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인피니트│“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

    인피니트│“공백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1

    인피니트는 분명, 현 가요계에서 가장 입지전적인 그룹이다. 화려한 마케팅,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며 익숙해지는 캐릭터의 도움 없이 이들은 오직 무대로 자신들의 인지도를 구축해 왔다. 멤버들의 이름과 개인기가 최전방에서 활용되는 시절에, 인피니트는 드물게 음악으로 먼저 기억되는 팀이다. 게다가 기타리프가 두드러지는 노래와 군무로 꾸며진 이들의 무대는 지금의 트렌드와도 동떨어진 온도를 보여준다. 말하자면 인피니트의 지난 2년은 요령과 행운으로 획득한...

  • 강수진 “마음껏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세요”

    강수진 “마음껏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세요”

    “재능이란 가졌거나 가지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다.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무용수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할 줄 알아야 하고, 함께 춤춘 이와 관객이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해야한다. 그게 무용수의 재능이지만 일부의 뛰어난 이들에게만 있다. 강수진에게는 그것이 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예술감독 리드 앤더슨은 강수진의 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누군가에게는 이 찬사가 과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3막에서 보여주는 9분의 환희 는 앞...

  • “주인공은 아니어도 객석이 터지면 소름이 확 끼친다”

    “주인공은 아니어도 객석이 터지면 소름이 확 끼친다”

    개그맨 김기리와 서태훈을 아는가? '누구…?'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KBS '불편한 진실'에서 매주 눈물나는 우정과 사랑으로 범벅된 진부한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훈남' 개그맨 두 명은 아는가? 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고 대답할 것이다. 놀랍게도, 전자와 후자는 동일인물이다. 그리고 슬프게도, 이건 막내 대열에 속하는 김기리와 서태훈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그동안 뒤에서 남을 빛내주는 역할...

  • 인디 10│블랙백 “음악을 계속 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인디 10│블랙백 “음악을 계속 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딱딱할 것 같지만 자유롭고 단조로운 듯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다. 밴드 블랙백은 그렇게 매번 예상에서 빗나간다. 보컬 장민우, 기타 이성복(제프), 베이스 이혜지, 드럼 구태욱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비슷한 취향을 공유할 것 같지만 각자의 색깔이 분명하게 가졌고, 진지해 보이지만 때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 “무의식 중에 있는 것 같다”는 4차원 멘트를 남긴다. KT&G 상상마당의 '밴드 인큐베이팅' 선발부터 지난 1월 발매한 첫 EP ...

  • 강지환 “까칠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연기할 땐 확실한 게 좋다”

    강지환 “까칠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연기할 땐 확실한 게 좋다”

    “강 과장이 되어서 삼겹살을 굽고 있지 않을까요?” 10년 전, 배우가 되려고 회사를 관두지 않았으면 지금 어떤 모습이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강지환은 답했다. 벼락스타, 아이돌, 연기파 배우. 강지환은 그중 어느 범주에도 쉽게 들어맞지 않는다. 5년의 시간을 쌓으며 천천히 이름을 알렸고, 스물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했으며 연기만으로 주목받기엔 외모가 가진 힘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어느 순간의 선택이 없었으면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도 무방...

  • 드림웍스에서 꿈을 꾸는 법

    드림웍스에서 꿈을 꾸는 법

    영화 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뉴요커 알렉스를 위해 친구들이 만들어 준 생일선물은 뉴욕이었다. 불시착한 아프리카의 모래로 만든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 브롱크스 동물원은 영영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던 뉴욕을 알렉스 눈앞에 데려왔다. 이들처럼 의 모험이 요동친 몬테카를로와 로마, 런던, 파리를 우리의 눈앞에 펼쳐 보인 송정진, 김정현 애니메이터를 만났다. 이제는 드림웍스에만 한국인 직원이 40여명에 이를 정도고, 픽사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크...

  • 배우열전│④ 최정우 “광대로 태어났으면 그냥 광대로 끝나는 거지 뭐”

    배우열전│④ 최정우 “광대로 태어났으면 그냥 광대로 끝나는 거지 뭐”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척하지만 그래서 가장 외로운 남자. 배우 최정우는 늘 그런 아버지의 모습으로 우리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딸이 사랑하는 남자의 손에 자신이 직접 구운 빵 두 개를 쥐어주며 “혜리랑 둘이 나눠먹어”라는 말을 남긴 채 돌아서는 SBS 의 마상태 사장의 뒷모습, 아들의 인터뷰 기사에 남몰래 '선플'을 달던 MBC 의 구호승 회장의 손끝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심지어 질투와 구박을 빼고는 논할 수 없는,...

  • 푸른곰팡이 “음악은 무조건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푸른곰팡이 “음악은 무조건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많은 것과 이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절의 풍경, 그 때 들었던 음악, 그 날의 사람들이 세월이란 이름 속에 흐려지곤 한다. 90년대 대중가요의 정신적 원류였던 하나음악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때 그 시절이었기 때문에 찬란했던 전설 같은 거라고. 하지만 비겁한 변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여전히 그 때와 변함없는 모습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닮은 음악을 하고 있었다. 걸음이 세상이 변해...

