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작업을 할 수 있었을까.” 차승원은 영화 (이하 )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준익 감독과 주연배우 차승원, 황정민, 한지혜, 백성현 외에도 김창완, 류승룡 등 쟁쟁한 조연진까지. 에 모인 이름들의 면면은 기대를 품게 만든다. 때는 임진왜란 직전의 혼란스러운 조선. 썩을 대로 썩은 조정을 뒤엎고 왕이 되고자 하는 이몽학(차승원), 한 때 동지였으나 이제 이몽학을 막기 위해 나선 맹인 검객 황정학(황정민)과 이몽학에게 아버지를 잃은 견자(백성현). 여기에 이몽학에게 버림 받았으나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백지(한지혜)까지 전쟁과 반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욕망대로 살고자 했던 네 사람이 맞부딪친다. 23일 제작보고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몽유도원도를 떠올리게 할 만큼 동양적인 서정성과 함께 속도감 있는 검술 장면들로 남성적인 박진감도 상당했다. 과연 그 이름값만큼이나 은 4월, 한국영화의 봄을 알리는 전령이 될 수 있을까?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오간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 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사극인데.
이준익 감독: 사극은 정말 할수록 힘들고 어려운 것 같다. 특히나 은 와 비슷한 시대와 공간, 신분들의 이야기라 다르게 그린다는 게 힘들었다. 촬영하면서 어느 장소를 가나 에서 찍었던 곳인 거다. (웃음) 그래서 영화에 이미지가 나타나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 하지만 배경보다는 배우에게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되리라 믿고 끌고 갔다. 물론 관객들은 내게 와 비슷한 걸 기대하리라 생각되지만 감독으로선 자기복제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면 생명이 끝이다. 그렇다고 관객으로부터 멀어진다면 그것 또한 괴로운 일이라, 관객의 예측을 벗어나면서도 기대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연기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이고 어우러짐” 전작들과 다른 만의 매력을 꼽는다면?
이준익 감독: 인물이 보이는 이야기를 찍고 싶었다. 네 명의 주인공이 각자 신분과 입장에 따라서 신념이 다르다. 신념이 다른 인간들이 부딪치면 사단이 나기 마련이고. 그래도 끝까지 그걸 밀어붙인 인간은 아름답다. 세상을 바꾸려는 이몽학과 세상을 지키려는 황정학의 대립, 여기에 끝까지 덤비는 견자와 사랑을 ㅉㅗㅈ아간 백지의 신념을 아름답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은 이미 큰 호평을 받았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부담되진 않았는지?
이준익 감독: 처음으로 만화가 원작인 작품을 했는데, 약이기도 하면서 독인 것 같다. 만화는 언제든지 들춰볼 수 있고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각인되니까 만화와 영화의 장르적 차이 분명하게 가져가는 게 더 힘들었다. 그러나 결국 영화는 감독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새롭게 이미지를 구현해주기도 해서 만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극 중 라이벌인 이몽학과 황정학을 연기한 차승원, 황정민은 실제로도 동갑내기에 충무로에서 손꼽히는 배우들인데 함께 작업하면 자극된 부분은 없었나?
황정민: 승원 씨와는 처음 작업했는데, 촬영 마지막 날 술을 먹으면서 다음에 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프로포즈할 만큼 재밌었다. 긴장감이 없었다면 거짓이지만 그 안에서 자기 몫들을 발산했을 때 느껴지는 유쾌함이 굉장히 좋았다. 물론 극중 황정학이 이몽학을 늘 찾으러 다니지만 만나는 건 서너 번 뿐이라 좀 아쉬웠다. (웃음)
차승원: 정민 씨와는 극 중에서 세 번 정도 만남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늘 얘기를 많이 나눴다. 영화 중반에 둘이 함께 붙는 칼싸움 신이 있었는데 ‘아, 이 사람이 괜히 황정민이 아니구나’를 느꼈다. 배우로서 언제 뭘 해야 할 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상대 배우의 뭘 받아줘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더라. 그래서 서로가 각자의 에너지를 뿜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 한 번 더 연기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이고 어우러짐이라는 걸 느꼈다.
“한지혜는 아무리 구박해도 주눅이 안 든다” 극중 이몽학은 대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까지 매몰차게 버리는데 현실의 차승원은 어떤지?
