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 디 에어>│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
라이언(조지 클루니)과 마주한 사람들은 그에게 욕을 하거나 저주를 퍼붓는다. 해고전문가인 라이언이 “당신은 해고되었으니 이제 새 삶을 찾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는 순간 그들이 느끼는 고통은 단순히 실직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실제 해고당한 사람들이 증언하는 실직의 고통은 가족이 죽거나 자살을 예감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존재의 소멸 내지는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라이언은 태연하다. 그는 흥분하여 날뛰거나 슬퍼서 엉엉 우는 사람들의 행동에 능란하게 대응할 매뉴얼이 있고, 무엇보다 삶의 목표가 있기에 그들의 상처 또한 일의 일부분이다. 주거래 항공사의 천만마일 회원이 되는 것이 유일한 기쁨인 그는 일 년의 대부분을 비행기를 타고 출장지를 오가는 삶에도 불만이 없다. 혼자 살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일 하는 게 누군가와 얽히는 것보다 좋은 독신남 라이언.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곁에 두 명의 여자가 나타난다.
영화 <인 디 에어>│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
지금 혼자인 당신에게 권합니다
영화 <인 디 에어>│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혼자 있을 자유, 함께 하는 용기" />
라이언의 출장길에 경비를 절감할 온라인 해고 시스템을 개발한 나탈리(안나 켄드릭)가 동행하고, 그 와중에 라이언은 자신처럼 마일리지에 집착하는 알렉스(베라 파미가)에게 끌린다. 두 여인은 고립된 섬처럼 살고 있는 라이언에게 ‘함께 하면 더 즐겁다’는 새로운 가치를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라이언은 조금씩 자신만의 성 밖으로 발을 내딛어 본다. 를 보는 데 있어 가장 큰 즐거움은 조지 클루니에게서 나온다. 어정쩡한 양복을 입고 씰룩 나온 배까지 보여주지만 그의 눈가 주름이 완만한 능선을 그리며 웃는 순간, 영화는 어떤 대사도 줄 수 없는 온기를 얻는다.

는 급작스러운 화해나 강박적인 사랑의 결말로 관객의 감정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다. 대신 늘 사람들에게서 한 발 짝 물러나있던 라이언처럼 온기가 느껴지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은 적정 거리를 유지한다. 에 이어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한 제이슨 라이트만은 대책 없는 사랑스러움은 조금 덜어내되 현실적인 질감은 한 스푼 더 얹었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등장하는 주제곡 ‘Up in the Air’ 또한 놓치지 마시길. 실제 광고회사에서 해고당한 케빈 레닉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노래를 감독에게 보냈고, 이것이 영화의 OST에 수록되었다. 영화는 3월 11일 개봉한다.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