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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호: 여우누이뎐>, 진짜 공포는 이제부터다

    <구미호: 여우누이뎐>, 진짜 공포는 이제부터다

    12회 월-화 KBS2 밤 9시 55분 반환점을 돌아 온 은 한껏 속도를 높인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흘러 간 금수의 운명도 이젠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당하기만 했던 구미호들은 이제 뒤돌아서 매섭게 반격을 가한다. 많은 평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이 드라마는 그간 구미호 설화에 소수자에 대한 배척과 박해에 대한 이야기를 투영해 왔다. 구미호와 인간 둘 중 어느 쪽이 더 무시무시한 괴물인가를 묻는 이 드라마의 질문은 기실 '당신 안에도 양부인...

  • <나는 전설이다>, 꿈으로 사는 여자

    <나는 전설이다>, 꿈으로 사는 여자

    3회 월-화 SBS 밤 8시 50분 남편과 시집에 구속되어 살아가다가 진짜 나를 찾으려는 여자의 이야기는 이후로 수도 없이 반복되어온 것이다. 위선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재벌가 시집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한 여자, 전설희의 이야기 역시 그래서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의 전설희는 친구도, 별 다른 꿈도, 내일을 살아갈 방도도 없었던 '집 떠나는 아줌마'들과는 다르다. 전설희에게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살아왔던 결혼 전의 과거...

  • <주홍 글씨>, 아침드라마는 뜨거워야 산다

    <주홍 글씨>, 아침드라마는 뜨거워야 산다

    1회 MBC 아침 7시 50분 한경서(이승연)는 사랑했던 대학 선배 장재용(김영호)을 후배 차혜란(김연주)에게 양보하지만, 몇 년 뒤 장재용의 아이를 가진 차혜란은 “누구의 아내가 아닌 유명한 스타가 되고 싶다”며 결별을 선언한다. 드라마 대본이 안 써진다는 이유로 여행을 떠난 한경서는 그 곳에서 장재용과 우연히 재회하고, 파경에 괴로워하는 그를 위로해주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런데 '후배의 남자를 빼앗았다'는 상황이 추후 그녀를 비극으로 ...

  • '남자의 자격', 죽기 전에 밴드를 해봐야 하는 이유

    '남자의 자격' 일 KBS2 저녁 5시 20분 '남자의 자격'의 직장인 밴드 도전기는 언제 봐도 불안하다. 노래 도중에 이윤석의 드럼이 빨라지거나 김성민의 보컬이 엇박을 타는 일은 부지기수고, 시종일관 한 코드만 연주하는 세컨드 기타 이경규에 대해 음악적으로 평을 하는 건 무의미하다. 멤버들이 흘린 땀이 무색하게 보는 이들 모두가 '실력보다는 퍼포먼스로 승부하라'고 말하는 수준이니 말 다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결국 직장인 밴드 페스티벌 예선...

  • <꽃다발>, 명절 특집 장기자랑입니까

    <꽃다발>, 명절 특집 장기자랑입니까

    MBC 일 오후 4시 10분 은 매우 클래식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세트 디자인을 보고 하는 말이 아니다. 아이돌(혹은 가수)이 게임이나 코미디의 강박에서 벗어나 본업인 춤과 노래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니, 스토리와 캐릭터를 중시하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드문 쇼다. 방송 3사의 가요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전무후무하며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는 SBS 이 있겠다. 이 모든 출연자들이 노래를 하고, 1등을 뽑는 것이라면 은 노래 대신 장기...

  • <7일간의 기적>, 조금만 더 천천히

    <7일간의 기적>, 조금만 더 천천히

    목 MBC 저녁 6시 50분 은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이웃들의 감동적인 모습, 젊음과 선의로 난관을 극복하는 청춘들의 도전, 사람 좋은 김제동이 사연의 주인공들과 함께 어울려 웃는 모습, 동시에 '교양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상쾌한 웃음까지. 문제는 이 프로가 배정받은 방송 시간이 45분에 그친다는 것이다. 45분 안에 저 많은 요소를 다 담아 내려다보니 편집 리듬은 자꾸 꼬이고 시청자는 ...

  • <나쁜 남자>, 이미지와 함께 사라지다

    <나쁜 남자>, 이미지와 함께 사라지다

    SBS 마지막회 밤 9시 55분 “내가 가려는 곳은 어디일까. 천국일까, 지옥일까.” 첫 회에 물속으로 빠져들던 건욱(김남길)의 내레이션은, 결국 자살로 마감된 건욱의 최후에도 반복되었다. 사실 라는 세계를 지배한 것은 건욱이 아니라 신여사(김혜옥)었다. 신여사는 건욱의 삶이 오직 복수에 초점을 맞추어가도록 만든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이고, 속 세계의 비틀림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재판을 마치고 건욱이 바로 그 '홍태성'인 것을 알려주면서...

