들이 돌아오는 사이 한국에서는 의 시나리오가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의 마스터 영화제작지원 심사에서 0점을 받은 것이 논란을 일으켰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를 폄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를 다시 유인촌 장관 측에서 반박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 사람은 가장 축하받아야할 순간에 오히려 작품성에 대한 황당한 논란에 휘말린 셈이다. ...
한 때 축구스타였지만 지금은 사기꾼 소리를 듣는 원광(박희순)은 인생 한 방을 노리고 동티모르로 건너간다. 맨발로 축구하는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짝퉁 축구화를 팔아 돈을 벌려던 원광은 그들의 순수함에 감화되어 결국 유소년 축구팀을 결성하고 국제대회까지 진출한다.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을 이끌고 있는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은 이렇듯 새로울 것 없는 소재를 비교적 예상 가능한 방식으로 전개시킨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아름다운 것은 ...
이몽룡이 그네를 타고 날아오르는 성춘향에게 반하는 순간, 방자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너무도 잘 알려진 춘향과 몽룡의 러브 스토리에서 조연에 불과하던 방자는 2010년, 제 이름을 걸고 자신의 사랑을 얘기한다. 25일 왕십리 CGV에서 언론시사를 가진 영화 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을 뒤집는다. 열녀 신화와 입신양명의 미담은 방자와 몽룡, 춘향과 향단의 욕망이 맞부딪히는 발칙한 이야기로 재편됐다. “전 몸종이잖아요”, “양반은 다르다...
한 남자가 침대에서 눈을 뜬다. 그의 이름은 조지(콜린 퍼스). 그러나 그는 아직 완벽한 조지가 아니다. 대학 교수이자 흠잡을 데 없이 평범한 중년 남성의 코스튬을 갖추기 전, 잠이 덜 깬 그는 온전히 죽은 연인의 것이다. 짐(매튜 구드)이 조지의 곁을 떠난 뒤에도 그의 일상은 눈을 뜨면서부터 죽은 연인과 함께 시작한다. 세수를 하고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짐의 기억은 틈틈이 끼어들고, 무심히 보아오던 주변의 풍경들도 달라 보인다.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