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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작은 연못>│잊지도, 고개를 돌리지도 말라

    영화 <작은 연못>│잊지도, 고개를 돌리지도 말라

    1950년 7월, 한국전쟁 발발 한달 후. 평화로운 시골마을 대문바위골에 갑자기 군인들이 들이닥친다. 바깥 세상에 난리가 났다지만 전쟁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던 마을 사람들은 미군 작전 지역이니 당장 떠나라는 명을 받고 무작정 피난을 떠난다. 젖먹이를 들쳐 업고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지게에 태워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길을 떠나면서도 저항 한번 못했던 이들 앞에 “어떤 피난민도 전선을 넘지 못하게 하라. 전선을 넘으려는 자는 모두 사살하라”...

  • 이창동 감독 “꿈을 가진, 갖고 싶은 사람들이 <시>를 봤으면”

    이창동 감독 “꿈을 가진, 갖고 싶은 사람들이 <시>를 봤으면”

    “내가 고생할까봐 쉽게 끝낸 건 아니지?” “제가 그렇게 착한 사람으로 보여요?” 영화 의 메이킹 필름 안에서, 감독과 배우는 그런 대화를 주고받았다. 배우는 데뷔 40여 년 동안 300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한 윤정희였고, 감독은 부터 까지 스스로 한국 영화의 한 갈래가 된 이창동 감독이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거목이 된 두 사람은 어떤 인연이 닿아 에서 만났을까. 14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두 사람이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안내상의 사회로 제...

  •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세상은 아름다워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세상은 아름다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우산도 없이 걸어가는 마이클(퀸턴 아론)을 리앤(산드라 블록)이 차에 태우면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 누군가는 부유한 그녀의 뜻있는 '취미'를 칭찬하고, 누군가는 그녀가 마이클의 인생을 바꿨다고 치켜 세운다. 그러나 리앤은 마이클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NFL의 스타 플레이어 마이클 오어의 실화를 영화화한 는 빈민가의 소년이 미식축구 선수로 성공하기까지를 감동을 주재료로 유머를 가미해 버무려냈다. '블라인...

  • 임상수 감독 “<하녀>는 명품 막장 드라마”

    임상수 감독 “<하녀>는 명품 막장 드라마”

    1960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연인들의 사랑이나 문학작품에 기반한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던 와중에 의 등장은 새로운 것이었다. 팜므파탈을 연상시키는 젊은 하녀와 그에 대비되는 아내, 그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는 주인집 남자의 욕망이 뒤섞이는 집은 이전의 어떤 한국영화에서보다 낯설고 공포스러웠다. 그리고 2010년 임상수 감독에 의해 50년 만에 리메이크된 는 전도연, 이정재, 서우, 윤여정이라는 걸출한 배우들과 '에로틱 스릴...

  • 양익준 “노출은 근사하다. 마음에 대한 것도, 신체에 대한 것도”

    양익준 “노출은 근사하다. 마음에 대한 것도, 신체에 대한 것도”

    집 나간 마누라를 찾으러 세 남자가 뭉쳤다. 겉보기만 멀쩡한 초딩남 성희(지진희), 10년째 감독 준비중 동민(양익준), 최단신 옴므파탈 유곽(이문식). 방송에서 이혼하자고 말해놓고도 자신보다 먼저 이혼을 선언하고 떠난 아내 영심(김규리) 때문에 억울한 성희는 동민과 길을 떠난다. 이 대책 없는 남자들은 영심의 흔적을 ㅉㅗㅈ아가지만 알면 알수록 이 여자 수상하다. 자살 시도 전적에 다단계에 빠져 있기도 했고 급기야 3년 동안 한 번도 들어본 적...

  • 푸짐한 영화 한 상 받아가세요

    푸짐한 영화 한 상 받아가세요

    지난 10년이 첫걸음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새로운 첫걸음이다. 개막을 한 달 앞둔 제 11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의 상영작 발표 기자 회견이 3월 31일 오후 5시 반 세종호텔에서 열렸다.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2010 JIFF에서는 49개국 209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상영작이 늘어났지만 단편이 다수 포함되어 총 프로그램 수는 다소 줄어든 데 대해 정수완 프로그래머는 “대신 관객들과 감독이 만날 수 있는 지점 등을...

  • 엄정화 “류승룡 같은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엄정화 “류승룡 같은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무섭고, 슬프고, 한편 잔인하다. 30일 언론시사에서 공개된 영화 에서는 다양한 정서가 느껴졌다. 베스트셀러 작가 백희수(엄정화)를 중심으로 그녀가 휘말리는 사건들은 스릴러와 미스터리, 액션에 이르기까지 여러 갈래로 뻗어있기 때문이다. 표절 의혹에 시달리는 백희수는 슬럼프를 딛고 새 작품을 발표하지만 그것 역시 표절 논란에 휩쓸리고, 집필을 했던 시골 별장에는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하우스 호러와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물 ...