  •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아라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가 말했다. “여러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즐기면서 힘들고 우울한 거 다 떨쳐버리…라는 말은 못합니다. 그렇다고 슬픔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 이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은 학교로, 직장인들은 회사로, 우리는 또 마감지옥으로 돌아가겠지. 하… 귀신같은 장기하! 급히 먹는 밥은 결국 체하게 마련이다. 격한 슬램대신 가벼운 스캥킹과 함께한 킹스턴 루디스카는 서울을 ...

  • <제빵왕 김탁구>, 진심도, 복수도, 사랑도 이 안에 다 있다

    <제빵왕 김탁구>, 진심도, 복수도, 사랑도 이 안에 다 있다

    17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탁구(윤시윤)가 드디어 제빵왕으로 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이라는 주제로 열린 팔봉 선생(장항선)의 1차 경합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그만의 빵맛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 어른들의 어두운 음모에 잠식당해오던 의 스토리도 비로소 제목에 걸 맞는 주제의식을 드러냈다. 탁구의 1호 작품 보리밥빵에는 그동안 이 드라마가 탁구의 성공기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모두 담겨있...

  • '라디오 스타', 김흥국의 레전드

    '라디오 스타', 김흥국의 레전드

    '라디오 스타' 수 MBC 밤 11시 5분 “아직도 모르는 분이 계신데, '라디오 스타'는 토크쇼가 아닙니다.” '라디오 스타'는 2주 전 오프닝에서 단호하게 선언했다. '라디오 스타'의 '스타'는 게스트가 아니라 진행자 네 명이며,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진행자들이 “재롱을 떠는” 예능이 바로 '라디오 스타'라는 정의. '라디오 스타'는 예능의 지형도 속에서, 스스로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정확히 알고 있는 프로...

  • <자이언트>, 복수와 드라마의 법칙

    <자이언트>, 복수와 드라마의 법칙

    24회 월-화 SBS 밤 9시 55분 “네가 황태섭을 맡는 동안 조필연은 내가 몰락시킬 거다.” 성모(박상민)는 삼청교육대에서 출소한 뒤 건설 회사를 차리겠다는 강모(이범수)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한 마디로 어제 방송분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한 성모-강모 형제의 계획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정연(박진희)마저 강모를 삼청교육대에 보낸 조필연을 향해 복수를 결심하면서 인물 간의 갈등은 절정에 이르렀다. 세 사람의 표적인 황태섭(이...

  • <강심장>, 뻔뻔하고 초라했다

    <강심장>, 뻔뻔하고 초라했다

    화요일 SBS 11시 5분 예능 프로모션이고 자사 TV프로그램이라지만 이 정도면 너무 뻔뻔하다. 제목부터 다음 주 첫 방송을 하는 드라마 특집이라 했지만 신민아가 출연하고 어설픈 예고편 보여준 것이 다다. 그 덕에 고정 출연자들은 병풍이 됐고, 심지어 같은 드라마 조연들도 들러리가 됐다. 이승기가 주연인 까닭도 한몫 했겠지만 이 무리수는 에도 미쳤다. 사실 드라마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다보니 결국 신민아 찬양과 유치하기 그지없는 주연 남녀 ...

  • <나는 전설이다>, 신데렐라 성공기 그 이후

    <나는 전설이다>, 신데렐라 성공기 그 이후

    첫 회 SBS 월-화 밤 8시 50분 신데렐라도 아줌마가 되면 별 수 없다. 남편은 다른 능력 있는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시어머니는 “어서 애나 낳아. 네가 우리 집에 해줄 게 그거밖에 더 있겠니?”라며 대놓고 멸시한다. 는 여상 시절 왕십리를 주름잡던 일진 짱 출신의 설희(김정은)가 유능한 변호사 지욱(김승수)과 결혼하면서 명문가에 입성한 뒤 벌어지는 신데렐라 후일담으로부터 출발한다. 순종적인 아내와 며느리로 살아가던 설희가 시댁의 위선과 ...

  • <놀러와>, 137년 무림고수의 비급 전수

    <놀러와>, 137년 무림고수의 비급 전수

    월 MBC 밤 11시 5분 햇수로 7년 차에 접어 든 토크쇼를 기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간의 방송 하이라이트를 보며 쇼가 걸어 온 궤적을 회고할 수도 있고, 역대 게스트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게스트를 다시 불러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격변의 방송가에서 MC 교체 한 번 없이 300회를 버텨낸 는 그 사실에 으쓱해 하는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방송 경력을 합치면 137년에 이르는 송해와 이상용, 이상벽이라는 전설...

  • <언더커버보스>, 회장님의 눈물

    <언더커버보스>, 회장님의 눈물

    일 MBC 밤 11시 35분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공중파에 입성했다. 대기업 회장님이 말단 신입사원으로 분해서 일주일 동안 밑바닥 현장 체험을 한다. 왕자와 거지의 현대판이라 할 수 있는데, 직원들을 속이고 CEO가 말이 안 되는 상황에 빠진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사실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언더커버 회장님의 위장취업 몰카는 '해프닝'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다. 언더커버보스는 자기가 만난 직원들의 사연을 듣는다(사연이 모두 기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