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 섭외만으로 쇼가 되지 않는다
, 섭외만으로 쇼가 되지 않는다" /> 토 MBC 낮 12시 10분
은 스스로를 ‘세대를 아우르고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방송으로 규정한다. 그래서 태진아와 국카스텐의 무대를 한 프로그램의 테두리 안에 같이 담아내고, K.Will이 장윤정과 함께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다른 라이브 프로그램과 달리, 이 주부들이 주 시청자 층인 토요일 낮 12시에 방영된다는 점은 이런 특성을 규정하는 큰 이유일 것이다. 물론 어느 장르든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 쇼라는 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전통가요와 록이 한 무대에 나란히 오르고, 예상하지 못 했던 합동 무대를 선보이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제대로 된 의미를 지니려면, 가수들을 어떤 기준으로 섭외하고 어떤 구성으로 배치하는지에 있어서 분명한 자기 색깔을 가져야 한다. 절반 이상의 가수들이 MC들의 변변한 소개도 받지 못 하고 등장했다 퇴장하고, 합동 무대의 선정 기준도 불분명한 지금의 은 자기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 하춘화가 한참 후배인 이현의 키에 맞추느라 특유의 폭발적인 고음을 포기하고 어정쩡한 음높이로 ‘밥만 잘 먹더라’를 부르는 것이 흥미 이상의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매주 ‘이별’, ‘선물’, ‘우정’ 등의 테마를 정하는 것도 지금의 에겐 콘셉트라기보단 족쇄에 가깝다. 가뜩이나 긴장한 게 눈에 역력한 MC 최현정 아나운서와 최시원은 그 주의 테마에 관한 대화를 이끌어 내는 데 급급해서 게스트와 깊이 있는 대화에 도달하지 못 한다. 윤종신과 캔이 출연한 지난 방송이 유난히 부드러웠던 건 게스트들의 말재간이 수준급이었기 때문이다. 출중한 세션과 한 자리에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려운 가수들을 섭외한다고 해서 저절로 쇼가 훌륭해지는 건 아니다. 구슬을 서 말을 모아왔으면, 그걸 꿸 수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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