차승원: 아이러니하게도 전작 에선 원죄를 가졌지만 아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였다면 이번에는 대의를 도모하기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는 역할이다. 실제의 나라면 큰 일을 도모하면서 사랑하는 여자도 버리지 않겠다. (웃음)
이준익 감독의 작품인데다가 황정민, 차승원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한 작업이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백성현: 솔직히 감독님의 전작인 와 에서 이준기 형님과 장근석 형님이 너무 잘하셔서 내가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대본 한 번 더 보고, 더 분석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존경하는 감독님과 배우들과 작품을 해서 부담이 되긴 했지만 다들 아낌없이 조연해주셨다. 견자라는 인물은 단순히 나 혼자 만든 게 아니라 형님, 누나, 감독님이 만들어주신 거 같다.
영화 촬영을 하다보면 술자리도 많을 텐데 배우들의 술버릇이 궁금하다.
이준익 감독: 황정민은 술 먹으면 익살스럽다. 폼 잡는 걸 싫어해서 다른 사람들 챙기고 고기 자르느라 바쁘다. 차승원은 그런 황정민이 고기 가위를 놓칠까 먼저 잡고. 근데 왜 그렇게 고기를 잘 자르는 거야? (웃음)
차승원: 빨리 먹어야 되니까. (웃음)
황정민: 나름대로 폼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 저도 폼 있는 사람이에요. (웃음)
이준익 감독: 한지혜는 예쁜데 예쁜 척을 안 한다. 자기가 예쁘단 걸 믿고 있으니까. (웃음) 선배 배우에 대한 예의도 바르고, 성현이에 대한 애정도 많지만 나한테만 못한다.
한지혜: 다 너무 잘해주시고 회식 때도 술을 적당히 기분 좋게 마셔서 술자리가 재밌고 좋았다.
황정민: 솔직하게 얘기해. 감독님이 너 계속 괴롭혔잖아. (웃음)
이준익 감독: 연기를 못해서 구박을 많이 했다. 근데 어떻게 된 게 주눅이 하나도 안 든다. (웃음) 그래서 구박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그 이후로 이틀 밤을 못자고 준비한 연기는 다르더라. 황정민이 최고라고 할 정도로. 그게 바로 구박의 힘이다.
한지혜: 내 모든 연기는 감독님의 구박의 힘이다. 원래 마음에 한이 없었는데 백지라는 인물은 한이 많다. 그런데 감독님한테 욕을 하도 먹어서 나중엔 한이 절로 생기더라. (웃음)
“2010년을 사는 나의 사회관, 역사관을 말하고 싶었다” 황정학은 맹인 검객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검술을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황정민: 다행히 상대 배우들이 능수능란하게 잘 받아줘서 다치는 일은 없었다. 솔직히 난 눈 감고 그냥 칼 휘두르면 돼서 상관없다. 앵글이 좀 멀리 가 있을 땐 눈을 살짝 뜨기고 하고. (웃음) 내 삶 자체가 액션이라 액션 신은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맹인 연기가 큰 부담이었다. 맹인학교 가서 수업을 참관하면서 계속 관찰했는데도 어렵더라. 늘 연기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난 앞이 보이니까 맹인을 흉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어떻게 진정성을 가지고 가야하나 고민이 컸다. 그래서 그냥 눈 감고 해버렸다. (웃음)
차승원의 경우 멋있는 외모가 자신의 연기에 걸림돌이 되거나 사람들이 연기보다는 외모에 더 주목해서 속상한 적은 없었나.
차승원: 그런 적은 없다. 전에 했던 영화들에선 지금 가지고 있는 모습을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게 많았다. 근래 들어서 외형적인 부분을 사용하는 작업이 많았는데 그냥 열심히 하면 그런 게 별로 걸림돌이 되진 않을 거 같다.
황정민: 내가 봤을 땐 너무 멋있어서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은 힘들 것 같다. (웃음)
최근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변주되는 사극들은 정치적인 요소로 많이 읽히고 있는데 은 어떤 코드로 읽어야 할까?
