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137년 무림고수의 비급 전수
, 137년 무림고수의 비급 전수" /> 월 MBC 밤 11시 5분
햇수로 7년 차에 접어 든 토크쇼를 기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간의 방송 하이라이트를 보며 쇼가 걸어 온 궤적을 회고할 수도 있고, 역대 게스트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게스트를 다시 불러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격변의 방송가에서 MC 교체 한 번 없이 300회를 버텨낸 는 그 사실에 으쓱해 하는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방송 경력을 합치면 137년에 이르는 송해와 이상용, 이상벽이라는 전설적인 장수 MC들을 모셔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것. 시청자들과 함께 쌓아 온 추억만 풀어내도 열흘 밤낮이 모자랄 방송가의 산 증인들을 모신 자리라서 그랬을까, 는 이 날만큼은 ‘골방밀착토크’도 포기하고 최대한 겸손한 자세로 거장들의 이야기를 옮기는 데 주력했다. 세 명의 거장은 이음매조차 보이지 않는 능수능란한 입담으로 쇼를 쥐락펴락했고, 무림고수 비급 전수하듯 자신들의 장수 비결을 들려 주었다. 대본을 일일이 손으로 옮겨 적으며 그 날의 프로그램을 숙지한다는 이상벽의 프로 의식, 20일 간 새벽부터 MBC 앞마당에 쌓인 눈을 쓸면서 데뷔 기회를 노린 이상용의 근성, 방송의 주인은 결국 시청자고 그 주인을 내 마음 같이 알아야 장수할 수 있다는 송해의 지혜까지. 는 쇼의 본령은 기획도 이벤트도 아니고 결국엔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300회를 기념했다. ‘많이 노세요. 즐겁게 노는 가운데 반드시 내가 얻을 것이 있습니다’라는 송해의 마무리 인사처럼, 는 선배들의 추억담에 울고 웃는 가운데 앞으로도 더 긴 세월을 순항할 수 있는 비결을 얻었다. 더 오랜 시간 장수하는 쇼가 되고 싶다는 야망을 이렇게 겸손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도 재주다.

글. 이승한(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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