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랄라’, 웃음 빠진 백화점식 버라이어티
‘룰루랄라’, 웃음 빠진 백화점식 버라이어티
‘룰루랄라’ MBC 일 오후 5시
“아직도 저희를 에서 쓰네요”(정형돈), “뭐더라 ‘단비’가?”(김용만) MBC 음반자료실에서 시작된 ‘룰루랄라’ 첫 회의 대화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나는 가수다’의 히트를 제외하면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의 긴 부진을 새삼 느끼게 했다. 문제는 ‘룰루랄라’의 첫인상이 그간 의 실패했던 코너들을 상당 부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거창한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아홉 명의 각양각색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드러나기는커녕 소개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방송은 상처와 추억을 혼동하거나 가벼운 토크를 ‘치유’라는 키워드로 포장하며 이어졌다.

김건모의 ‘나는 가수다’ 재도전이 웃음 코드로 활용되고 김용만의 첫사랑, 김신영의 ‘배우병’ 고백 등 층위가 들쑥날쑥한 에피소드로 간신히 흐름을 이어가던 중 조PD가 추억의 앨범 대신 ‘듣고 싶은 앨범’을 들고 나와 어색한 순간이 빚어진 것은 모호한 기획 방향과 소통의 부족함을 보여 준다. 게다가 프로그램의 첫 출발을 기념해 산모를 위한 태교 음악회를 연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도 다소 안일했지만 출연자들 간에 임신과 출산이라는 주제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형성되지 않은 채 초음파 촬영 중인 산모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무려 15분이라는 시간을 산모 요가 배우기에 할애한 데서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빠짐없이 보여주려는 특유의 ‘버라이어티’에 대한 강박이 드러났다. 여기에 음악회 직전 생뚱맞게 등장한 예비 아빠들의 노래 실력 테스트까지. 웃음과 감동, 예능과 음악, 스타와 일반인, 시청률과 ‘공익’, 어느 것 하나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스타일을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할 때가 아닐까.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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