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 2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은 그동안 장르물을 표방했으나 사실상 그 소재의 희소성에만 의존하다가 결국 ‘전문공간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로 귀착한 많은 드라마들과는 확실히 다른 길을 간다. 그러한 드라마들이 흔히 빠지곤 하는 비주얼 과시의 함정으로부터 비껴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가령 메디컬드라마에서 가장 힘을 주는 수술신에 비견될 부검신만 봐도 의 성격은 잘 드러난다. 수술신에 최고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산 자의 심장박동이 존재하지 않는 의 부검신에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날렵한 손놀림과 시시각각 변하는 맥박 대신 시신처럼 서늘한 이성의 눈빛과 죽은 자에 대한 예의가 드넓고 휑한 부검실을 채운다. 그리하여 부검을 저지하려는 바깥의 긴박한 소란과 대비되는 냉철한 부검신, 즉 장기 하나하나의 무게를 정확히 재며 샘플을 채취하는 모든 과정이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신중한 의식처럼 치러진 첫 회의 엔딩신은 의 확고한 개성을 결정짓는 인상적 장면이었다. 첫 회가 메디컬드라마로서 의 특색을 드러냈다면, 2회는 이 작품이 수사드라마로서의 완성도 또한 만만치 않음을 증명한 회였다. 지훈(박신양)과 다경(김아중)이 팀을 이뤄 사건 현장 CCTV를 살피며 용의자의 행적을 추적하고 재연해내는 신은 또 하나의 결정적 장면으로 기억될만하고, 바깥에서 동시에 진범을 찾아가는 이한(정겨운)의 수사는 그들이 마주하지 못한 또 다른 진실의 실체와 맞닥뜨리며 밀도 높은 긴장감을 구축해간다. 은 이처럼 장르적 완성도에 힘을 쏟으면서도 자칫 매니아적 취향으로 흐를 수 있는 장르 특유의 어두움과 무거움의 한계를 선과 악이 뚜렷한 진실게임의 단순하고도 강렬한 이분법으로 돌파해간다. 시청자들은 2회 만에 캐릭터를 확고히 한 열혈정의파 지훈과 다경에게로의 감정이입을 끝마쳤다. 우리 편이 정해진 이상 이제 남은 것은 지훈의 말대로 “지금부터 시작”인 그 진실게임을 마음껏 즐기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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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선영(TV평론가)
은 그동안 장르물을 표방했으나 사실상 그 소재의 희소성에만 의존하다가 결국 ‘전문공간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로 귀착한 많은 드라마들과는 확실히 다른 길을 간다. 그러한 드라마들이 흔히 빠지곤 하는 비주얼 과시의 함정으로부터 비껴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가령 메디컬드라마에서 가장 힘을 주는 수술신에 비견될 부검신만 봐도 의 성격은 잘 드러난다. 수술신에 최고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산 자의 심장박동이 존재하지 않는 의 부검신에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날렵한 손놀림과 시시각각 변하는 맥박 대신 시신처럼 서늘한 이성의 눈빛과 죽은 자에 대한 예의가 드넓고 휑한 부검실을 채운다. 그리하여 부검을 저지하려는 바깥의 긴박한 소란과 대비되는 냉철한 부검신, 즉 장기 하나하나의 무게를 정확히 재며 샘플을 채취하는 모든 과정이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신중한 의식처럼 치러진 첫 회의 엔딩신은 의 확고한 개성을 결정짓는 인상적 장면이었다. 첫 회가 메디컬드라마로서 의 특색을 드러냈다면, 2회는 이 작품이 수사드라마로서의 완성도 또한 만만치 않음을 증명한 회였다. 지훈(박신양)과 다경(김아중)이 팀을 이뤄 사건 현장 CCTV를 살피며 용의자의 행적을 추적하고 재연해내는 신은 또 하나의 결정적 장면으로 기억될만하고, 바깥에서 동시에 진범을 찾아가는 이한(정겨운)의 수사는 그들이 마주하지 못한 또 다른 진실의 실체와 맞닥뜨리며 밀도 높은 긴장감을 구축해간다. 은 이처럼 장르적 완성도에 힘을 쏟으면서도 자칫 매니아적 취향으로 흐를 수 있는 장르 특유의 어두움과 무거움의 한계를 선과 악이 뚜렷한 진실게임의 단순하고도 강렬한 이분법으로 돌파해간다. 시청자들은 2회 만에 캐릭터를 확고히 한 열혈정의파 지훈과 다경에게로의 감정이입을 끝마쳤다. 우리 편이 정해진 이상 이제 남은 것은 지훈의 말대로 “지금부터 시작”인 그 진실게임을 마음껏 즐기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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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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