  • 유아인 “내가 가진 것들이, 나를 평범하게 만들까봐 불안하다”

    유아인 “내가 가진 것들이, 나를 평범하게 만들까봐 불안하다”

    “새롭고 재밌는 도전이었고, 강영걸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진취적이고 만족스런 걸음이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젊은 배우들의 캐스팅과 스타 작가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방영 내내 삐걱거린 이야기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다 길을 잃은 캐릭터로 혹평 받았고,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허무한 죽음을 맞았음에도 SBS 에 대해 유아인은 이렇게 말했다. 립 서비스는 아니었다. 그는 “지치고 소심해질 때도 있었고, 우리가 하고 있는 얘기를 담...

  • 장현성 “하기 싫은 작품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만큼 축복받은 삶이 없다”

    장현성 “하기 싫은 작품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만큼 축복받은 삶이 없다”

    JTBC 의 중심 이야기는 분명 윤서래(김희애)와 김태오(이성재)의 로맨스였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건, 대단한 속물이자 진상인 서래의 남편 한상진 역을 맡은 배우 장현성이었다. 방송국 여자 후배의 팔뚝에 손가락으로 글씨 쓰는 시늉을 하거나, 국회의원 앞에서 굽실거리며 비위를 맞추면서도 동료들에겐 으스대는 그의 모습은 소름 끼치도록 징글징글했다. 이전에도 장현성은 늘 연기 잘 하는 배우였지만, 디테일에 강한 그의 연기는 단...

  • 배우열전│③ 이도경 “요즘은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연기를 하고 싶다”

    배우열전│③ 이도경 “요즘은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연기를 하고 싶다”

    “에휴, 참. 오마니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MBC 의 김남일은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결혼을 준비하는 항아(하지원)가 너무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다 이렇게 말한다. 기쁨과 아쉬움, 미안함 등 딸을 보내는 아버지의 온갖 감정은 그 한 마디, 돌아서서 눈물 훔치는 뒷모습으로만으로도 그대로 전해진다. 화려하지도, 대단한 것도 없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울리는 이 장면은 배우 이도경의 연기 인생을 닮았다. 가난이 싫어 하루를 48시간으로 살면서도 연...

  • 류승룡 “계속 파다보면 남들도, 나도 몰랐던 맑은 물이 나오지 않을까”

    류승룡 “계속 파다보면 남들도, 나도 몰랐던 맑은 물이 나오지 않을까”

    류승룡을 처음 만난 것은 2년 전. 영화 을 끝낸 그를 둘러싼 관심은 MBC 의 최 관장이 끌어온 것이었다. 완성도나 시청률, 그 어느 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어려웠던 드라마의 구원투수는 애초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최 관장이었다. 전형적으로 소비되기 쉬었던 캐릭터를 전혀 반대의 지점에서 돋보이게 했던 류승룡의 내공은 그 이후, 기다렸다는 듯 폭발하기 시작했다. , , 처럼 선과 악, 주연과 조연이라는 기계적인 이분법을 떠나서 날카롭...

  • 류진 “이제는 좀 다른 캐릭터로 찾아주시지 않을까”

    류진 “이제는 좀 다른 캐릭터로 찾아주시지 않을까”

    이를테면 '무사고 녹색면허' 같은 배우다. 1996년 SBS 공채 탤런트로 연기에 뛰어든 훤칠한 대학생에서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까지, 류진은 세월의 흔적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얼굴만큼이나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비교적 평온한 길을 걸어왔다. 사실 그가 한 시대를 풍미한 청춘스타나 어느 분기의 CF를 싹쓸이하는 톱스타였던 적은 없다. 다만 KBS , KBS 에서 한 여자에게 보답 받지 못할 순정을 바치고 KBS 와 KBS 에서 참 훤칠한 뉘 ...

  • 퍼플레코드 이건웅 사장 “모든 걸 양보한다 해도 취향은 양보하지 않는다”

    퍼플레코드 이건웅 사장 “모든 걸 양보한다 해도 취향은 양보하지 않는다”

    14년 전, 홍대 주변에는 아홉 개의 음반점이 있었다. 홍대입구역에서 내리면 역 안에 음반점이 있었고, 역에서 올라가는 길에 하나, 놀이터 쪽에 하나, 미술학원이 있는 곳에 하나 하는 식이었다. 돈이 없는 리스너들은 후미진 곳에 있는 중고 음반점을 뒤졌고, 한국의 어디서도 사지 못하는 앨범들이 있다면 홍대 주변의 수입 음반점에 와서 주문할 수도 있었다. 햇수로 15년, 만으로 14년을 홍대에서 운영 중인 퍼플레코드는 그 중 하나였다. 퍼플레코드...

  • 배우열전│② 라미란 “나는 설렁탕 하나보다는 32첩 반상 배우”

    배우열전│② 라미란 “나는 설렁탕 하나보다는 32첩 반상 배우”

    그녀는 잠입한다. 너무나 리얼한 연기로 영화의 발을 불쑥 현실로 끌어당기는 라미란은 독특한 외모로 기억에 남는 신 스틸러와는 분명 또 다른 종류의 배우다. SBS 에서는 영걸과 가영의 관계를 호시탐탐 관찰하는 미싱 1로, MBC 에서는 과묵하지만 믿음직스러운 궁중실장으로 출연하지만 두 인물을 하나의 배우로 좀처럼 연결 짓기 어려운 것은 그래서다. 지난해에는 의 탈북자 정림이 되어 사무치는 고독과 무력함을 보여주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을 통해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