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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은 작가 “방귀남을 통해 결혼하고 싶은 남자를 그려보고 싶었다”

    박지은 작가 “방귀남을 통해 결혼하고 싶은 남자를 그려보고 싶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어머니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주말극을 이십대 딸부터 여든에 가까운 할머니까지, 말 그대로 가족 모두가 시청하는 풍경 말이다. 지난 9일 종영한 KBS (이하 )은 고부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거나 신분 차이 나는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자식을 끝까지 반대하는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온 가족을 화면 앞으로 끌어당긴 건강한 가족드라마였다. 30대 작가의 첫 주말극이라는 점에서는 놀랍지만, 그가 MBC 과 을 통해 결혼한 여자의 인생을 유...

  • 윤형렬 “준비된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윤형렬 “준비된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팬들은 윤형렬을 '곰렬'로 부른다. 둔탁한 움직임과 동굴에서 포효하는 짐승 같은 소리를 내던 (이하 )의 콰지모도 덕분이다. 새로운 뮤지컬, 새로운 소리, 그리고 새로운 얼굴. 그는 을 통해 실패한 1집 가수에서 뮤지컬의 유망주로 우뚝 서며 2008년 신인상을 휩쓸었다. 콰지모도는 윤형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었지만 첫인상이 쉽게 지워지지 않듯 가장 무거운 족쇄이기도 했다. 하지만 2년간의 공익생활은 그에게 다시금 행복과 의욕, 객관적인 눈...

  • 윤태호 작가 “회사원들이 힘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윤태호 작가 “회사원들이 힘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사무현장의 전투화를 팔겠습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개인 프레젠테이션에서 장그래는 팀 프레젠테이션을 함께 했던 한석률에게 슬리퍼를 건네며 말했다. 현재 포털 다음에 연재 중인 웹툰 의 이 장면은, 말하자면 지금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샐러리맨의 치열함을 위한 헌사와도 같다. 은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최대치의 갈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평온하고 지루해 보이는 일상이 실제로는 얼마나 전쟁 같은지 명확하게 잡아낸다. 한국 현대사...

  • 언니의 품격│③ 전미선 “성숙미, 노련미, 여성미가 딱 맞아떨어지는 날을 위해”

    언니의 품격│③ 전미선 “성숙미, 노련미, 여성미가 딱 맞아떨어지는 날을 위해”

    데뷔 24년차 배우가 스스로를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풋사과”에 비유하고 지금 이 순간을 “워밍업 단계”라고 말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지난해 MBC 의 재벌가 며느리와 올해 MBC 의 무녀를 통해 '탁구 엄마'로 대표되는 억척스러운 이미지에 새로운 색깔을 덧입힌 배우 전미선은 여전히 자기 자신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내린다. “저 여자는 저렇게 지고지순하게만 나와 줬으면 좋겠다”는 대중들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기 위해 무던히 ...

  • [미리보기] 호야  “제 파트가 나올 때 환호성이 좀 달라졌어요”

    [미리보기] 호야 “제 파트가 나올 때 환호성이 좀 달라졌어요”

    “솔직히 아무도 기대를 안 했어요.” 호야 자신뿐 아니라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데뷔 후 줄곧 인피니트의 랩과 댄스 담당 멤버로 살아온 호야가 연기를 하고, 또 이렇게 잘해낼 줄은. 결국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tvN 속 준희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던 건, 온통 그의 눈빛과 마음으로 갈아입은 호야 덕분이었다. 첫 연기 도전이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역할에 풍덩 빠져들었다. “준희가 윤제(서인국)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을 때, 윤...

  • 인디 10│이랑 “보여달란다고 다 보여주지는 않을 거다”

    인디 10│이랑 “보여달란다고 다 보여주지는 않을 거다”

    이랑은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노래한다. 하지만 이를 탓하거나 끌고 오려하진 않는다. 그냥 농담이나 한 마디 하자며 목청을 틔운다. 친절하고 고운 수식 없이 뱉는 말이 사람들에게 오해 없이 들릴 수 있다면, 겉모양이 농담이든 진담이든 상관없지 않을까. 이랑의 첫 정규앨범 은 그런 물음을 직관적으로 파고든다. 본명이 이랑인 이랑이 전원선이 뽑히면 꺼지는 2006년 산 맥북의 내장마이크를 이용해 혼자 녹음한 음악을 엮고 마스터링만 거쳐 태어난 이 앨...

  • 백경석 PD “아는 만큼 들리는 기쁨을 느끼길 바랐다”

    백경석 PD “아는 만큼 들리는 기쁨을 느끼길 바랐다”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다. 눈으로 볼 수도 없다. 음악의 통로란 오로지 귀뿐이지만, 때때로 일상의 리듬을 바꾸거나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는다.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3부작으로 방송된 EBS '음악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는가'는 그 이유를 성실하고도 지루하지 않게 탐구한 작품이다. 리듬은 시간의 흐름을 조절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설명되고, 조성은 음들이 구석구석을 여행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으로 비유된다. 음악에 학문적으로 접근하되, 머...

