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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의 재인>, 자본주의 시대의 동화

    <영광의 재인>, 자본주의 시대의 동화

    19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재인(박민영)의 반격이 시작됐다. 재명(손창민)의 악행을 모두 파악한 그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에게서 거대상사를 도로 빼앗아 오겠다고 선언한다. 같은 제작진의 전작 와 마찬가지로, 은 계급과 돈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원초적인 갈등 요소와 그 뒤에 깔린 신데렐라 선망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달려가는 드라마다. 그리고 19회부터 본격화된 재인의 복수극과 그를 도우려는 영광(천정명)의 영업왕...

  • <스카우트>, 고졸 취업생의 슬픈 초상

    <스카우트>, 고졸 취업생의 슬픈 초상

    수 KBS1 오후 7시 30분 는 특성화 고등학교 취업을 알선해 준다는 목표 아래, TV를 통해 기업 면접을 보는 프로그램이다. 분야에 맞게 선정된 기업은 '꿈의 기업'으로 명명되며, 면접을 통과해 스튜디오에 초대된 결선 4인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종 면접을 통해 우승자를 가린다. 언뜻 보면 고등학생들이 문제와의 경쟁을 통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KBS 과 비슷한 것 같지만, 그 목적 자체가 다르다. “문제와 나” 사이의 경쟁임을 ...

  • '라디오 스타', '무릎 팍 도사'의 감동까지 드립니다

    '라디오 스타', '무릎 팍 도사'의 감동까지 드립니다

    다섯 줄 요약 MBC '라디오 스타'가 특유의 재미를 살리고 있다. '개성파 배우 특집' 2부에서 '라디오 스타'는 박준금의 재산을 캐고, 정호근의 악역 연기를 파헤쳤으며 장광에게 레드 카펫에서 본 여배우 이야기를 묻는 등 특유의 재미를 살렸고, 이어진 '고품격 노래방' 코너는 박준금과 정호근의 보다 깊은 속내를 자연스레 이끌어냈다. 곧이어 김경호와 장재영, 김연우, 정성호를 초대한 '웃기고 싶은 친구들'에서는 예능 늦둥이를 발굴하는 프로그램...

  • <빠담빠담>, 삶에 대한 격렬한 예찬

    <빠담빠담>, 삶에 대한 격렬한 예찬

    4회 JTBC 월-화 저녁 8시 45분 여자와 함께 길을 걸으며 시답잖은 장난을 치고, 처음 보는 간식거리를 맛보며 즐거워하고, 처음 보는 불꽃놀이 앞에서 '이게 꿈이냐'고 묻는다. (이하 )가 4회에서 보여준 강칠(정우성)과 지나(한지민)의 데이트는 상투적인 멜로 에피소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강칠의 퇴화된 감각을 되살리는 재생의 서사이기도 하다. 16년간 감옥에 갇혀 관계 맺고 욕망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강칠에겐 모든 게 신기하다. 지나의 ...

  • <브레인>, 차가운 뇌가 덥혀지기 시작했다

    다섯 줄 요약 강훈(신하균)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상철(정진영)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집도의라 확신한 강훈은 어머니를 혜성대학병원으로 옮기려 하지만 때마침 어머니의 심각한 병을 알게 된다. 치료 방법은 없고 유진(김수현)이 소개해 준 미국 연구소도 브로커의 장난으로 밝혀지자 강훈의 마지막 희망은 상철의 치료법 연구뿐이다. 더욱더 절실해진 강훈은 결국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상철에게 무릎을 꿇고 어머니를 살려 달라 애원한다. Best o...

  • <윤도현의 머스트>, 음악'방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윤도현의 머스트>, 음악'방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Mnet 밤 11시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그 한계에 봉착한 데에는 결국 이들이 청중들이 듣기를 원하는 노래를 선택하게 된 것이 한 몫을 했다. 노래가 도전이 되는 순간, 긴장은 불가피하며 감상은 분석의 영역으로 토스되어 버린다. 그러나 는 가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선택할 권한을 내어 준다. 덕분에 서인영은 자신의 신곡을 부르고, 이소라는 '바람이 분다'를 부르는 안일한 장면이 연출되었지만, 대신 이 방송은 그...

  • 김꽃비│김꽃비의 세 가지 비밀활동

    김꽃비│김꽃비의 세 가지 비밀활동

    “요즘 한 고등학교 창의체험학습 활동에서 수업을 해요. 아는 사진작가님 제안으로 같이 하게 됐는데 사진이든 영화든, 연극이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창의적인 걸 만드는 수업이에요. 근데 학생들이 좀 소극적이라 안타까워요. 저는 당당하고 주체적인 '까진 사람들'을 좋아하거든요. (웃음) 요즘 애들은 그렇겠지 했는데 너무 착해서 약간 실망했어요. 내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선생님 그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자유롭게 얘기하자고 했는데 안 하더라고요.”...

