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외로운 아저씨와 눈이 깊은 소녀는 “좋은 것이 한 개도 없는” 세상에서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 원빈과 김새론 주연의 영화 는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본 자들이 나눈 교감에 집중한다. 그것을 묘사하기 위해 액션도 동원되고, 와이어도 사용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감정”이라고 감독과 배우는 입을 모아 말한다. 어느덧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원빈과 “아이가 아닌 명민한 연기자” 김새론의 조합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이 보여준 필리피노 칼리 등의 액션 신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8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의 제작발표회에서 원빈과 김새론, 이정범 감독이 나눈 대화를 정리했다.

원빈과 아저씨라는 단어는 잘 어울리지 않는데, 태식이라는 아저씨는 어떤 인물인가?
원빈: 나도 잘 모르겠다. (웃음) 태식이는 아픈 과거가 있고, 그걸 숨긴 채 스스로 세상과 단절하고 살았다. 어찌 보면 동굴 속으로 숨어버린 남자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고독하게 보내다가 한 소녀를 만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인물이다.

“캐릭터에 대해 원빈에게 배운 점도 많다”
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소녀와의 교감이 이뤄지는 드라마 부분과 함께 액션 또한 영화를 이끌어가는 축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원빈: 원래 액션을 잘했던 건 아니고 (웃음) 액션 드라마이다 보니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성을 느꼈다. 촬영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총 다루는 법, 칼 쓰는 법 등 여러 가지를 기초부터 몸에 배는 단계까지 시간을 들였다.
이정범 감독 : 원래 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기본적인 운동 신경 없으면 소화하기 힘든 액션 신들이었다. 본인의 의지와 운동신경, 현장에서의 열정 같은 게 충만했던 것 같다.
원빈: 물론 영화에서 액션도 중요하고 비중이 크지만 가장 중요하고 고민했던 부분은 태식이의 감정이었다. 한 남자가 소녀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만큼 절박하고 안타까운 감정 부분이 관객에게 외면당하면 안 되기에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컸다.

태식의 캐릭터 영상을 보니까 고공낙하나 동남아 무술 등 이전에 보지 못했던 특수한 액션들이 눈에 띄더라.
원빈: 일단 처음 경험한 거라 많은 연습이 있어야 했다. 와이어 액션 같은 경우는 처음 해봤는데 다시는 못하겠더라. 아,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정도였다. (웃음) 가장 위험했던 건 나이프 신인데, 그 장면에선 상대 배우와 서로 칼을 들고 대응해야 했던 거라 조금만 잘못하면 눈이나 얼굴에 상처를 입을 수 있었다. 혼자만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합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 어려웠다.

전직 특수요원 아저씨와 옆집 소녀라는 흔치 않은 조합에 원빈과 김새론을 캐스팅 한 이유가 있다면?
이정범 감독: 우선 빈 씨는 왜 이 영화를 하고 싶은지 차근차근 얘기를 해줬고, 캐릭터에 대해서도 같이 얘기하면서 역으로 배운 부분이 있었다. 어느 한 쪽이 그 캐릭터를 많이 알아서 디렉션을 주고 연기하는 관계가 아니라 둘이 재밌게 만들어 갈 수 있겠단 생각이 첫 만남에서 들었다. 실제 현장에서도 그랬고, 원빈은 누구보다 시나리오를 정확히 읽고 있었다. 새론 양은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본 영화는 아닌데 에서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꼭 캐스팅하고 싶었다.

“김새론은 속이 깊고 명민한 배우다”
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그렇게 함께 연기한 두 사람은 실제 현장에선 어땠나?
김새론: 얘기를 자주 하고, 원빈 아저씨가 잘 돌봐 주셨다.
원빈: 솔직히 얘기해도 돼, 솔직히. (웃음)
이정범 감독: 영화 밖에선 둘이 쑥스러워했다. 빈 씨도 그렇고 새론 양도 좋아한다고 해서 친숙하게 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멀리서 지켜봤다. 그러면서도 카메라가 돌면 달라지기도 하고. 현장에선 둘이 소홀했던 것 같다. (웃음)
원빈: 친근하게 했어야 하는데 잘 대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부분도 있다. 새론이와 영화 초반부에만 같이 나와서 현장에서 많이 못 봤다. 서로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정도였다. (웃음)
이정범 감독: 그런데 둘이 많이 닮았다. 외모도 그렇고. 새론아, 실례니? (웃음) 현장에서 많이 닮아간 것도 있고 내면에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강했다. 같이 화면에 나올 때는 보는 나도 따스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고.

김새론의 경우에는 원빈과 함께 주연을 맡으면서 많은 여성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김새론: 처음에는 원빈 아저씨가 누군지 몰랐다. (웃음) 나중에 영화 들어가기 직전에 아저씨를 광고에서 보고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만나니까 원빈 아저씨는 되게 자상하신 분이셨다.

공개된 영상에서 여러 가지 액션을 선보인 원빈도 그렇고 새론 양도 고생이 심해 보였는데.
원빈: 몸이 힘든 건 액션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기존에 이런 액션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 작업하면서 재미있었다.
김새론: 겨울이라 날씨가 추워서 힘들긴 했지만 스태프들도 다 같이 고생한 거라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이정범 감독: 새론이가 힘든 게 없다고 하는데 전 스태프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있을 때도 새론이만 춥게 입고 있어서 미안했다. 라는 영화 한 편으로 너무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혹시나 틀에 박힌 걸 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아이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른들의 말을 이해하더라. 참 명민한 배우다.
원빈: 새론 양은 너무 사랑스럽다. 어린 배우들과 많은 작품을 하지는 못했지만 지켜보니까 좀 다른 느낌이었다. 눈빛에서 나오는 진심이 관객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는 배우다. 어리지만 결코 어리지 않은 그런 모습도 있고. 굉장히 어른스럽고 속이 깊다.

“설정은 비슷하지만 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다”
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원빈 “아직은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다”
전작 에서처럼 강한 남성의 이야기를 이번에도 하고 있는데 사실 원빈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
이정범 감독: 가 남성다운 영화인 것은 맞지만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건 남자도 사람이니까 남자 이야기를 해도 진심이 있었으면 했다. 우선 빈 씨의 외모를 얘기하자면 복합적인 게 있다. 그동안 노출됐던 건 여리고 섬세한 이미지인데 그것이 캐스팅의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와 교감을 나눌 때는 그런 부분이 장점이면서도 액션 신에서는 아무 표정 없는 무시무시함도 느껴졌다. 두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영화에서 좋게 발휘된 것 같다.

원빈은 이제 오빠에서 아저씨로 불리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웃음)
원빈: 아직까진 아저씨가 되고 싶진 않고, 그냥 영화 안에서만 아저씨로 남겠다. (웃음)

한국의 대표적인 미남 배우인 원빈에게도 외모 컴플렉스가 있는지 궁금하다.
원빈: 컴플렉스는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나.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역에 접근하기 위해 외모적인 부분에서 강인한 남자의 모습으로 변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살도 뺐고. 강한 인상을 만들어야겠단 생각 외엔 다른 건 없었다. 음… 컴플렉스는 비밀이니까 그냥 나만 알고 있겠다. (웃음)

관객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아저씨와 소녀라는 기본 설정을 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이정범 감독: 인터넷 상에서 이나 랑 비교한 글을 많이 읽었고, 기분 나쁘지 않다. 그렇게 볼 수 도 있다. 그런데 는 만으로 보셨으면 한다. 한국적인 정서를 베이스로 했고, 액션도 할리우드의 화려한 것보다는 사실적인 액션을 썼고. 분명한 차별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 이지혜 sev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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