  • 언니의 품격│② 이일화 “인간이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며 연기한다”

    언니의 품격│② 이일화 “인간이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며 연기한다”

    한 떨기 꽃 같은 자태, 구슬이 구르는 것처럼 맑은 목소리, 사슴같이 그렁한 눈망울. 진부하지만 이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은 떠오르지 않는다. 불혹의 나이를 지난 것과 상관없이, 배우 이일화는 그런 여인이다. tvN 에서 '빡신' 부산 사투리를 쓰며 남편(성동일)과 부부싸움을 벌이고, H.O.T의 광팬인 딸 시원( 정은지 )을 팍팍 밀어주는 화통한 아줌마의 모습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서울에 올라와 SBS 공채 탤런트...

  • 인디10│머쉬룸즈 “싸움에서 진 사람들을 위한 노래면 좋겠다”

    “위로 받을 일이 없는데 위로가 된다.” 머쉬룸즈의 데뷔 EP 를 두고 누군가가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기타 둘에 드럼 한 명, 흔치 않은 구성처럼 머쉬룸즈는 따뜻하지만 흔하지 않은 위안을 건네는 밴드다. 완, 식보이, 준서, 20년 지기 동네친구 셋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타를 잡고 음악을 들으며 함께 밴드를 시작했다. 다른 이름의 밴드를 거쳤고 음악이 아닌 일을 하며 살기도 했지만 결국 서른하나의 나이에 머쉬룸즈라...

  • KBS <슈퍼 피쉬> 제작진 “물고기에 대해 경이로운 마음이 든다”

    KBS <슈퍼 피쉬> 제작진 “물고기에 대해 경이로운 마음이 든다”

    인간이 물고기를 낚는 단 하나의 장면 뒤엔 수 천 년 동안 물고기를 저장하고 활용해 온 인류의 지혜와 역사가 있었다. 8월 18일부터 3주에 걸쳐 방송된 KBS 는 500분 동안 이를 유려하고 감각적으로 보여줬다. KBS 다큐멘터리 사상 최대 제작비 20억 원을 실감하게 하는 타임 슬라이스, 수중 고속 촬영 등으로 담긴 생생한 영상은 눈과 귀를 즐겁게 했고, 20개가 넘는 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방대하게 엮은 이야기는 흥미로움 자체였다. ...

  • 김준수 “피한다고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니다”

    김준수 “피한다고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니다”

    선명함. 예상치 못하게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하고 스튜디오에 등장한 김준수의 머리카락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물론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김준수는 또렷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했다. 데뷔 8년, 출발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스타가 아니었던 순간이 없지만 스스로 선택하기를 망설이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되면서 한층 더 성장한 그의 이야기는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흥미로웠다. 첫 솔로 앨범 로 성공적인 아...

  • 언니의 품격│① 김정난 “이제는 연기다운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니의 품격│① 김정난 “이제는 연기다운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1998년 이후 매년 쉬지 않고 서너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작업해온 김정난을 거쳐 간 인물은 어림잡아도 50여명. 그 빽빽한 목록에서 SBS 박민숙은 현재, 가장 뜨거운 이름이다. 그러나 눈 밝지 않은 이들의 호들갑일 뿐인 '재발견'이라는 꼬리표는 그녀에게 실례다. '청담 마녀' 이전에 더 마녀 같고 더 섬뜩해서 오영숙 작가로부터 “대본을 뛰어 넘는 연기”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던 양 부인(KBS )이 있었고, 박민숙보다 더 쿨한 '여자 어른'이...

  • 유준상 “재밌게 살아야지, 앞으로도 계속 더”

    유준상 “재밌게 살아야지, 앞으로도 계속 더”

    “지쳤어? 아니, 지치는 게 뭐야?” 유준상이 자문자답하며 스스로 텐션을 높인다. 영화 (이하 ), 뮤지컬 , KBS 까지 같은 기간에 세 개의 작품을 동시에 해낸 그의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 KBS 에서는 그의 행복 점수를 다른 이들과 비교하며 에너지의 원천을 살펴보기도 했을 만큼 무엇이든 즐겁게 하는 듯한 남자. 하지만 지난 5월 발간된 그의 책 은 유준상이 그 바쁘고 행복한 생활 속에서도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

  • 유병재 “뭐든 재밌겠다 싶으면 바로바로 해보는 거다”

    유병재 “뭐든 재밌겠다 싶으면 바로바로 해보는 거다”

    “그나마…'찌질이' 아닐까요?” 가장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가 뭐냐는 물음에 곰곰 생각하던 유병재는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 Mnet (이하 )에서 유세윤의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속을 알 수 없는, 때로는 분노를 억제하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막말을 던지던 그는 노상 진지하되 항상 남들을 웃기고 싶어 하는 청년이었다. 어른들이 기대하는 청춘의 모습처럼 대단한 야망이 있는 것도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도 심지어 탄탄한 스펙을...

  • 지현준 “연기를 하면서 오히려 더 잘 살게 된 것 같다”

    지현준 “연기를 하면서 오히려 더 잘 살게 된 것 같다”

    종종 캐릭터에서 배우의 결이 보일 때가 있다. 극적인 스토리보다 사소한 일상을 덤덤히 그려내는 작품일수록 더욱 그렇다. 연극 (이하 )에서 마이클 역을 맡은 지현준이 궁금한 건 그래서였다. 제 나이보다 마흔 살이 많은 황혼의 여자에게 사교댄스를 가르치는 마이클은 눙을 치다가도 어느새 그녀 옆에 앉아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처 입은 여자의 손을 잡아준다. 느끼하기보다는 다정하고, 예민하기보다는 섬세한 남자. 지현준이 동성애자를 흉내 내기 대신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