  • 김꽃비│뉴타입 여배우의 출현

    김꽃비│뉴타입 여배우의 출현

    “혹시 이어폰 있으세요?” 김꽃비는 아이팟, 그리고 두 사람의 이어폰을 동시에 꽂을 수 있게 해주는 '와이잭'을 꺼냈다. 음악이나 영화나 “각자의 감상이 다를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추천한 음악은 눈뜨고 코베인의 '횟집에서'. 김꽃비는 노래를 따라 가사를 읊었고, 흘러나오는 하나의 음악은 두 사람의 낯선 공간을 하나로 에워쌌다. 2년 전 김꽃비라는 이름이 각인된 순간에도 그런 힘이 있었다. 그녀가 연기한 의 연희는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

  • <청담동 살아요>, 청담동이라는 웃기는 세계

    <청담동 살아요>, 청담동이라는 웃기는 세계

    6회 월-금 JTBC 오후 8시 5분 의 청담동은 거짓말의 세계다. 청담동에 살고 있지만 청담동이 상징하는 풍요를 누리지 못하는 혜자(김혜자)의 가족이 그것을 가진 척하고 있을 때, 내레이션만은 진짜 속마음을 말한다. 배가 고프지 않다고 말하고 커피를 선택했지만,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싼 블랙커피, 12,000원”이라고 곱씹는 식이다. 그런 혜자의 집에 모여 사는 이들은 모두 청담동의 욕망을 상징하는 일과 연관되어 있다. 혜자는 백화점 문인...

  • <하이킥3>, 공간으로 본 하이킥월드의 우울

    <하이킥3>, 공간으로 본 하이킥월드의 우울

    54회 MBC 월-금 밤 7시 40분 (이하 )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한국 사회 계급적 현실의 고통을 담아내는 거주공간의 설정들이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김병욱 감독의 전작 도 차가운 자본의 도시 서울에서 함께 머물 방 한 칸 마련하려다 결국 이곳을 떠나고 마는 식모 세경(신세경) 가족의 비극을 그린 것이었다. 는 아예 한 중산층 가족의 몰락기를 자기 집에서 도망쳐 나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폐차 직전의 봉고차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살아가던 ...

  • <천일의 약속>, 서연에게 허락된 작은 희망

    <천일의 약속>, 서연에게 허락된 작은 희망

    다섯 줄 요약 서연(수애)의 일상은 소리 없이 균열되고 있다. 검진에서는 나빠진 징후가 나타나지 않지만, 극심한 감정변화는 서연을 차츰 무기력하게 만든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향기(정유미)가 지형(김래원)에게 보낸 문자를 보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다 문권(박유환)과 사진을 찍으며 이내 즐거워한다. 또한 서연은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자신과 문권을 버리고 떠난 엄마(김부선)를 만나겠다고 결심하고, 엄마에게 왜 자신들을 버리고 떠났는지를 묻는다...

  • <나는 살아있다>, 시도만으로 칭찬받긴 힘들다

    <나는 살아있다>, 시도만으로 칭찬받긴 힘들다

    1-2회 연속방영 일 MBC 밤 11시 50분 세상엔 시도만으로도 높이 살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 있다. '국내 최초 좀비 드라마'를 표방한 MBC 는, 불행히도 그런 작품은 아니다. 좀비물 안에 본격 심리극까지 녹여내겠다는 제작진의 원대한 포부와는 달리, 느릿느릿한 템포와 맥락 없이 삽입된 유머는 좀비물의 기본 덕목인 서스펜스를 난도질하고, 전형적인 요소만 모아 평면적으로 묘사된 캐릭터들은 극에 녹아들지 못 하고 겉돈다. 건달 클리셰에 갇힌 ...

  • '룰루랄라', 웃음 빠진 백화점식 버라이어티

    '룰루랄라', 웃음 빠진 백화점식 버라이어티

    '룰루랄라' MBC 일 오후 5시 “아직도 저희를 에서 쓰네요”(정형돈), “뭐더라 '단비'가?”(김용만) MBC 음반자료실에서 시작된 '룰루랄라' 첫 회의 대화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나는 가수다'의 히트를 제외하면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의 긴 부진을 새삼 느끼게 했다. 문제는 '룰루랄라'의 첫인상이 그간 의 실패했던 코너들을 상당 부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거창한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아홉 명의...

  • '나가수', 자우림이 보여준 게스트의 활용법

    '나가수', 자우림이 보여준 게스트의 활용법

    다섯 줄 요약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인순이가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산울림 스페셜'로 꾸며진 이날 '나가수' 10라운드 2차 경연에서 '청춘'을 부른 인순이는 5위를 차지, 지난 1차 경연과 합산해 탈락 가수로 정해졌다. 이날 경연에서는 '개구쟁이'를 부른 거미가 빅뱅의 탑의 랩 피쳐링에 힘입어 1위를 차지했다. 한편,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박완규가 다음 출연 가수로 예고되며 기대를 모았다. 김경호와 박완규, ...

  • <무한도전>, 추억은 방울방울 웃음은 빵빵

    <무한도전>, 추억은 방울방울 웃음은 빵빵

    MBC 토 저녁 6시 30분 지난 2주간 방송된 '명수는 12살 특집'은 의 역사와 역량이 집결된 회였다. 흥미로운 상황을 포착해 이를 디테일한 설정으로 꾸미고, 여기에 오랫동안 쌓아온 캐릭터와 서사를 얹는 특유의 장기가 십분 발휘된 시간이었다. 박명수가 함께 하는 놀이에 서투르다는 것에서 시작된 이번 특집은 80년대 초, 그 때 그 시절의 놀이를 통해 소중한 과거란 단지 '기억'이 아니라 거기에 그리움이 더해진 '추억'임을 알려주었다.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