  • 배두나 “누드 신이 어떻게 쑥스럽지 않겠나”

    배두나 “누드 신이 어떻게 쑥스럽지 않겠나”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람이라면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으레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그 마음이 무엇보다 진귀한 공기인형이 있다. 히데오(이타오 이츠지)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이며 성적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공기인형 노조미(배두나)는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얻게 된다. 히데오의 집 밖으로 나가 세상과 만나는 노조미.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신기해서 즐겁고 또 아프다. 전철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옆 사람, 길가에 핀 민...

  • 영화 <제로 포커스>│비밀은 없다

    영화 <제로 포커스>│비밀은 없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유난히 한국에서 사랑받는 일본 감독이다. , 등 그의 이름은 청춘과 사랑, 감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설명되곤 했다. 그러나 3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신작 는 이후, 그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유독 도드라진다. 에는 해사한 청춘도, 감수성을 건드리는 음악도, 싱그러운 풍경도 없다. 전쟁이 막 끝난 뒤 황폐한 가나자와 지방은 비바람이 불고 냉기로 가득하다. 그곳에서 결혼한 지 일주일 만에 출장을 떠난 남편(니시지마 히데토시)...

  • 이준익 “2010년을 사는 나의 사회관, 역사관을 말하고 싶었다”

    이준익 “2010년을 사는 나의 사회관, 역사관을 말하고 싶었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작업을 할 수 있었을까.” 차승원은 영화 (이하 )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준익 감독과 주연배우 차승원, 황정민, 한지혜, 백성현 외에도 김창완, 류승룡 등 쟁쟁한 조연진까지. 에 모인 이름들의 면면은 기대를 품게 만든다. 때는 임진왜란 직전의 혼란스러운 조선. 썩을 대로 썩은 조정을 뒤엎고 왕이 되고자 하는 이몽학(차승원), 한 때 동지였으나 이제 이몽학을 막기 위해 나선 맹인 검객 황정학(황정민)과 이몽...

  • <경계도시 2>│대한민국에서 철학자로 산다는 것

    <경계도시 2>│대한민국에서 철학자로 산다는 것

    체포 영장은 귀국에 앞서 발부되었다.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가 37년 만에 고국 땅을 밟던 2003년 9월 22일, 공항에서 그를 맞이한 인파 속에는 친지들만이 아니라 국가정보원 요원들도 함께 있었다. 70년대부터 한국 내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유럽 지역의 반체제 운동을 주도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남북 어느 쪽의 입장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인'으로 다양한 학문적 성과를 내놓은 송 교수가 북한 권력 서열 23위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와 ...

  • 영화 <언 애듀케이션>│소녀 잔혹 성장기

    영화 <언 애듀케이션>│소녀 잔혹 성장기

    2010년의 대한민국이나 1961년의 영국이나 평범한 17세 소녀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대학에 갈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쉽게 예상되는 모습일 것이다. 전쟁이 끝난 뒤 런던에서도 제니(캐리 멀리건)의 유일한 목표는 옥스퍼드 대학이다. 근검절약을 입에 달고 사는 아버지가 유일하게 돈을 쓰는 곳도 딸의 라틴어 과외나 특별활동을 위한 연주회일 정도로 제니의 옥스퍼드대 진학은 가족에게 신앙과도 같다. 적어도 그들이 데...

  • “영화에선 원시의 느낌을 더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에선 원시의 느낌을 더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돌파했다. 제작진이 '무릎 팍 도사'에 출연했다. 브라질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단어인 '뽀뚜루'와 '게또'는 유행어가 되었고 '비담' 김남길은 해외에서도 내레이션을 녹음해 보냈다. 지난 해 12월부터 올 2월에 걸쳐 5부작으로 방송되며 이토록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MBC 다큐멘터리 이 25일 극장 개봉한다. 16일 롯데시네마 애비뉴엘에서 열린 극장판 시사회에는 김진만, 김현철 PD가 참석해 85분 분량으로...

  • 영화 <인 디 에어>│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영화 <인 디 에어>│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라이언(조지 클루니)과 마주한 사람들은 그에게 욕을 하거나 저주를 퍼붓는다. 해고전문가인 라이언이 “당신은 해고되었으니 이제 새 삶을 찾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는 순간 그들이 느끼는 고통은 단순히 실직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실제 해고당한 사람들이 증언하는 실직의 고통은 가족이 죽거나 자살을 예감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존재의 소멸 내지는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라이언은 태연하다. 그는 흥분하여 날뛰거나 슬퍼서 엉엉...

  • 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김남길 “내가 한 사랑은 영화에 비하면 미약하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아름다운 외딴 섬에 상처받은 두 남녀가 흘러든다면? 필시 그들 사이에는 애틋한 감정이 싹틀 것이다. MBC 에서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 비담으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된 김남길과 영화 , 로 많은 기대를 모은 황우슬혜가 영화 에서 만났다. 사랑에 상처 받은 미아(황우슬혜)는 홀로 꾸려가는 카페에 역시 사랑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탈옥한 무기수 수인(김남길)을 숨겨준다. 그리고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