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AM의 조권이 MBC 에서 가인과 듀엣곡을 부르고, 이창민이 에이트의 이현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옴므를 결성하면서 2AM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각자 음악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는 동안, 임슬옹의 선택은 “연예인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큰 뜻을 품고 있었던” 연기였다. 그리고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MBC 에서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매달리는 태훈 역을 시작으로 ‘도시락’과 영화 까지 세 작품을 빠르게 소화했다. 그 중 두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고, 스크린 데뷔작 을 통해 “배우라는 정체성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마음가짐을 자리 잡게 만들어 준”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았다. 주인공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일찍이 경험한다는 건 어쩌면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배우에게 과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도 있다. “ 이후 큰 역할을 맡는 것보다 우선 배우로서 카메라에 좀 더 서고 싶었어요. 아직까지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물에서 놀고 싶진 않아요.” 그렇게 그는 1시간짜리 단막극과 “평소에 ‘미래에는 어떤 음악과 소리가 주류가 될까’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담고 있는 시나리오가 새롭고 재밌”는 음악영화를 택함으로써 자만해질 수 있는 위험을 용케 피해갔다.
좋아하는 여자를 향한 넘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의 태훈처럼, 임슬옹 역시 본인도 손발이 오그라들었다고 회상할 만큼 태훈이라는 인물을 자기 안으로 완전히 흡수시키지 못했다. ‘도시락’의 신참 역무원 수철이 솔직하고 밝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태훈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 인물을 소화하는 배우 임슬옹은 약 6개월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짝사랑하는 여자가 옆에 누워서 “춥네”라고 말하는 직접적인 신호를 알아듣지 못하고 혼잣말로 불만을 털어놓는 약간은 ‘찌질한’ 수철 역을 능청스럽게 잘 표현해냈다.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어요. 특히, 수철이 3분 동안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오로지 대사로만 이뤄진 장면이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려고 문장의 어미 정도는 제 입에 맞게 고치기도 했어요.” 그래서였을까. 촬영 당시 “첫 연기라 잘하고 있다고 많이 격려해주던” 2AM 멤버들도 ‘도시락’ 본방송을 함께 볼 때는 “극 중 희영누나(이민정)가 재워달라고 할 때 좋아하는 표정을 못 숨기는 장면이랑 수철이가 자기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스스로 ‘병신’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빵’ 터졌다고 얘기”면서 디테일한 모니터링을 해주기 시작했다. “8월 중순에 야외촬영을 하는데,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 머리 세팅이 어려울 정도였어요. 한 장면 끝나고 나면 바로 옆에서 드라이기로 머리 말리는” 고생을 했지만, “더운 것 빼고는 다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그만큼 신인 배우가 많이 배울 수 있었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아, 그렇게 보셨구나. 어유, 고맙습니다.” 그의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면서 질문을 던지면 임슬옹의 대답은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했는지 거창하게 포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그저 한 템포 쉬었다가 “‘도시락’의 찌질한 수철이라면 ‘인생은 기대한 것보다는 못하지만 걱정한 것보다는 낫다’는 멋진 명언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많이 생각했다”는 말 한마디로 대신했다. 물론 그 느린 말투 속에도 “내공이 쌓이게 되면 영화 나 처럼 느와르 작품을 통해 남자다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대부분의 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많이 손실시키지 않는데, 예능 활동을 활발히 하는 2AM의 멤버로서 그런 부분을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하지만 지금은 먼 미래를 향한 욕심이나 고민보다는 “연기와 노래가 함께 느는 게 신기하다”는 호기심의 감정을 마음껏 즐겨도 될 때다. 그의 말처럼, “이제 막 한 걸음을 뗀 신인 배우”니까. 글. 부산=이가온 기자
사진. 부산=채기원 기자
“아, 그렇게 보셨구나. 어유, 고맙습니다.” 그의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면서 질문을 던지면 임슬옹의 대답은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했는지 거창하게 포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그저 한 템포 쉬었다가 “‘도시락’의 찌질한 수철이라면 ‘인생은 기대한 것보다는 못하지만 걱정한 것보다는 낫다’는 멋진 명언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많이 생각했다”는 말 한마디로 대신했다. 물론 그 느린 말투 속에도 “내공이 쌓이게 되면 영화 나 처럼 느와르 작품을 통해 남자다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대부분의 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많이 손실시키지 않는데, 예능 활동을 활발히 하는 2AM의 멤버로서 그런 부분을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하지만 지금은 먼 미래를 향한 욕심이나 고민보다는 “연기와 노래가 함께 느는 게 신기하다”는 호기심의 감정을 마음껏 즐겨도 될 때다. 그의 말처럼, “이제 막 한 걸음을 뗀 신인 배우”니까. 글. 부산=이가온 기자
사진. 부산=채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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