이준익 감독: 나는 사극을 잘 찍고 사극을 잘 만드는 나라가 문화 선진국이라 믿는다. 어렸을 때 본 나 같은 할리우드 영화가 서양을 배우는 하나의 큰 통로였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영화의 경우 현대물은 많지만 사극이 적다. 그래서 외국에서 한국의 전통을 들여다 볼 통로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극이라는 장르에 개인적으로 더 집착하는 것 같다. 또 사극에선 개인을 얘기 한다기보다는 시대와 사회상을 담고 있어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의 이야기가 빛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번 영화도 그런 식으로 찍었다. 그 시대의 수많은 인물들을 현대에 내보임으로써 2010년을 사는 나의 사회관, 역사관을 말하고 싶었다.
사진제공. 영화사 하늘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 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사극인데.
이준익 감독: 사극은 정말 할수록 힘들고 어려운 것 같다. 특히나 은 와 비슷한 시대와 공간, 신분들의 이야기라 다르게 그린다는 게 힘들었다. 촬영하면서 어느 장소를 가나 에서 찍었던 곳인 거다. (웃음) 그래서 영화에 이미지가 나타나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 하지만 배경보다는 배우에게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되리라 믿고 끌고 갔다. 물론 관객들은 내게 와 비슷한 걸 기대하리라 생각되지만 감독으로선 자기복제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면 생명이 끝이다. 그렇다고 관객으로부터 멀어진다면 그것 또한 괴로운 일이라, 관객의 예측을 벗어나면서도 기대를 충족시키고자 했다.
“연기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이고 어우러짐” 전작들과 다른 만의 매력을 꼽는다면?
이준익 감독: 인물이 보이는 이야기를 찍고 싶었다. 네 명의 주인공이 각자 신분과 입장에 따라서 신념이 다르다. 신념이 다른 인간들이 부딪치면 사단이 나기 마련이고. 그래도 끝까지 그걸 밀어붙인 인간은 아름답다. 세상을 바꾸려는 이몽학과 세상을 지키려는 황정학의 대립, 여기에 끝까지 덤비는 견자와 사랑을 ㅉㅗㅈ아간 백지의 신념을 아름답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은 이미 큰 호평을 받았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부담되진 않았는지?
이준익 감독: 처음으로 만화가 원작인 작품을 했는데, 약이기도 하면서 독인 것 같다. 만화는 언제든지 들춰볼 수 있고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각인되니까 만화와 영화의 장르적 차이 분명하게 가져가는 게 더 힘들었다. 그러나 결국 영화는 감독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배우들이 새롭게 이미지를 구현해주기도 해서 만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극 중 라이벌인 이몽학과 황정학을 연기한 차승원, 황정민은 실제로도 동갑내기에 충무로에서 손꼽히는 배우들인데 함께 작업하면 자극된 부분은 없었나?
황정민: 승원 씨와는 처음 작업했는데, 촬영 마지막 날 술을 먹으면서 다음에 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프로포즈할 만큼 재밌었다. 긴장감이 없었다면 거짓이지만 그 안에서 자기 몫들을 발산했을 때 느껴지는 유쾌함이 굉장히 좋았다. 물론 극중 황정학이 이몽학을 늘 찾으러 다니지만 만나는 건 서너 번 뿐이라 좀 아쉬웠다. (웃음)
차승원: 정민 씨와는 극 중에서 세 번 정도 만남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늘 얘기를 많이 나눴다. 영화 중반에 둘이 함께 붙는 칼싸움 신이 있었는데 ‘아, 이 사람이 괜히 황정민이 아니구나’를 느꼈다. 배우로서 언제 뭘 해야 할 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상대 배우의 뭘 받아줘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더라. 그래서 서로가 각자의 에너지를 뿜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 한 번 더 연기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이고 어우러짐이라는 걸 느꼈다.
“한지혜는 아무리 구박해도 주눅이 안 든다” 극중 이몽학은 대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까지 매몰차게 버리는데 현실의 차승원은 어떤지?
차승원: 아이러니하게도 전작 에선 원죄를 가졌지만 아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였다면 이번에는 대의를 도모하기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는 역할이다. 실제의 나라면 큰 일을 도모하면서 사랑하는 여자도 버리지 않겠다. (웃음)
이준익 감독의 작품인데다가 황정민, 차승원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한 작업이 부담스럽진 않았는지?
