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 아이돌과 유기견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의 탄생’, 아이돌과 유기견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가족의 탄생’ KBS2 토 오후 5시 15분
‘가족의 탄생’은 1년여 전 ‘남자의 자격’에서 방영되었던 유기견 편과 비슷한 기획 의도를 갖고 시작되었다. 스타들이 희귀 동물이나 버려진 동물들을 키우고, 함께 살며 가족이 되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이 멤버들의 외로움에 기대어 위탁견들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면, ‘가족의 탄생’은 첫 회에서부터 아이돌 오디션을 통해 가족이 될 사람을 찾았고 다름 아닌 아이돌이 유기견들을 키운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인피니트와 에이핑크가 임시 입양을 하기로 결정한 뒤에는 이름을 짓는 데에 또 한 회를 할애했다. 유기견들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인간과 동물이 나눌 수 있는 교감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것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짧게 방영된 탓에 정확한 기획 의도를 알기 어려웠던 김병만과 노우진의 새 코너를 제외한다면, 지금까지의 ‘가족의 탄생’은 작고 어린 동물과 함께 있는 아이돌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아이돌 리얼리티에 가깝다. 자고 있는 모습과 민낯이 공개 되었다고 해서 “너무 리얼”하다고 말하기엔 민망할 정도의 리얼리티이긴 하지만 말이다. 꼬물거리는 강아지들에게서 고개를 돌리면 아이돌의 민낯과 그들이 스케줄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에 개들을 돌보아 줄 사람이 있긴 한 지 궁금한 숙소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남자의 자격’ 유기견 편이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멤버들이 유기견들과 함께 살며 앞으로 한 생명을 책임을 질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와 알아가는 시작은 이름을 붙이고 불러주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가족이 되는가. ‘왜’는 있지만 ‘어떻게’는 없는 ‘가족의 탄생’이 그 답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글. 윤이나(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