백성현: 솔직히 감독님의 전작인 와 에서 이준기 형님과 장근석 형님이 너무 잘하셔서 내가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대본 한 번 더 보고, 더 분석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존경하는 감독님과 배우들과 작품을 해서 부담이 되긴 했지만 다들 아낌없이 조연해주셨다. 견자라는 인물은 단순히 나 혼자 만든 게 아니라 형님, 누나, 감독님이 만들어주신 거 같다.
영화 촬영을 하다보면 술자리도 많을 텐데 배우들의 술버릇이 궁금하다.
이준익 감독: 황정민은 술 먹으면 익살스럽다. 폼 잡는 걸 싫어해서 다른 사람들 챙기고 고기 자르느라 바쁘다. 차승원은 그런 황정민이 고기 가위를 놓칠까 먼저 잡고. 근데 왜 그렇게 고기를 잘 자르는 거야? (웃음)
차승원: 빨리 먹어야 되니까. (웃음)
황정민: 나름대로 폼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 저도 폼 있는 사람이에요. (웃음)
이준익 감독: 한지혜는 예쁜데 예쁜 척을 안 한다. 자기가 예쁘단 걸 믿고 있으니까. (웃음) 선배 배우에 대한 예의도 바르고, 성현이에 대한 애정도 많지만 나한테만 못한다.
한지혜: 다 너무 잘해주시고 회식 때도 술을 적당히 기분 좋게 마셔서 술자리가 재밌고 좋았다.
황정민: 솔직하게 얘기해. 감독님이 너 계속 괴롭혔잖아. (웃음)
이준익 감독: 연기를 못해서 구박을 많이 했다. 근데 어떻게 된 게 주눅이 하나도 안 든다. (웃음) 그래서 구박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그 이후로 이틀 밤을 못자고 준비한 연기는 다르더라. 황정민이 최고라고 할 정도로. 그게 바로 구박의 힘이다.
한지혜: 내 모든 연기는 감독님의 구박의 힘이다. 원래 마음에 한이 없었는데 백지라는 인물은 한이 많다. 그런데 감독님한테 욕을 하도 먹어서 나중엔 한이 절로 생기더라. (웃음)
“2010년을 사는 나의 사회관, 역사관을 말하고 싶었다” 황정학은 맹인 검객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검술을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황정민: 다행히 상대 배우들이 능수능란하게 잘 받아줘서 다치는 일은 없었다. 솔직히 난 눈 감고 그냥 칼 휘두르면 돼서 상관없다. 앵글이 좀 멀리 가 있을 땐 눈을 살짝 뜨기고 하고. (웃음) 내 삶 자체가 액션이라 액션 신은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맹인 연기가 큰 부담이었다. 맹인학교 가서 수업을 참관하면서 계속 관찰했는데도 어렵더라. 늘 연기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난 앞이 보이니까 맹인을 흉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어떻게 진정성을 가지고 가야하나 고민이 컸다. 그래서 그냥 눈 감고 해버렸다. (웃음)
차승원의 경우 멋있는 외모가 자신의 연기에 걸림돌이 되거나 사람들이 연기보다는 외모에 더 주목해서 속상한 적은 없었나.
차승원: 그런 적은 없다. 전에 했던 영화들에선 지금 가지고 있는 모습을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게 많았다. 근래 들어서 외형적인 부분을 사용하는 작업이 많았는데 그냥 열심히 하면 그런 게 별로 걸림돌이 되진 않을 거 같다.
황정민: 내가 봤을 땐 너무 멋있어서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은 힘들 것 같다. (웃음)
최근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변주되는 사극들은 정치적인 요소로 많이 읽히고 있는데 은 어떤 코드로 읽어야 할까?
이준익 감독: 나는 사극을 잘 찍고 사극을 잘 만드는 나라가 문화 선진국이라 믿는다. 어렸을 때 본 나 같은 할리우드 영화가 서양을 배우는 하나의 큰 통로였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영화의 경우 현대물은 많지만 사극이 적다. 그래서 외국에서 한국의 전통을 들여다 볼 통로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극이라는 장르에 개인적으로 더 집착하는 것 같다. 또 사극에선 개인을 얘기 한다기보다는 시대와 사회상을 담고 있어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의 이야기가 빛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번 영화도 그런 식으로 찍었다. 그 시대의 수많은 인물들을 현대에 내보임으로써 2010년을 사는 나의 사회관, 역사관을 말하고 싶었다.
사진제공. 영화사 하늘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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